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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창법 신공(神功)? 달 그림자 보며 터득했죠”

‘라이브의 女神’ 바다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마라톤 창법 신공(神功)? 달 그림자 보며 터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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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 덕 봤다”

그에게 부친은 “재능을 찾아준 더없이 고마운 분”이지만, 2년 전 암으로 세상을 뜬 모친은 “그립고 죄송한 분”이다. ‘불후의 명곡’에서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를 때도 그는 더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어머니를 생각했다. 그가 뜨거운 눈물을 흘린 그 무대는 보는 이들마저 울렸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잘 돌봐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요. 하필 그때 일이 많아 상중에 ‘열린음악회’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울진 말아야지 했는데, 참아보려 해도 안 되더라고요.”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화제를 바꿨다. 그의 부친인 소리꾼 최세월(본명 최장봉) 씨는 어느 인터뷰에서 “바다는 원래 안 낳으려다 낳았다”고 했다. 이 말의 진위를 묻자 그가 대답도 하기 전에 깔깔거렸다. 무슨 사연이기에?

“제가 태어날 때 아빠가 시골동네에서 창을 하면서 비닐하우스에 오리 500마리를 갖다놓고 키우셨어요. 형편이 어려우니 절 낳으실 때 고민이 많았을 거예요. 낮에는 창을 하시고 남는 시간에 오리를 키우셨는데, 오리가 고개를 숙이고 다니니까 목을 들면 목만 하얗대요. 그래서 제가 비닐하우스에서 태어날 때 아버지가 오리 목 부위의 털을 뜯어서 깔개를 만들어주셨대요. 그 바람에 오리들 목에 땜통이 생겼대요, 하하. 제 귀에 구멍이 있는데 아빠가 그걸 보고 지금도 오리 콧구멍이 귀에 하나씩 박힌 거라고 놀리곤 하세요. 엄마는 힘든 삶이지만 태몽 때문에 절 낳으셨대요.”



▼ 어떤 태몽?

“유치해도 끝까지 들어보세요(웃음). 세계 구렁이 잡기 대회가 열렸는데 부모님이 대표로 출전해 독일사람, 일본사람 등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제치고 제일 큰 구렁이를 잡으셨대요. 잡은 구렁이를 대회 관계자에게 주니까 거기서 상으로 까만색 종마를 줬다고 해요. 엄마 말이, 그것으로 끝났으면 단순한 말 꿈인데 부상으로 황금안장을 얹어줬대요. 그러자 말이 백마로 변하더니 어깨에서 하얀 날개가 나와 하늘로 막 올라가더래요. 엄마가 이 꿈을 직접 꾸셨죠. 그래서 엄마는 제가 정치를 하거나 나랏일을 할 사람으로 생각하셨대요, 하하.”

▼ 어쩜 여자 대통령이 될 수도 있죠.

“아뇨, 어떻게 감히….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주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태몽이 들어맞았다고 생각해요.”

▼ 아버지가 재밌는 분 같아요.

“유머 감각도 있고 생각이 깊은 분이에요. 어릴 때부터 제게 철학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성격도 낙천적이에요. 저도 그런 면을 닮았고요. 근데 클럽을 운영하시며 술 담배를 많이 하셔서 병을 얻으신 거죠.”

▼ 가수가 돼서 가세를 일으켰다고 들었어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가수가 된 덕에 사시사철 따뜻한 물 나오고 웃풍 없는 집에서 살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좋아요.”

라이브 고집한 SES 리더

“마라톤 창법 신공(神功)? 달 그림자 보며 터득했죠”
SES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이끄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배출한 걸그룹이다. 바다는 SES의 리더 겸 메인보컬로 활동했다. 어쩌다 SM에 들어갔는지 묻자 그는 “좀 사연이 길다”고 했다.

“원래 다른 기획사에서 솔로 제의가 들어와 그리로 가려고 했어요. 근데 저의 담임, 교감, 교장 선생님이 ‘너는 뭐가 되도 될 수 있다’며 다른 여러 곳을 소개해주셨어요. 그러다 SM에서 제의가 들어오니까 ‘성희야, 솔로도 좋지만 일단 여기서 데뷔해라’ 그러시더라고요. HOT도 성공시켰고, 무엇보다 제게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했거든요. 이수만 대표님이 ‘대학교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겠다.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다 도와주겠다’고 하셨고, 그 약속을 지키셨죠. 그 덕에 제 고민이 모두 해결되고 세 가지 소원도 이뤘어요. 대표님은 제 평생의 은인이죠.”

▼ 솔로 데뷔를 못해 아쉽지 않았나요.

“대표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처음 오디션 보러 갔을 때 장혜진 선배님의 ‘내게로’를 불렀는데 대표님이 ‘이 사람과 일을 해야겠다’고 하셨어요. 노래 끝나고 나서 저한테 한 첫 질문이 ‘너는 발라드를 부를 때도 발로 박자를 치니?’였어요. ‘박자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됐나봐요. 저도 몰랐어요’ 그랬더니 ‘발라드를 박자 치면서 부른 소녀는 네가 처음이야’ 하셨어요. 그때 믿음이 생겼어요. 그런 질문은 아티스트한테 하는 거거든요. 제 발끝까지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보통 분이 아님을 직감했죠. 지금도 간간이 이수만 대표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는데 늘 반겨주세요. 예전엔 몰랐는데 아빠 같고, 날 진심으로 존중해준 훌륭한 아티스트구나 싶어요. 대표님은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도움을 주려고 가수가 라이브를 어떻게 해내는 게 멋있는 건지 알려주셨고, 처음엔 반대했지만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도 허락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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