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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왜 시계로 로비를 했을까?

  • 이은경 │시계 컨설턴트 blog.naver.com/veditor

CJ는 왜 시계로 로비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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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명품 시계를 살까?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것은 ‘그런 비싼 시계는 누가 사느냐’ ‘과연 그런 시계가 팔리느냐’다. 대다수 사람에게 시계는 필수품이 아니다.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면 되는데 왜 귀찮고 번거롭게 손목에 시계를 차고 다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CJ그룹 로비 사건에 등장한 수천만 원대 고급 시계를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로만 보면 안 된다.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사람들 역시 단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 시계를 차는 것이 결코 아니다. 나를 나타내기 위해서, 나를 과시하기 위해서 찬다.

수백만 원 하는 명품 가방이나 의류는 약간 무리를 한다거나, 두 눈 질끈 감고 카드 할부로 살 수도 있다지만 수천만 원대 고급 시계는 아무나 구입할 수 없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럭셔리를 추구하는 30~50대 고액 연봉자나 전문직 종사자, 재벌 등이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주고객층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고급시계에 더 열광한다. 누구는 평생 한 개 가질까 말까 하는 고가 시계를 아무렇지 않게 구입하는 이들 덕분에 한국의 고급 시계 시장은 매년 급성장해왔다.

지난 4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바젤월드 프레스 콘퍼런스 때 공개된 지난해 스위스 시계 판매액은 28조 원에 달한다. 2011년 대비 10.9 % 성장했다. 한국은 스위스 시계를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이 구입한 나라다.



수입 화장품이나 패션 업계가 매출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백화점 내 명품 시계 매출 증가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 2009년부터 4년간 국내 고가 시계 매출은 매년 20~40%씩 증가했다. 지난해 백화점들의 고급 시계 매출 신장률은 불황 속에서도 롯데 20.6%, 현대 26.3%, 신세계 18%, 갤러리아 38%에 달했다. 올해는 7월까지 매출이 평균 18.5% 늘었다.

공무원과 기업인 간의 로비 사건은 아니지만 최근 한국을 술렁이게 한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과 조용기 목사의 장남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의 스캔들에도 시계가 등장한다. 그 시계는 피아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회갑 선물로 받았다는 1억 원짜리 피아제 시계 2개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정치인의 로비 스캔들이든, 남녀 간의 러브 스캔들이든 시계 이야기만 나오면 흥미가 배가되는 것은 비단 시계 컨설던트인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시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어쨌거나 ‘줄 때 잔머리를 굴리며 주면 뇌물이고, 받았을 때 다리를 뻗고 자면 선물’이라는 말은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신동아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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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시계 컨설턴트 blog.naver.com/v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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