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겹눈으로 본 북한

‘빨치산 DNA’ 계승 3代째 요직 싹쓸이

北 ‘김씨 왕조’ 전위대 만경대혁명학원

  • 김옥자 │북한학 박사, 서울 압구정초등학교 교사 give1111@daum.net

‘빨치산 DNA’ 계승 3代째 요직 싹쓸이

3/3
김일성 체제에서 그의 권력 유지에 협조한 집단이 항일 빨치산들이었다면 김정일 체제에서는 그 역할이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을 포함한 항일 빨치산 자녀들에게 이어졌다. 항일 빨치산의 자녀들이 당·군·정에 진출해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기여하고 김정일의 후계자 시기에 핵심 간부로 활약, 체제 지지세력을 형성해온 점에서 보면 만경대혁명학원이 항일 빨치산 세력을 재생산하는 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김일성, 김일(본명 박덕산), 김혁, 오중성, 김책, 최현, 김철을 비롯한 항일 빨치산들과, 김정일 체제에서 핵심으로 활동해온 박용석(김일의 아들), 김환(김혁의 아들), 오극렬(오중성의 아들), 김국태(김책의 아들), 최용해(최현의 아들), 김시학(김철의 아들)을 비롯해 강성산, 연형묵, 우동측 등을 통해 증명됐다.

6·25전쟁 이후 만경대혁명학원에 입학한 전쟁 유자녀들은 수적으로 줄어든 항일 빨치산 유자녀를 대체했다. 이는 전쟁 유자녀들을 초기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처럼 혁명전통 계승과 ‘당과 수령에 충실한 참된 혁명가’의 전위대로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후 만경대혁명학원에는 대남 침투요원 유자녀, 사회주의혁명사업가 유자녀들도 입학할 수 있게 됐다.

“결사옹위 정신으로 무장하라”

만경대혁명학원이 전쟁 유자녀, 대남침투요원 유자녀에게 입학자격을 확대해 항일혁명전통을 계승해가도록 교육시킨 결과 혁명전통 계승자의 범주가 확대됐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대를 이어 김정은에게도 ‘수령 결사옹위’가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해 만경대혁명학원 창립 65돌 기념식에서 김정은은 “학생들이 최고사령부의 문전보초병이고, 김일성 김정일에게 충성하며 금수산태양궁전과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는 선군시대의 친위병이 되도록 수령 결사옹위정신으로 무장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그 대상자로 재학생, 졸업생뿐만 아니라 졸업생의 자녀들까지 거론해 당과 김정은에게 충성하는 세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만경대혁명학원 출신들이 김정일이 후계자 지위에 오르고 또 권력을 승계해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는 기간에 기술전문직 실무자와 핵심간부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앞에서 본 것처럼 이들이 최고 권력을 향한 강한 충성심과 함께 전문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이들이 항일 빨치산 세력의 유자녀들로 항일혁명전통 계승의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었기에 김정일에 의해 중용됐다는 점이 더 설득력 있는 분석일 것이다. 만경대혁명학원 출신들은 국가 차원의 교육적 지원과 신분 보호를 받고 사회 진출도 보장받은 집단이었다. 이러한 지원, 보호, 보장은 이들이 북한 사회 구성원 중 그 누구보다도 항일혁명전통의 의미를 생생하게 간직할 수 있는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북한 학교들이 내각 교육성의 지도를 받는 것과는 달리 만경대혁명학원은 인민무력부(1972년 전에는 민족보위성이라 불림) 관할 아래 있으면서 교육과정과 관련해서만 교육성의 협조를 받는 등 학원 운영구조에서도 군 간부 양성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일성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항일 빨치산 세력은 김정일이 어린 시절부터 직접 보살폈으며 그가 후계자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들은 자신들과 김일성, 김정일이 공동운명체라고 느꼈다. 또한 만경대혁명학원 출신들은 항일 혁명가 유자녀라는 동등한 신분과 그들이 받은 충실성 교양으로 인해 김일성, 김정일에게 충성하고 체제 보위를 위한 강력한 결사체를 형성해왔으며 이러한 패턴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 만경대혁명학원 연구로 박사학위 받은 김옥자 씨

“예비 교사들에게 올바른 북한 교수법 가르칠 것”


‘빨치산 DNA’ 계승 3代째 요직 싹쓸이
“북한을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쉽게 붕괴할 곳이 아니에요. 북한은 김일성 가계(家系)로 상징되는 만경대 줄기, 항일 빨치산 세력과 그들의 유자녀로 이어진 백두산 줄기가 가족 같은 동지애를 바탕으로 단단한 운명공동체를 이룬 곳입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북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 압구정초교 김옥자(47) 교사. 그의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만경대혁명학원 연구’. 만경대혁명학원은 북한 당국이 항일 빨치산 유자녀와 후손을 양육하려고 1947년 평양에 설립한 인재 양성기관이다. 그간 만경대혁명학원을 본격 연구한 논문은 없었다. 김 교사가 사실상 ‘1호 논문’을 쓴 것. 김 교사는 이 논문에서 북한이 만경대혁명학원을 통해 이른바 ‘항일혁명전통’을 계승해왔으며 이 학원 졸업자들이 김정일 후계 체제 확립 과정과 김정일 체제에서 정권의 핵심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1호 논문이다보니 2차 자료(북한 자료를 분석한 논문)가 없었습니다. 조선중앙TV, 선전영화, 김일성 선집, 김일성 전집, 노동신문 등 1946년부터 최근까지의 북한 자료를 이 잡듯 뒤져 교차 분석했어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탈북인사 다수를 상대로 면접 조사도 했고요.”

그는 3대째 ‘수령 결사옹위’가 이뤄지는 배경에도 만경대혁명학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자녀를 당국이 책임지고 키운 겁니다. 졸업생이 5000명에 달합니다. 생존 빨치산 부모를 둔 이들과 만경대학원 출신이 김정일 체제 때 노동당, 군, 내각 요직을 차지했습니다. 빨치산 유자녀가 어른으로 성장한 후 6·25전쟁 유자녀와 대남 침투요원 유자녀 등으로 입학 자격을 확대해 혁명전통을 계승한 사람의 범주가 확대됐죠.”

그는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교대, 사대)에서 ‘예비 선생님’을 대상으로 북한 교수법 관련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선생님들이 북한에 대해 잘 몰라요. 현재는 앞으로 교사가 될 학생들에게 북한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공부시키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일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북한을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되려는 대학생에게 도움 주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북한 교육과 관련한 인력,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일조하고 싶고요.”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신동아 2013년 10월호

3/3
김옥자 │북한학 박사, 서울 압구정초등학교 교사 give1111@daum.net
목록 닫기

‘빨치산 DNA’ 계승 3代째 요직 싹쓸이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