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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내가 한국판 마타하리? 딱 한 남자만 사랑했다”

첫 탈북 위장 남파 女간첩 원정화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내가 한국판 마타하리? 딱 한 남자만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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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나를 버렸다”

그렇다면 원정화 씨는 어떤 인물일까. 검찰의 수사결과와 공소장에 따르면, 원 씨는 1974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남파간첩이었는데 그녀가 태어나던 해 남파 과정에서 한국군에게 사살됐다. 원 씨 가족은 국가유공자로 풍족한 삶을 살았다. 원 씨는 고등중학교에 다니던 1989년 15세의 나이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이하 사로청)에 발탁됐고, 공작원 양성기관인 금성정치대학에서 교육받았다. 1998년부터 보위부 소속으로 중국에서 외화벌이·정보활동을 시작했다. 탈북자 관련 사업을 하는 한국인, 일본인 등 100여 명을 납치·북송했다. 2001년 보위부의 지령을 받고 남파됐다.

하지만 원 씨가 구속될 당시 많은 사람이 수사기관 발표에 의문을 던졌다. 특히 원 씨의 북한 내 행적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검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입장을 내놨다.

“원정화가 자백한 부분에 대하여 검찰·경찰·기무사·국정원이 각 국내외, 북한, 군 관련 보강증거 수집에 만전을 기하였음. 원정화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는, 원정화 행적과 관련된 수십 명의 참고인 진술, 출입국조회, 통화내역, 감청자료, 계좌추적, 환전내역, 북한산 약품 등 각종 압수물, 현장검증, 관계기관의 북한 관련 자료 등 다양한 객관적 자료가 확보됨.”(‘원정화 사건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검찰의 입장’, 2008년 9월 4일)

원 씨 수사에는 검찰과 경찰, 기무사령부와 국가정보원이 참여했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2005년경부터 3년간 원씨를 내사했다고 밝혔다. 탈북여성이 대북무역을 하고 군 장교들과 교제하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내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 수사기관이 내사하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까.

“전혀 몰랐어요.”

▼ 3년이나 내사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땠어요.

“놀랐죠. 검찰조사를 받다보니 제가 중국에 갈 때에도 수사기관 사람들이 번갈아가면서 미행했더라고요. 14번 중 6번이나 미행했다는 거예요. 조사받을 때도 제가 혐의를 부인할 때마다 검찰이 사진을 하나씩 꺼내놓는 식이었어요. 중국에서 상부와 만나 밥 먹는 사진 같은 걸.”

▼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웠겠네요.

“며칠간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포기했죠. 중국에서 미행할 때 상부(단둥 보위부 대표부) 사무실이 있는 압록강호텔에 방을 잡고 저를 감시했다는 말을 듣고는 완전히 포기했죠. 체포 당시 수사기관은 저의 한국 내 활동을 거의 완벽하게 알고 있었어요.”

▼ 보위부 단둥 대표부가 압록강호텔에 있었나요.

“그 호텔 3층에 있었어요. 거기서 남파교육을 받았어요. 수사기관 사람들은 4층에 방을 잡았었다고 해요. 사건이 터진 뒤 단둥 대표부는 철수했다고 들었어요. 검찰에 체포되어 가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사람이 많았어요. 식당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서 제 옆에 앉았던 사람이 다 경찰수사관이었어요. 나중에 그분들께 ‘정말 고생하셨네요’라고 인사했죠(웃음).”

▼ 체포 당시 상황은.

“아침 7시쯤 초인종이 울렸어요. 누구냐고 물으니 경찰이라는 거예요. 창문으로 내다보니 10명 넘는 사람이 문에 붙어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계속 버티다가 ‘대화나 좀 하자’고 해서 문을 열어줬어요.”

▼ 바로 체포됐나요.

“갑자기 15명 정도가 들이닥쳤어요. 여경 등 몇 사람이 저를 붙잡고 다른 사람들은 압수수색을 시작했죠. 싹 다 가져갔어요. 경찰병원으로 연행돼 신체조사도 받았어요. 자살도구 같은 걸 몸에 숨기지 않았는지 조사한다면서.”

▼ 어떤 것들이 압수됐나요.

“단둥 대표부와 주고받은 서류, 북한에 송금한 내역,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등.”

“내가 한국판 마타하리? 딱 한 남자만 사랑했다”

2008년 8월 27일 검찰이 공개한 원정화 씨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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