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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미래전략연구원 공동기획 | 이념 vs 이념

“복지는 시장경제 업그레이드 수단” “한국만의 복지국가 유형 만들어야”

6 복지국가

  • 패널| 안상훈 · 강명순 사회| 김형찬 정리| 송홍근

“복지는 시장경제 업그레이드 수단” “한국만의 복지국가 유형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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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우리나라는 어떤 유형의 복지국가를 선택할지를 두고 논쟁하느라 진을 뺀 것 같다. 보편적 복지냐, 차별적 복지냐 등을 두고 다투기보다 어떻게 하면 조세부담률을 45%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뤄내는 게 먼저다.

김형찬 지난 대통령선거 때 여야가 모두 복지 이슈를 들고 나와 다퉜는데, 프레임만 남았지 내용은 유명무실화하고 있다. 프레임 싸움을 하다보니 누가 더 세게 나가느냐가 중요했다. 현실을 다 무시하고 세게 나가는 쪽이 이긴다는 식으로 가버린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약속한 것을 책임지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명순 쌍방이 다 책임져야 한다. 분위기 잡은 사람이나, 세게 나간 사람이나 다 책임져야 한다. 국민이 그들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해야 한다.

남유럽과 일본의 他山之石

김형찬 한국 사회가 어떤 복지국가를 지향해야 하는지 논의하기에 앞서 복지국가의 실제 유형과 나라별 차이점을 살펴보면 좋겠다.



“복지는 시장경제 업그레이드 수단” “한국만의 복지국가 유형 만들어야”

강명순

강명순 일반적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째 유형은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볼 수 있는 자유주의적 복지국가다. 일명 앵글로-색슨 모델, 영미식 모델이라고도 한다. 이 모델은 저소득층에 대한 공공부조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다. 선별적으로 복지를 집행하는 것이다. 집행 과정에 국가 개입은 최소화하고 민간에 대한 복지 의존율이 높다.

둘째 유형은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대륙 복지국가에서 나타나는 보수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이다. 이들 국가는 사회보험 의존도가 높다. 노동자가 퇴출될 때 소득보장에 중점을 두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비(非)노동인구를 보호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재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정책은 복지제도를 통해 실직자의 사회계층을 유지해주는 데 방점이 찍혀 있으며 시장은 주변적 역할을 한다.

셋째 유형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의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이다. 취약계층뿐 아니라 중간계층에게도 보편적 복지를 제공한다. 가족이나 시장의 역할은 주변적이고, 국가가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복지급여와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도 일반적으로 국고에서 재원을 마련한다. 소득을 상실한 노동자에게도 높은 수준의 지원을 한다.

안상훈 강 이사장께서 교과서적으로 잘 정리해주셨다. 나는 조금 다른 유형으로 구분해보겠다. ‘부담 수준’과 ‘복지 수준’이라는 틀로 복지국가를 유형화해 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는 게 증세와 복지의 상관관계이기 때문이다.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가 되려면 한 세대 내에서 복지 수준과 부담 수준을 총량적으로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에는 세 종류가 있다. 첫째로 ‘고부담·고복지’를 하는 북유럽 국가와 대륙 유럽 국가가 있다. 앵글로-색슨 국가들은 ‘중부담·중복지’를 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처럼 ‘저부담·저복지’를 하는 유형이다. 이 세 유형 모두 재정적 측면에서는 지속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문제가 되는 모델을 살펴보자. 최근 2~3년 동안 재정위기로 입방아에 오르내린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남유럽 국가처럼 저부담·고복지를 지향하거나 저부담·중복지를 정책 방향으로 결정하면 장기적으로 재정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일본 민주당도 저부담·고복지를 하려다 실패했다. 한국도 고복지를 하려면 고부담을 해야 한다. 부담을 많이 하기 싫으면 중부담·중복지 정도는 해야 한다. 이 문제를 놓고 국민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

어떤 복지가 좋은 복지냐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그간 주류 경제학에서는 현금 복지가 가장 좋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20세기형 복지국가들은 현금 위주로 복지가 구성돼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들 국가가 현금 복지는 아주 가난한 계층 위주로 재편하고 사회서비스 관련 복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남성만을 위한 복지 안돼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의 경우 현금 복지, 사회서비스 복지가 공히 높은 수준으로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 프랑스 독일 같은 보수주의 복지국가는 남성 가장 중심의 실업보험 연금보험에 방점을 찍고 있고, 보육이나 요양 같은 사회서비스는 남성 노동자 중심의 현금 복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래서 ‘보수주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겠다. 현금 복지 지출규모는 굉장히 큰데 사회서비스 복지는 거기에 필적할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사회민주주의 유형과 보수주의 유형의 복지 지출 총량은 거의 비슷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보수주의 유형이 더 많다는 점이다.

앵글로-색슨 국가들은 중간 정도의 복지 수준에서 사회민주주의 모델과 마찬가지로 현금과 서비스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현금은 가난한 사람 위주의 공공부조로 이뤄진 반면 보육 요양 등은 보편적으로 설계해놓은 후 가난한 사람은 무료, 소득에 따라 차등해 비용을 지불하는 형식이다.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은 무료, 부자들은 돈을 꽤 내는 그런 시스템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현금 복지 위주로 시스템을 설계한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재정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한 남성만을 위한 복지국가가 돼버린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금 복지는 가난한 사람들 위주로 구성하고, 보편적 복지는 사회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사회서비스 쪽에서 국가가 상당히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은퇴한 노인들이 약간의 임금만을 받고도 매우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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