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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NLL평화지대’와 朴 ‘DMZ평화공원’은 본질 같아”

독일 유학 김두관 前 경남지사 베를린 현지 인터뷰

  • 베를린=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盧 ‘NLL평화지대’와 朴 ‘DMZ평화공원’은 본질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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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NLL평화지대’와 朴 ‘DMZ평화공원’은 본질 같아”
▼ 어떤 시스템이 특히 그렇습니까.

“배제의 정치를 안 하고 통합의 정치를 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사민당·자유당 연정으로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가 국정을 이끌다가 1982년 자유당이 연정을 파기하면서 기민당·자유당이 연정을 시작합니다. 그때 콜 총리가 등장하지요. 당시 독일 의회의 회의 광경을 보면 감동적일 정도예요. 연정 파기로 총리에서 물러나게 된 슈미트 전 총리가 새 총리가 된 헬무트 콜에게 다가가 ‘국정을 잘 이끌라’며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더군요.

독일 정치문화의 장점 중 하나는 좋은 정책은 여야 구분하지 않고 승계한다는 점이에요. 콜 총리 이후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이 집권했는데, 그 무렵 독일은 노동과 복지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비전 2010’이라는 하르츠 개혁을 단행합니다. 노동 유연성 강화와 복지 축소가 핵심이었어요. 당연히 사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노동조합 등의 반대가 심했죠.

하르츠 개혁 이후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에 정권을 넘겨주게 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에서 독일이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바로 하르츠 개혁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메르켈 총리가 집권하자마자 슈뢰더 전 총리를 칭찬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독일에 꼭 필요한 개혁을 단행했다면서 정책을 승계했거든요.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은 여야 따지지 않고 후임자가 승계해서 마무리하는 정치 전통이 부럽습니다.”

‘국민 절반 배제한 국정 운영’



▼ 독일이 내각책임제라 연정이 가능한 것 아닌가요.

“대화와 타협의 정치, 책임정치를 뒷받침하는 게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입니다. 3당, 4당이 출현할 수 있기에 대연정, 소연정 등 다양한 연정이 가능하거든요. 연정이 활성화하면 자연스럽게 대화와 타협, 양보의 정치문화가 자리잡습니다. 한국은 어떻습니까. 전부 아니면 전무 아닙니까. 독일식 정당명부제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국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크게 늘려 다양한 직업군이 여러 계층과 계급을 대표해 국회에 들어오도록 해야죠. 지금 우리 국회는 법조인 등 특정 직업군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정책 정당을 지향하기보다는 양당이 특정 지역에서 유리한 구조를 유지하려고 현 체제를 고수하려는 면도 있고요.”

▼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려면 지역구를 줄여야 하는데, 우리 정치 현실에서 가능할까요.

“지금 국회의원 의석 수가 300명이니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150대 150으로 하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현재도 시골에는 인구가 줄어 4개 군이 합쳐 하나의 지역구인 곳도 있습니다. 246개 지역구는 그대로 두고 현재 54석인 비례대표에 100석을 더 늘려 246대 154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비례대표 의석수를 대폭 늘려 3당, 4당 출현이 가능하도록 바꾸기만 해도 우리 정치 풍토는 크게 변할 겁니다.”

김 전 지사는 북유럽을 방문했을 때의 얘기를 들려줬다.

“스웨덴에는 원내 1당과 2당이 힘을 합해 연정을 하는 자치단체가 여럿 있더군요. 경쟁하는 처지에서 함께 시정을 운영하는 게 이채로워 ‘경쟁 관계인 원내 1, 2당이 어떻게 연정을 하느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우리 시가 어려우니 힘을 합해서 일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말문이 막혔어요. 시정이든 국정이든 모두가 국민을 위한 일인데, 경쟁할 땐 하더라도 여야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일하는 모습이 참 신선했습니다.”

▼ 우리 정치 현실과는 많이 다르군요.

“야당에 국정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꼭 야당 대표를 총리에 앉혀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야당을 배제하는 것은 곧 국민의 절반을 배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 절반을 배제하고 어떻게 국정을 잘 이끌 수 있겠어요.”

‘불통’ 논란에 휩싸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 깔려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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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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