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 인터뷰

“親盧, ‘AAK 리스트(American Ass Kisser)’ 만들어 親美 관료들 몰아냈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장관 고문역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親盧, ‘AAK 리스트(American Ass Kisser)’ 만들어 親美 관료들 몰아냈다”

3/6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노무현 정부와 미국 간 의견 대립이 있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노 정부의 ‘북한 감싸기’로 인한 마찰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한다. 롤리스는 “노 정부와 대화하는 것이 꽤 힘들었다”고 했다.

▼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0월 9일 북한은 사상 최초로 핵실험을 했다.

“그날 전까지 청와대는 우리와 협의하는 공식석상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핵 위협은 (핵이 존재하지 않으니)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오케이, 당신들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만약 내일 아침 당신들이 일어났을 때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물었다. 청와대는 ‘그땐 미국 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면 되지 않느냐’고 횡설수설했다.”

▼ 국방부는 어떠했나.

“한국군 관계자가 말하기를, 청와대는 전시계획(war plan)을 짜는 국방부에 ‘북한 핵과 관련한 어떠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도 미국과 논의해선 안 된다’는 지침을 줬다. 왜냐하면 청와대가 믿기엔 북한은 핵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 정말 크레이지 했다. 우리가 파악하기로, 노 정부가 전작권 환수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북한은 핵개발에 굉장히 속도를 냈다.”



김계관 “노무현은 어리석다”

▼ 한국과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논의해온 것으로 아는데.

“노무현 정부는 우리에게 ‘미국은 북한 정권 붕괴와 관련된 계획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 중국, 일본 없이 독자적으로 북한 붕괴 문제를 다루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건 미국의 비즈니스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심지어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려고도 했다.”

▼ 노무현 정부가 미국 측에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 의사를 밝힌 적이 있나.

“옛날 스토리를 슬슬 끄집어내는 건 북한의 오랜 작전이다. 사람들이 흥분하는 스토리를. 평화협정도 그런 것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평화협정 이야기를 듣고 몹시 흥분했다. 노 대통령과 우리가 만났을 때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떻게 대답했나.

“우리는 ‘원더풀’이라고 했다.”

▼ 그런데 왜 노 정부는 북한과 평화협정을 추진하지 않았나.

“우리는 노 정부에 ‘다만, 정전협정문을 주의 깊게 읽어보기 바란다’고 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순간 정전협정은 무효가 되는데, 그러면 주한미군은 아니지만 유엔은 떠나야 한다. 유엔의 깃발 아래 한국에 제공되는 모든 군사적 이익, 예를 들면 일본 내 7개 유엔 공군기지가 유사시 한국 보호를 위해 동원되는 것과 같은 일이 철회된다.”

롤리스에 따르면 북한은 노무현 정부가 ‘친북한 반미국’ 성향을 보이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은 노 대통령에 대해 “어리석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어설픈 반미정책으로 오히려 미군을 도왔다는 것이다. 200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 롤리스는 미국 측 부대표로 참석했다. 김계관 북한 측 대표는 사석에서 롤리스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정말 영리하다. 용산기지와 휴전선 근방의 미군을 평택으로 이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노무현을 속였다. 노무현이 (반미정서에 편승해) 기지 이전을 요구하게끔 했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어리석다. 북한은 노무현보다 훨씬 똑똑하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다칠 염려 없이 북한을 마음껏 공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군대를 뒤로 물린 것이다.”

“박근혜 면담에 불같이 화내”

롤리스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는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면담을 집요하게 방해했으며 면담이 성사되자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롤리스의 이야기다.

“2005년 3월 박근혜 대표와 럼스펠드 장관 면담 일정을 미 국방부가 확정하던 때였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내 사무실을 방문해 ‘이 면담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청와대 지시’라며 ‘만약 취소해주지 않으면 백악관과 국무부에도 항의하겠다’고 했다. 나는 ‘취소하면 외교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했다. ‘우리도 앞으로 면담 취소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예정대로 면담은 성사됐다. 박 대표 측이 ‘언론 비공개’ 약속을 지켜준 것에 대해 당시 미 국방부는 감사하게 생각했다. 노 정부는 박근혜-럼스펠드 면담을 인지한 후 ‘우리 정부에 대한 모독(insult)’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도 미국을 상대로 전작권 환수 연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동의를 얻어 2012년 4월로 된 환수 시점을 2015년 12월로 연기했다. 친노가 내지른 전작권 환수가, 친노 정권 자신은 물론 후대 정권들까지 미국에 환수 연기를 지속적으로 부탁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 셈이다.

3/6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親盧, ‘AAK 리스트(American Ass Kisser)’ 만들어 親美 관료들 몰아냈다”

댓글 창 닫기

2019/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