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별기획 | 제2 한국전쟁 기상도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개전 3~5일내 한반도 석권”

  •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3/3
중앙고속도로 축선 우회 기동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회의에서 김정은이 발표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이다. 이는 1966년 10월 김일성이 당 대표회의에서 “국방에서의 자위를 위해 경제발전을 지연시키더라도 군사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한 ‘경제·국방 병진노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노선이 선군정치를 하면서 강성대국 건설을 추진한 김정일의 ‘핵전면전쟁’으로 연결된다. 핵전면전쟁 계획을 계승한 것이 김정은의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이다.

김정은은 이러한 의지를 “전선부대들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反)항공 군, 전략로켓군 장병들이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2013년 3월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 “지금 미국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우리의 핵 억제력을 가장 무서워하고 있으며 (…) 그럴수록 우리는 핵보검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강성부흥의 활로를 열어나가야 한다”(2013년 3월 31일 당중앙위 발언)는 말로 표출한 바 있다.

김정일이 거론한 핵전면전쟁계획은 황장엽 전 비서가 한국으로 망명하며 처음 밝혀졌다. 평생 아버지(김일성)를 의식하고 살았던 김정일은 자신도 큰 업적을 이뤘음을 과시하기 위해 신망이 높던 황 전 비서에게 이 계획을 자랑삼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동향에 따르면 핵전면전쟁 계획에 따른 북한군의 주타격 기동로는 중앙고속도로 방향일 가능성이 높다. 한미 연합군이 집중 방어하는 문산-서울 축선을 우회기동하는 것이다. 주타격 부대가 중앙고속도로로 침투할 때 북한의 전략로켓군은 미국과 일본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



북한은 대남군사전략을 상황에 따라 변형시켰을 뿐 포기한 적이 없다. 그 핵심이 속도전과 핵무기였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패퇴한 김일성은 1950년 12월 21일 당 중앙위에서 ‘현 정세와 당면임무’라는 제목의 연설을 하면서, “미군이 개입할 경우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못 했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김일성의 이 유일한 자아비판이 있은 뒤 북한은 미국과 일본의 증원과 지원을 차단하고 한반도를 조기에 적화시키기 위한 속도전 개발에 매진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핵개발이다. 북한은 1960~70년대에 핵개발 기초, 1980~90년대에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고, 2000년대엔 1~2개의 초보적 핵무기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1991년의 공산권 붕괴와 걸프전에서 드러난 미국의 첨단전쟁 능력에 충격을 받은 김정일은 재래식 전면전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경제난 때문에라도 많은 장비를 이용한 작전은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 분명하다. 그에 따라 준비한 것이 ‘미제와 판갈이 결전준비 차원의 북한식 작전계획’이다(1999년 7월 7일자 노동신문).

1990년대 중반 김정일은 “주석께서 돌아가신 후 경제부문을 경제관료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조선반도의 판세를 단번에 뒤집을 군사전략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라고 연설했다. 핵전면전쟁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것이 인민에 대한 김정일의 공약이고 통치 비전이었다.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우리 식 속전 전략 준비해야

‘북한은 경제난 탓에 전면전을 일으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라는 대북위협평가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배경에는 북한의 핵과 군사적 위협을 경시한 김대중·노무현·이명박 3인의 전임 대통령의 개인적 견해가 강하게 작용했다. 1994년 1차 북핵위기 후 클린턴 정권이 국방비를 감축하고 전략적 관심을 중동과 유럽으로 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9·11테러 이후 미국이 대(對)테러전을 중시하면서 상대적으로 북한의 핵과 군사적 위협을 평가절하한 것도 방심을 불러온 요인이었다.

그리고 북한의 전략정보보다는 야전정보를 중시하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북한의 전략과 군사력에 대한 정보분석이 약화됐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김대중 정부는 북한에 현금을 주는 햇볕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시도하고,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했음에도 남북정상회담을 강행하고, 서해에 남북공동어로 구역을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는 국방비 증가폭을 줄였고 천안함·연평도 공격을 허용했다.

이런 대북관(觀)이 미국에 ‘전면전보다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북한 급변사태를 야기해 핵과 ICBM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게 한 것이다. 이런 논리가 전파되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과 ICBM 개발, 국지도발을 방조하게 됐다. 중국은 한반도의 전면전은 우려하지만, 코너에 몰린 북한이 한반도 분단을 유지하려는 노력엔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 것은 체제 유지나 대미협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핵전면전쟁 준비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북한이 핵개발과 관련해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 평화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면 한·미·일의 삼각 군사공조나 삼각동맹을 추진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폐기하거나 한국의 핵무장도 추진해야 한다. 전광석화처럼 북한 핵시설을 타격하거나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참수(斬首·Decapitation Operation)계획도 준비해놓아야 한다.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홍성민

육군사관학교 졸업(41기), 국방대학원 석사(국제관계학)

국군정보사령부 분석관, 육군 소령 퇴역, 조성태 17대의원 보좌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및 청와대 국방산업TF 자문위원(2009~2011) 역임

現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군사평론가


이러한 관점을 유지한다면 전차 비행기 함정 같은 장비 중심의 전력 증강을 지양하고 초정밀 사격이 가능한 특정 장비, 예컨대 초정밀 미사일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 된다. 우리도 비대칭 전력 위주로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 핵전면전쟁계획을 준비한 북한을 제압하려면 우리 식의 속전속결 전략이 필요하다.

신동아 2014년 1월호

3/3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관련기사

목록 닫기

北 ‘핵전면전쟁계획’ 실체

댓글 창 닫기

2019/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