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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리포트

처음엔 이국적 운치 두 달 만에 ‘대재앙’ 실감

특파원이 직접 체험한 베이징 스모그

  • 조용성 |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yscho@ajunews.com

처음엔 이국적 운치 두 달 만에 ‘대재앙’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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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현상은 베이징뿐만 아니라 중국 북부지역 전역에 걸쳐 나타났다. 극심한 대기오염 탓에 시민의 불만이 치솟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궈진룽 베이징시 서기의 제1순위 관심사 역시 단연 대기 정화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베이징 서기의 고심에도 불구하고 스모그는 여름에도, 가을에도 지속됐다.

2013년 가을까지만 해도 장강 이남지역의 대기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스모그는 상하이와 저장성, 장쑤성, 장시성 등을 덮치기 시작했다. 12월엔 베이징과 상하이, 난징시를 비롯해 20개 성(省) 등 중국 대륙의 절반 이상 지역에 스모그가 최장 1주일 가까이 이어졌다. 12월 초엔 안개와 스모그로 인한 황색이상 경보가 7일째 계속되면서 52년 만에 최악의 스모그를 기록했다. 상하이의 PM2.5 농도는 지난달 WHO의 안전기준인 ㎥당 25㎍을 24배 이상 초과하는 602.5㎍을 기록했고, 베이징의 수치는 400을 넘나들었다. 상하이, 장쑤성 지역에 스모그가 이처럼 심각하고 오래가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스모그가 중국 전역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넓고 길고 짙다

중국의 스모그가 시민의 평균 기대수명을 5.5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중국 인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중국 칭화대, 베이징대, 이스라엘 헤브루대 연구팀이 중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공동 진행한 연구 결과 중국 북부 지역에 만연한 유독성 스모그가 기대수명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폐암과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발생 비율을 높인다는 내용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리훙빈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간의 대기오염이 사람의 건강과 기대수명, 질병유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 교수는 “정부가 경제성장을 희생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중국 북부 지역의 기대수명 감소는 이 지역 노동인구가 8분의 1가량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는 중국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황허강을 중심으로 한 북부와 남부 지방 거주민들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 중국의 경우 황허강 북쪽지역은 겨울철 난방 연료로 석탄을 자유롭게 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황허강 이남지역은 겨울철 난방을 금지한다. 이 때문에 황허강 북부 지역의 대기오염 정도가 남부보다 훨씬 심하다.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 소식을 열심히 퍼 날랐다. “사랑하는 조국이지만 돈을 벌어 이민을 가야겠다”는 네티즌도 있었고 “정부 당국의 부패가 만연해 환경규제가 느슨한 게 원인”이라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네티즌도 나왔다. “평균연령 100세 시대에 접어든 만큼, 5년 더 일찍 세상을 뜬들 무슨 해가 되겠는가”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류즈취안 중국 환경보호부 과학기술표준사 부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실증이 부족하고 편파적이다. 연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매연에 포함된 중금속과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등이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지만 수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충분한 근거가 없다. 국제적으로도 이 수치의 계산법에는 많은 논란이 있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현장 조사와 대량의 표본 조사를 병행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환경보호부는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계획생육(가족계획)위원회와 공동으로 오염 피해 범위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인민들은 류 부사장의 말을 거의 믿지 않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 관련 보고서’를 발표해 오염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토의 4분의 1 지역에 스모그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6억 명의 인구가 이 영향권 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화베이 평원, 황허 지역과 화이허 지역, 창장 중하류와 화난 북부 등지에서 스모그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는 영향권이 넓고 지속시간이 길며 오염물질의 농도가 짙은 ‘3대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는 심각한 스모그의 원인으로 중국의 불합리한 산업에너지 구조와 함께 대기오염 방지 관련 법제 시스템의 미비와 기상여건을 꼽는 등 모호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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