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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최 무슨 말인지 몰라 졸기만 했어요”

탈북자 교육기관 하나원에선 무슨 일이?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empal.com

“당최 무슨 말인지 몰라 졸기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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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최 무슨 말인지 몰라 졸기만 했어요”

재입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탈북자 손정훈 씨.

문제는 또 있다. 탈북자들이 북한을 떠난 까닭은 대부분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다. 과거와 달리 이데올로기 탓에 북한을 이탈한 이는 거의 없다는 게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잘 먹고 잘살기 위해’ 국경을 넘어 탈출한 이들에게 한국 사회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 교육에 가까운 이론교육과 실효성 없는 직업교육은 북한 사회에 퍼질 대로 퍼진 한국에 대한 환상만을 더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류 드라마 속 일상을 떠올리고 한국에 들어왔다 실망하는 이도 적지 않다.

탈북자들은 풍요로운 삶을 꿈꾸며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살아남기 어려운 생존경쟁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채비를 갖추기엔 현실이 차갑기만 하다. 하나원에서 단체로 견학한 63빌딩과 롯데월드는 그들이 일평생 다시 가보지 못할 꿈의 공간이 돼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再입북하는 탈북자들

최근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가장 큰 이슈는 한국을 떠나거나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재입북한 탈북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사회를 비난하는 등 북한 당국의 체제 선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가 하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월북을 시도하다 붙잡힌 탈북자도 있다. 탈북자 단체들은 재입북한 탈북자가 1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7월 손정훈 전 북한이탈주민비전네트워크 대표가 공개적으로 북한에 되돌아가겠다고 선언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아직까지 실제로 재입북을 감행하지는 않았다. 그는 ‘2등 국민’ 낙인을 씻기 어려운 탓에 북한으로 되돌아가겠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탈북자들이 잘살아갈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들을 북한으로 데려갈 생각도 없다. 처벌받더라도 내가 받아야지 아들에게 짐을 지울 수는 없다. 가능하면 아들이 다른 나라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탈북자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 돌이켜보면 아들 목숨을 걸면서까지 여기 올 필요가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에 갔더라면 지금처럼 자기 민족에게 차별받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그는 자신이 아는 재입북자만 수십 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에서 3~4년 살다 한국에 들어와 1~2년 생활한 이들이 재입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탈북자 커뮤니티는 손 전 대표가 재입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을 때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극빈층으로 전락한 이들에게 북한은 모두가 가난하고 힘들지만 그나마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가족과 친구가 있는 고향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탈북자의 재입북 사태를 놓고 “외부 요인에 의한 비자발적 선택”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북한이 분단된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탈북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악용하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지만, 이들의 문제를 단순히 북한의 악의적 행보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탈북자 범죄율 4.6배 높아

또한 극빈층으로 전락한 탈북자들의 범죄율과 범죄피해율이 높은데도, 대책 마련은커녕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청 통계는 “1998년부터 10년 동안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8835명 가운데 20%에 달하는 1687명이 범죄자가 되어 한국 사회 전체 평균 범죄율인 4.3%보다 4.6배 높다”고 밝힌다. 그중 강력 범죄자가 살인 5명, 폭력 603명, 강간 12명 등 899명으로 전체의 53.2%를 차지했다. 탈북자가 범죄의 피해자가 될 확률도 평균치보다 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율과 피범죄율이 이렇듯 높은 것은 탈북자 대부분이 하나원에서 나오자마자 빈곤층으로 유입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2012년 실시한 생활실태조사는 “조사 대상 탈북자 8299명 중 30%가량이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빈곤층이며 전체의 80%가 월평균 소득 150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다. 대졸 신입사원의 급여와 비슷한 월소득 301만 원 이상을 번 탈북자는 2%에 그쳤다.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자는 대부분 정부가 마련해준 임대주택에서 4인가족 기준 2000만 원의 정착 기본금을 기간별로 나눠 받으며 한국 생활을 시작한다. 2012년까지 1900만 원이던 정착지원금이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100만 원 인상됐다. 독신의 경우는 700만 원을 지급받는다.

“돈 벌 곳이 유흥업소밖에…”

하지만 언뜻 보기에 적지 않은 액수인 정착지원금은 탈북할 때 도와준 브로커 비용을 치르기에도 모자라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주장이다. 브로커 비용 탓에 오히려 빚을 지고 한국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북한에 남은 가족에게 한국에서 생활비를 보내야 하는 탈북자 또한 적지 않아 생활고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탈북자 대다수가 한국에서 살아온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교육 수준과 경험치를 갖고 있어 좋은 일자리를 얻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꺼리는 이른바 3D 업종에서 일하며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에서 살다 한국으로 넘어온 여성들의 구술을 받아 녹취한 기록에 나오는 탈북 여성의 증언은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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