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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관음증은 그들의 자유 우린 예술 위해 당당히 벗는다”

하영은 한국누드모델협회장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편견과 관음증은 그들의 자유 우린 예술 위해 당당히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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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몸짓

▼ 협회로 찾아오는 누드모델 지망생이 많을 텐데, 선별 기준이 있나요.

“제가 면접을 봐서 선별합니다. 선발 기준이 뭐라고 딱 꼬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흔히 몸매, 외모로 뽑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쭉쭉빵빵한 몸만 원하는 작가도 있지만 다양한 몸을 그리는 작가가 더 많아요. 전 그 사람의 개성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또한 모델 일을 계속 잘할지, 한두 번 하고 그만 둘지도 판단합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게 다 보여요. 정말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만 받아들입니다.”

▼ 몸만 봐도 그 사람의 살아온 것을 알 수 있겠어요.

“그럼요. 26년 동안 별별 사람의 몸을 다 봐왔는데요. 몸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있어요. 평소엔 옷과 화장에 감춰진 성격이나 생활 습관, 삶이 그대로 묻어나거든요. 몸이 사람의 나이테고, 일기장인 거죠.”



▼ 지망생 교육은 어떻게 하나요.

“간단히 설명하면, 누드모델은 단순히 옷을 벗는 사람이 아니에요. 몸으로 말하는 사람이죠. 문법과 단어를 배울수록 언어능력이 늘어나듯이 몸으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 누드모델을 잘할 수 있어요. 인체의 멋과 맛을 살릴 수 있는 몸짓, 감정을 담은 몸짓을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기, 마임, 무용, 춤 등 몸으로 표현하는 모든 것을 다 가르쳐요.”

▼ 다 직접 지도하나요.

“기본적인 것은 제가 다 배워 알고 있으니까요. 누드모델 일을 더 잘하고 싶어 연기는 물론 춤도 스포츠댄스, 발레, 한국무용, 탭댄스 등 종류별로 다 배웠어요. 덤블링, 아크로바틱, 무술까지 몸으로 할 수 있는 건 닥치는 대로 배웠죠. 그 외에도 노래, 마임도 배우고 악기도 다룰 줄 알아요. 예술 분야는 안하는 것 없이 다 해봤어요.”

▼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자기개발을 위해 투자했던 거군요.

“당연하죠. 안 그랬으면 26년이란 긴 시간을 누드모델로 살아남지 못 했을 거예요.”

▼ 회원들도 교육을 하나요.

“전문모델이라고 해서 교육 안 받는 게 아니에요. 늘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니까요. 그림이든 사진이든 작가별로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시기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달라져요. 모델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생명력이 유지돼요. 업그레이드를 위해 계속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필요한 모델이 있으면 그때그때 불러 교육을 합니다.”

▼ 흔히들 누드모델은 하나의 포즈를 취한 채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려운 직업이군요.

“잘못된 생각이죠. 그럴 거면 인형을 갖다놓고 작업하지 뭐 하러 누드모델을 쓰겠어요. 모델은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고, 감정표현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것도 촬영할 때마다 다른 분위기, 몸짓, 스타일을 만들어줘야 해요. 작가들이 살아있는 사람을 그리고 사진 찍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살아있는 몸짓을 원하는 거죠.”

누드모델 통해 자기 힐링

▼ 연예인과 누드모델의 차이가 있다면.

“연예인이 옷을 입은 상태에서는 연기를 잘 하겠지만 알몸 상태에서도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요? 옷을 입고 하는 연기와 벗고 하는 연기는 달라요. 옷을 입고 하는 연기는 얼굴이나 의상, 소품으로 이미지를 각인하지만, 옷을 벗고 하는 연기는 오직 몸짓으로만 승부를 해야 합니다. 커버할 다른 어떤 것도 없으니까요.”

▼ 평소 거울을 통해 자기 몸을 보면서 포즈 연습을 하는 게 필요하겠네요.

“포즈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거예요.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몸짓의 표현을 스스로 체득해야죠. 거울을 보며 어떤 표현, 감정을 가질까를 생각하고 그게 자연스러운 연기 몸짓으로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거죠.”

▼ 요즘은 어떤 친구들이 누드모델이 되기 위해 찾아오나요.

“음악 하는 친구, 그림 그리는 친구, 글 쓰는 친구 등 예술 하는 친구가 많이 와요. 자기 창작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외국 유학파도 많아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 자유로운 문화에서 살았으니까 누드모델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죠.”

▼ 누드모델을 체험하고 나서 뭐라고들 하던가요.

“자부심을 느낀다는 말을 많이 해요. 누드모델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돈 때문에 계속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이걸 하면서 자기 힐링이 된다고 해요. 무대에 서면서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당당함이 생기고…. 만족하니까 이 일을 계속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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