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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복마전 체육계

“난 안현수 팬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

<인터뷰>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난 안현수 팬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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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가 내놓은 개혁안 중 문제가 있는 것을 또 지적한다면.

“지난해 제가 ‘스포츠공정위원회’ 설립과 관련된 법안을 발의한 게 있어요. 그런데 그게 문체부를 거치면서 이상하게 변질됐어요. 인터셉트 당한 기분이랄까.”(웃음)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스포츠공정위원회’ 설립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승부조작, 금품수수, 회계·행정비리, 부정선거, 도핑에 대한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독립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런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문체부가 이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2월 11일 문체부는 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공정위 출범을 발표했다. 공정위 안을 처음 냈던 이 의원은 문체부의 공정위 설립안에 반대했다.

“공정위는 독립적인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체부는 그걸 자신들의 산하단체로 만들어놨어요. 그래선 공정한 조직이 될 수 없죠.”

▼ 관이 주도하는 기구여서는 안 된다?



“독립기구여야 체육계가 자정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전 문체부에 ‘공정위원회’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고 요구했어요. 제가 문체부와 조율을 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전혀 아닙니다. 대통령과도 의견을 나눈 적이 없어요.”

▼ 지난해 체육회장 선거 얘기를 좀 해보죠. 선거가 혼탁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태릉선수촌장을 하면서 우리 체육계의 문제점을 다 알게 됐어요. 그냥 방관할 것이냐, 아니면 바꿀 것이냐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다 출마를 결심했어요. 내가 좀 무리해서 선거를 진행했으면 당선됐을 겁니다. 그러나 전 그러지 않았어요. 체육회장 선거가 제 인생의 목표는 아니니까. 선거를 하면서 내내 생각했어요. ‘내가 당선되고 김정행 후보가 떨어지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얘기할 가치도 없는 선거

“난 안현수 팬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
▼ 낙선이 아니라 당선을 고민했다?

“(오랫동안 체육회를 움직였던) 그분들이 나를 어떻게 몰아붙일까 걱정됐어요. 나를 곤란하게 했겠죠. 저를 배은망덕하고 부도덕한, 어른을 모시지 않는 인간쓰레기로 취급했을지도 몰라요. 당시 선거 분위기도 그랬고요.”

▼ 선거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다 지나간 일을 들추고 싶진 않지만…, 출마 전까지 저는 회장 투표권이 있는 선수위원장이었어요. 출마하면서 사임했죠. 그런데 박용성 전 회장은 제가 선수위원장 자리를 내놓자마자 그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했어요. 그리고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밀고 싶은 사람에게 표(자리)를 준 건 당연하다’고 말해요. 그 한 표 때문에 당락이 결정됐습니다. 그 표만 없었다면 과반수 당선 원칙에 따라 재선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김정행 회장이 받은 28표 중에는 자신이 회장을 맡았던 유도협회 표도 있어요. 그분은 작년 1월 말에 유도협회 회장이 됐고, 2월 초 사임한 뒤 체육회장에 출마합니다. 그러면서 유도협회장 권한대행에게 대의원 자격(투표권)을 줍니다. 심지어 직무정지 가처분 상태의 사람도 투표권을 행사했으니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선수촌장 할 것 없이 다 선거운동에 뛰어들었고요.”

참고로, 체육회장 선거권은 대한체육회 52개 가맹단체와 IOC 위원(이건희, 문대성), 선수위원장이 갖고 있다. 총 55표 중 과반수를 득표해야 당선된다.

▼ 왜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세요.

“회장 선거는 체육회 내 실세들의 각본대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저는 그들의 각본 속에 없는 사람이죠. 자기들 계산 속에 없던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 체육회장 선거에 나온 거죠. 마뜩지 않았을 겁니다.”

▼ 김정행 회장이 이 의원을 부회장으로 발표했다가 취소한 해프닝도 있었죠.

“저와는 아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일이었어요.”

▼ 체육회장 선거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체육회장 선거법 개정안을 작년 말에 냈어요. 일찍 내면 복수한다고 할까봐 연말에 냈어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위탁하자는 안입니다. 최소한 후보자가 언제까지는 공직을 사퇴해야 하고, 돈은 얼마 이상 쓰면 안 되고 하는 규정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와 관련해 말이 많습니다.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보여주는 좋은 예로 지적되는데요.

(공교롭게 이 의원과 인터뷰하던 날, 박 대통령은 문체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안현수 선수 문제를 지적했다.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발언이었는데, 발언의 파장이 거셌다.)

“전 안현수 선수의 팬입니다.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걸 표현하고 싶습니다. 내가 국회의원만 아니면 정말 할 얘기가 많은데 (참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안 선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 제가 선수촌장이었어요. 그때 저는 다 봤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 선수단장 임명 과정도 많은 것을 보여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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