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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의 격 있는 다툼…각자 소설 통해 논박

‘지상의 노래’<동인문학상 수상작> 표절 시비 그 후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두 작가의 격 있는 다툼…각자 소설 통해 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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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에도 문학평론가 K씨, 소설가 K씨가 등장한다.

“‘뉴아시아’ 기사에는 ‘모티브 설정, 캐릭터 도둑맞았다’는 Q의 주장에 G는 ‘참고, 참조한 적도 없다고 맞섰다.(…) G가 심사위원으로 Q의 작품을 읽고 심사평을 썼다는 내용과 평론가가 두 작품을 읽고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 있다’라고 언급한 내용이 실렸다.”(‘표절’ 307쪽)

“소설은 흡사해질 수 있어”

‘표절’은 ‘신동아’를 “몇 해 전 원로작가 H의 표절 사건을 담당한 월간지 ‘뉴아시아’”로 묘사한다. “‘뉴아시아’는 1920년 민족자본으로 창간한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오프라인 매체로 2010년 원로 소설가 H가 ‘강서 꿈’ 4장을 집필하면서 어느 기자가 쓴 책을 표절했다는 내용을 객관적으로 다뤘다”(‘표절’ 307쪽)고 소개한다. ‘신동아’는 2010년 11월호에서 황석영 작가의 장편소설 ‘강남몽’ 4장 ‘개와 늑대의 시간’ 상당 부분이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를 표절했다고 고발한 적이 있다. 황 작가는 이듬해 6월 1일 소설 ‘낯익은 세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책에 인용 사실을 밝혔어야 했다. 다큐소설 형식이고 일종의 역사소설이었지만 어쨌든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학술 논문과 다르게 문학 작품은 ‘표절이다’ ‘표절이 아니다’라고 양단하기 어렵다. 한 소설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작가는 창작하면서 다른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경우가 이따금 있다. 기존 작품을 변용하는 것도 창작의 한 형태다. 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만 해도 독일의 전승 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 아닌가. 토마스 만의 대표 대하소설 ‘요셉과 그 형제들’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요셉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다. 서양 문학은 성경, 그리스·로마 신화에 뿌리를 둔 경우가 적잖다. 이렇듯 다른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어 새로운 작품을 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러나 이런 변용, 변주와는 달리 남의 창작물을 그대로 옮기면 표절이 된다. 핵심 줄거리를 모방하거나 상황 묘사를 베끼는 행위가 그렇다. 물론 우연의 일치가 있을 수 있고 남의 작품을 탐독하다보면 무의식중에 그 작품의 플롯을 흉내 내거나 흡사한 인물을 등장시킬 수도 있다.”

이 교수가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김 작가의 ‘허물’을 읽은 후 ‘지상의 노래’ 6장을 완성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모티프나 설정 등은 우연히 비슷해질 수 있다. 두 작가가 소송 등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절 시비와 관련해 논박하는 모습은 ‘격(格) 있는 다툼’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작가가 신춘문예 응모작인 ‘허물’을 손봐 ‘표절’에 소설 속 소설로 실은 ‘머리카락’과 이 작가의 장편소설 ‘지상의 노래’ 6장 ‘카다콤’을 비교해 읽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신동아 201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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