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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특집

2020 달 탐사 꿈이 아니다 과학 아닌 ‘산업의 눈’으로 우주 봐야

나로호 발사 책임자의 담대한 비전

  • 김승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seungjok@kari.re.kr

2020 달 탐사 꿈이 아니다 과학 아닌 ‘산업의 눈’으로 우주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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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큰 놈을 만들기 위해

팰컨-9는 4~5t 무게의 정지궤도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니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도전이었다. 이때 팰컨-1의 세 번에 걸친 실패가 ‘특효약’이 됐다. ‘멀린-1C형’ 엔진 9개를 묶어 1단, 1개의 멀린 엔진으로 2단을 구성한 팰컨-9는 다섯 차례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국제우주정거장까지 화물을 수송해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거액의 화물 수송료를 받으면서, 스페이스-X사는 단번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뮐러는 만족하지 않고, 더욱 강력해진 세계 최고 효율의 ‘멀린-1D’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멀린-1D의 ‘무게비(比) 추력’은 150인데, 그때까지 세계 최고는 러시아산(産)인 NK-33의 130이었다.

멀린-1D 9개를 묶은 팰컨-9이 바로 ‘버전 1.1’인데, 이것으로 스페이스-X사는 2013년 말과 2014년 초 연속으로 상업용 정지궤도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안에 27개의 멀린 엔진을, 9개씩 모듈로 묶은 ‘팰컨-헤비’를 발사하려고 한다. 팰컨-헤비는 15t 무게의 정지궤도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 이 팰컨-헤비의 신뢰도를 높여, 머스크의 꿈인 ‘인류의 화성 착륙’에 사용하려 한다.

팰컨-헤비가 성공하면, 스페이스-X사는 아폴로 발사에 동원된 ‘새턴-5’ 발사체 이후 미국에서 최대 성능의 발사체를 개발했다는 명예를 얻게 된다. 스페이스-X사의 야망은 멈추지 않는다. 이 회사는 우주수송기로도 쓰이는 우주선 ‘드래곤’도 개발해놓았다. 2012년 팰컨-9에 실려 발사된 드래곤은 국제우주정거장과 만나 화물을 전달하고 지구로 돌아왔다. 스페이스-X사는 이 드래곤을 유인 우주선으로 활용하려 한다.



그래서 우주에서 이 우주선을 제어할 추력기를 개발했다. 이름은‘드라코’로 지었다. 발사에 실패했을 때, 사람이 탄 드래곤을 안전하게 지구로 데려올 수 있는 ‘슈퍼 드라코’도 만들고 있다. 멀린-1의 차세대 엔진인 ‘랩터’의 개발도 시작했다. 랩터는 액체수소를 연료로 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액체메탄과 액체수소의 조합으로 결정됐다. 추력은 멀린-1D의 4배인 300t급이 될 전망이다.

가히 화성에 거주지를 건설할만한 꿈을 현실화한 것이다. 뮐러는 말한다. “로켓 개발은 정말 힘든 일이다.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밤낮없이 일에 매달려야 한다. 실패했을 때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은 견뎌낸 어려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 성취감은 TRW와 같은 큰 조직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다.”

남아공 소년의 거침없는 도전

2020 달 탐사 꿈이 아니다 과학 아닌 ‘산업의 눈’으로 우주 봐야

눕혀놓은 ‘팰컨-9’ 앞에 선 앨런 머스크.

스페이스-X사의 창업자인 앨런 머스크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세상을 변화시키는 꿈을 꿨다고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로 첫째 인터넷, 둘째 대체에너지, 셋째 우주탐사를 꼽았다고 한다. 그리고 꿈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펼쳤다.

‘태생적 모험가’인 그는 통장 잔고가 200달러밖에 없을 때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한 대, 컴퓨터 한 대로 세운 첫 기업이 ‘ZIP2’였다. 이 회사를 팔아 남은 수익금으로 엑스닷컴(X.com)을 세우고, 인수합병으로 ‘페이팔(PayPal)’을 세워 거금에 팔았다.

억만장자가 된 그는 ‘화성에 거주지 건설’ 꿈을 실현할 회사를 만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스페이스-X사다. 이듬해인 2003년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설립에 공동 투자 형태로 참여하고, 2006년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가정에 설치하는 솔라시티(Solar City)사를 만들어 현재 회장으로 있다.

머스크는 로켓을 개발할 생각까지는 없었다고 한다. 그는 우주탐사에 필요한 발사체로 러시아 발사체를 염두에 뒀다. 그런데 러시아를 방문해 살펴본 결과 일반인이 우주탐사를 하기 위해서는 발사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을 깨닫고 직접 개발로 돌아섰다.

그는 군살을 제거하고 혁신적인 설계를 해,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실패 위험이 낮은 ‘작은 추력의 엔진’을 만들고, 이것을 여러 개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로 대형 로켓을 구현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작은 추력의 엔진을 대량생산할 수 있으니 ‘당연히’ 가격이 낮아진다. 이를 팰컨용 멀린 엔진 개발을 통해 성사시켰다.

1971년 남아공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과학기술에 큰 흥미를 보였다. 당시 막 보급되기 시작한 PC를 갖고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중학교 컴퓨터 수업시간엔 선생님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12세에 비디오 게임을 만들어 팔아 기업가의 자질도 보였다. 그리고 꿈을 실현할 공간으로 미국을 꼽았다. 이를 위해 17세 때, 어머니의 노력으로 이민이 쉬운 캐나다로 건너가 국적을 바꿨다.

당시 남아공에서 성년이 된 청년은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했다. 군인의 주된 임무인 ‘흑인 탄압’이나 하면서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도 캐나다 이민을 서두르게 한 이유였다고 한다. 머스크는 캐나다의 퀸스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각각 경영학과 물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으나 이틀 만에 포기하고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그 이유를 “세상을 바꿀 정도의 일은 스탠퍼드대학에서는 없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ZIP2와 페이팔을 성공시켜 얻은 2억 달러를 손에 쥔 그는 우주탐사 사업에 들어갔다. 회사 이름을, 우주탐사인 Space Exploration을 뜻하는 스페이스-X라고 정한 그는 ‘민간 우주사업’을 주된 아이템으로 정했다. 그리고 뮐러를 설득해 저렴한 가격의 로켓 엔진을 만들게 했다.

하지만 그가 투입할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는 전 재산의 절반인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이 돈을 다 쓸 때까지 성공하지 못하면 접겠다고 마음먹었다. 새로운 로켓 개발에는 수십억 달러의 개발비와 십수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안다면 이는 무모한 생각이었다. 그런 그도 장벽에 직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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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seungjok@ka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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