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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

“민들레는 건강 지킴이자 이웃 지킴이”

은행 부행장에서 ‘민들레 전도사’로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민들레는 건강 지킴이자 이웃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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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구의사(一門九義士)’ 가문

“민들레는 건강 지킴이자 이웃 지킴이”

민들레동산과 유희태 대표의 생가(오른쪽 위).

이래저래 유 대표와 민들레의 인연은 질기다. 유 대표가 2011년 11월 펴낸 저서 ‘사월에는 민들레가 핀다’(양문)는 민들레 재배와 연구, 지역개발 과정을 담은 그의 체험기다. 단순한 재배를 넘어 ‘본초강목’ 등 전통 의서에 나오는 민들레의 약성에서부터 재배 체험까지 일목요연하게 수록했다.

이에 앞서 2008년 2월 발간한 ‘마음에 꿈을 그려라’(나침반)는 2014년 5월 현재까지 무려 22쇄나 찍은 베스트셀러다. 인세 수입도 민들레포럼의 장학사업과 봉사활동을 위해 기부했다. 이 책의 증보판인 ‘마음에 꿈을 크게 그려라’도 6~7월 중 출간할 예정.

“은행 영업 현장에서 3000곳 이상의 중소기업을 방문하며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목격했어요. 지점장으로 나가는 후배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려고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전하는 내부용 책자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출판업을 하는 지인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출판을 제의해 책으로 냈습니다.”

후배 직장인과 청년들에게 도전적인 삶의 체험을 전하고 싶어 자신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나와 타인을 아우르는 바람직한 포용이 무엇인가’를 소개한 책 ‘포용력-사람과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힘’(살림, 2008년)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민들레의 꽃말은 ‘일편단심’ ‘감사하는 마음’ ‘사랑과 겸손’이다. 씨앗을 날려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해가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민들레 같은 삶을 동경해서일까. 유 대표는 2006년 서울 마포구의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영아원에서 4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입양했다. 한 방송사의 입양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명을 받은 부인의 권유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싶어서였다. 당시 유 대표 나이는 53세. 장성한 1남1녀와 손녀들까지 뒀음에도 때 아닌 늦둥이를 둘씩이나 키우느라 한때 아내가 앓아눕기도 했단다.

하지만 지극정성과 신앙으로 키웠다. 매일 새벽 예배를 함께 나가고 성경을 2절씩 외우고 쓰게 하는 동안 버림받았다는 고통 속에서 어둡게만 지냈던 아이들이 조금씩 웃음을 되찾더니 이젠 한껏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 언니 지수의 꿈은 목사, 동생 지현의 꿈은 의학박사가 되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형제자매와 친지, 주위 사람들 모두가 말렸죠. 저도 잠시 흔들렸지만, 결국 사회복지와 신학을 공부한 아내의 뜻을 존중하고 따랐어요. 돌이켜보면, 쌍둥이를 입양한 만큼 보람도 ‘더블’이었어요.”

그럼에도 쌍둥이를 호적에 올리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양부모의 호적에 올리려면 친부모의 친권자 포기각서를 첨부해 법원 판결을 받아야 하는데, 아이들을 낳자마자 영아원에 맡긴 친부모를 영아원에서도 도저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입양제도는 너무 복잡해요. 아직도 해마다 1000명 이상의 아이가 해외로 입양되는데, 번거롭고 까다로운 입양 절차를 대폭 개선해 국내 입양이 늘도록 해야 합니다.”

쌍둥이 입양으로 유 대표는 ㈔한국입양홍보회 홍보대사로 위촉됐고, 그의 입양은 지인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서울반도로타리 박상준 전 회장이 그 바통을 이은 것. 미국에 유학 보낸 큰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아픔을 겪은 박 전 회장은 새 딸을 입양했다.

“민들레는 ‘꿈 바이러스’”

유 대표는 정치에도 뜻이 있다. 과감히 사표를 내고 부행장직을 내던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2009년 4월 재·보선과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전주 완산갑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예비후보(민주당)로 도전장을 던졌으나 공천과정에서 탈락했다.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퇴직 후 여러 대학에 특강도 많이 다니면서 민들레 씨앗처럼 살아보니 ‘현장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은행에서 일하며 서민과 중소기업의 아픔에 이미 충분히 공감했고, 노조위원장과 사용자 양쪽에서 다 일해본 만큼 저는 생활정치를 표방합니다. 두 번 혹독한 연습을 해봤으니 이젠 그릇된 정치문화와 풍토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와 부조리가 총체적으로 집약된 사건 아닙니까?”

유 대표는 지난해 12월 7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청소년대상 시상식에서 사회복지 부문 대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청소년대상조직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사회복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공을 인정받은 것.

그는 바둑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해 1월엔 제3대 전북바둑협회장에 취임해 90평 규모의 협회 회관을 7월에 개관했고, 케이블방송 바둑프로그램 및 전북교육감배 바둑대회 재개, 바둑리그 등 각종 대회 출전 같은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북이 이창호 9단과 고(故) 조남철 등 바둑 최고수들을 배출한 ‘바둑 강도(强道)’인데도 최근 경제 여건이 어려워 예전 명성을 되찾지 못하는 게 그로선 안타까웠던 것.

산과 들로 자유롭게 날아가 노랗고 하얀 꽃을 피워내는 민들레 씨처럼 사랑과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고 싶어 하는 유 대표는 또 어떤 꿈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까.

“‘민들레힐링센터’를 만들고 있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현대인에겐 무엇보다 힐링이 최대 화두입니다. 그래서 어머니 고향인 완주군 화산면의 땅 5만 평에 캠핑장과 명상시설, 미로공원, 연수시설 등을 갖춘 힐링센터를 조성하려고 공사 중인데, 2~3개월 후 문을 열 계획이에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 KFC의 창업자로서 ‘KFC 할아버지’로도 유명한 커넬 샌더스도 65세에 창업해 성공했는데, 저라고 못하겠어요? 제게 민들레는 ‘사랑’의 대명사이자 사람들에게 꿈을 전파하는 ‘꿈 바이러스’입니다.”

유 대표는 저서 ‘사월에는 민들레가 핀다’의 서문에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혼자서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더욱 멀리 갈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접을 수 없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참살이(웰빙) 식재료와 약재로 오래전부터 각광받아온 민들레는 인간에게 이로운 건강 지킴이다. 그래서일까.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남는 끈질긴 생명력, 어쩌면 그게 유 대표의 저력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여, 아직은 이른 봄 풋풋한 민들레잎 같은 그의 어린 쌍둥이 딸도 언젠간 희망의 씨앗을 세상에 퍼뜨리지 않을까. 마땅히 그래야만 하고, 또한 그럴 것이다.

신동아 201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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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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