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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사이버 공간 통한 대참사 대비해야”

대통령 경호차장 출신 주대준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사이버 공간 통한 대참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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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의지 받들 참모 부재

주 교수는 1981년 국방정보사령부 전산실 창설요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당시 북한군 전투서열 등 북한군 정보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했다. 이후 청와대로 입성한 후엔 IT전문가로선 최초로 경호차장 자리에까지 올랐고, 유례없이 노무현-이명박 2개 정부에 걸쳐 연임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김없이 시련은 있었다.

경남 산청군 태생인 주 교수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고아원과 친척집을 전전해야 했다. 이후 대구의 고입 학원과 양복점, 양산공장, 대구소방서 등지에서 각기 점원과 공원, 급사 등으로 고학을 하며 대구 성광고(야간부)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또래 친구보다 늦게 졸업했고, 석사과정도 국비 유학으로 30대 초중반에 미국에서 했다. 박사과정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만 40세에 시작해 10년이 걸린 끝에 정보통신기술심의관으로 재직하던 만 50세에 KAIS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결핍이 적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비결은 뭘까.

“난 어떤 임무가 주어지든, 어떤 일을 하든 ‘왜 내가 못해(Why Not Me)?’라는 자신감으로 임했다. 어떤 일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왜 그걸 해야 하는가, 이 일을 성취하기 위해선 무엇이 장애물이고 걸림돌인가, 그런 문제를 제거하기 위한 해법은 뭔가를 항상 궁리했다.”

주 교수가 박사과정을 밟을 당시 아들 은광 씨도 KAIST를 다녀 한때 ‘부자(父子) 재학생’으로도 불렸다. 아버지와 똑같이 전산학을 전공한 은광 씨는 졸업 후 미국 UC버클리대로 유학을 갔고,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이상의 ‘대박’을 터뜨리려고 스타트업 벤처 활동을 한다. 지난해 유학 중에도 국민이 국회의원의 공약 실천 등 의정활동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포퐁(POPONG·Public Open POlitics engineeriNG)’이라는 툴(tool)을 개발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소프트웨어 분야 대상을 받기도 했다.



‘왜 내가 못해?’

▼ 청와대 근무 시절, ‘경호도 과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던데.

“2001년 김대중 정부에서 정보통신기술심의관을 지낼 때 일본 출장길에 위성정찰기가 청와대 내 돌덩이까지 촬영한 사진을 사왔다. 일개 민간업체가 전 세계 전 지역을 다 찍어 상업용으로 팔더라. 귀국해서 그걸 내놓으니 청와대에서 난리가 났다. 빨리 없애라고. 그런데 그걸 없애봐야 또 나오지 않나? 내가 청와대에 일종의 문제제기를 한 셈이다. 경호 과학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관련 팀을 꾸려 소극적 보안이 아니라 모든 걸 자동화, 전자화, 과학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IT기반의 유비쿼터스 경호 과학화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경호 노하우를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 경호 시스템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베트남 등 동남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국가에 경호 시스템을 수출한다. 보안상 세부적인 경호 시스템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지만, 대통령이나 귀빈이 국민 가까이 가면서도 경호는 더욱 완벽한 국민친화적 경호가 과학경호의 방증이다.”

‘경호도 과학’

“사이버 공간 통한 대참사 대비해야”

대통령 경호차장 시절 러시아 실무진과의 통신 회담.

▼ 공직생활 33년 중 20년 동안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5명의 대통령을 모셨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그들의 인식 수준은.

“사이버보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취약했던 6공 시절의 시대적 특성을 감안했을 때 노태우 대통령은 IT에 대한 의지가 있는 편이었다. 6공은 전자정부 시스템의 기틀을 놨다. 김영삼 정부는 5대 국가기간전산망의 토대를 마련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는 인터넷 강국의 기초를 닦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특히 앨빈 토플러 등 외국 석학들의 미래 전망을 중시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 땐 대한민국이 인터넷 강국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IT지식이 탁월했다. 독대해서 만났을 당시 마음속으로 ‘솔직히 대통령이 좀 알은체를 많이 하네’라고 생각했는데 10분, 20분 얘기를 더 들어보니 보통이 아니었다. 그는 IT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던 사람이다. 국정원 내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를 만든 사람도 그다. 그만큼 오늘날 사이버보안의 초석을 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후 그걸 발전시켰다고 본다.”

▼ KAIST 교수 임용 후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는데, 성과는.

“KAIST 개교 40년 역사에서 최초로 사이버보안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세계 톱 저널에 대한 논문 기고뿐 아니라 실제로 사용 가능한 상용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 제품화했다. 매주 ‘해킹동향정보(악성코드) 분석 보고서’를 청와대와 국정원, 정부부처, 공공기관 등 100곳 이상에 배포한다. 교수 부임 후 1년 만에 석·박사 과정의 정보보호대학원을 정규 인가받아 설립했으며, 5년 전 ‘KAIST S+(Smart Technology, Security, Strategy) 컨버전스 최고경영자과정’도 직접 개설해 그동안 8기수에 걸쳐 500여 명의 원우를 배출했다.”

대한민국 최고 ‘컨버전스 리더’ 양성을 표방한 S+ 컨버전스 최고경영자과정은 기존 대학들이 3~4개 과정으로 분리해 가르치는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 AIP(Advanced Industrial strategy Program), Security(CSO), 멀티미디어 과정 등을 하나로 융합한 맞춤식 교육을 지향한다. 주 대상은 정부부처 고위공무원(실·국장급)과 대·중소기업 CEO 등이다. 이들은 과정 수료 이후에도 IT포럼, 금융경제포럼 등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출장 등으로 강의 참석이 힘든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용 실시간 강의와 반복수업, 담임교수제를 통한 맞춤식 교육지도, 정규수업 전 트위터, 페이스북 운용법 등을 숙달하기 위한 0교시 강좌 운영 등으로 내실 있는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배려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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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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