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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대 부동산 현금화 작업 세월호 사건 이후 중단

‘유병언 뇌관’ 김혜경과 구원파 재산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20억원대 부동산 현금화 작업 세월호 사건 이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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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별명은 ‘오리발 영감’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갈수록 구원파의 저항은 거세진다. 유병언 전 회장의 도피를 돕던 구원파 신도 여러 명이 구속됐지만 흔들림이 없다. 금수원 앞에는 ‘십만 성도 다 잡아가도 유병언은 내가 지킨다’는 문구의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그동안 구원파 측은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밝혀왔다. 구원파와 유 전 회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 번 의견을 내놨다. 6월 14일 구원파 전 대변인 조계웅 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가장 억울한 부분은) 우리가 유병언 전 회장을 교주처럼 여긴다는 세간의 시선이다. 그가 어떤 명령을 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하는 광신도처럼 그린다. 그런 색안경이 화난다. 우리는 성경과 예수를 믿는 것이지 유병언을 믿는 것이 아니다. …유 전 회장은 4년간 금수원에 살며 사진만 찍었다. 우리가 유 전 회장에게 설교를 부탁할 수는 있겠지만 그가 우리에게 명령을 하는 그런 관계는 아니다. 유 전 회장은 종교적인 부분에서 (우리에게) 신뢰받는 정도다. 그런 영향력은 있다. …세모그룹 회장이었으니까 꾸준히 자문에 응하는 등 영향력은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언을 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안다. 실제로 (세모그룹 관련 기업의) 경영을 일일이 지휘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 전 대변인과는 다른 주장이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유씨가 구원파 내에서 사실상 교주의 위치에 있으며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포함해 수십 개의 세모그룹 계열사와 전국에 걸쳐 있는 영농조합 경영에 일일이 간여해왔다는 전 구원파 신자들의 증언이다. 검찰도 이미 이와 관련된 증거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기자는 수년 전까지 구원파 내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던 인사 A씨와 장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30년 가까이 구원파에 몸담았다는 그는 위와 같은 구원파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검찰에 여러 번에 걸쳐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A씨는 “구원파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유병언 씨를 ‘오리발 영감’이라고 부른다. 변명을 많이 해서 생긴 별명이다. 그는 구원파에서 교주의 위치에 있다. 구원파 사람들은 유씨가 지시한 대로 말하고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구원파에 얼마나 몸담았나.

“한 30년 된다. 높은 위치에 있었다. 몇 년 전 구원파를 떠났다.”

▼ 구원파에서 유병언 씨는 어떤 존재인가.

“한마디로 교주다. 고(故) 권신찬 목사가 ‘우리 모임의 지도자는 유병언’이라고 선언한 뒤부터 그는 사실상 교주로 행세했다. 신도들은 그의 지시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2008년경 차남 유혁기를 후계자로 내세우고 자신은 회장의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영향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모든 신도가 장 청소

▼ 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를 든다면.

“오대양사건이 나기 전 유씨는 신도들에게 스쿠알렌을 먹으라고 지시했다. 모든 신자가 그걸 경쟁적으로 사 먹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대장 청소를 해야 건강해진다고 지시했다. 이후 모든 신도가 장 청소를 시작했다. 장 청소 기구를 사들이고 교육을 받으러 다녔다. 물주머니에 호스가 하나 연결된 간단한 기구를 사서 구원파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사용법을 배우는 데 1인당 100만 원의 교육비를 냈다. 몇 년 후엔 내클리어라는 장세척기가 나와서 모두 그걸 샀다. 대당 150만 원이나 하는 걸 한 사람당 하나씩 사느라고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유씨가 지시하는 걸 하지 않으면 모임(구원파)에서 왕따가 됐다.”

▼ 신도들끼리 ‘모임’이라는 표현을 쓰나.

“모임, 식구, 그렇게 말한다. 구원파와 관련된 기업이나 부동산도 모두 ‘모임의 재산’이라고 한다. 청해진해운 같은 회사도 다들 우리 모임의 재산으로 안다. 회사 상황이 어려워지면 모임의 재산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그 회사 상품을 사곤 했다. 유씨가 어디에 땅을 사기로 결정하면 경쟁적으로 돈을 모아 기부했다. 한강 수상택시 사업이 어렵다고 했을 때도 신도들이 1인당 몇 만~몇십 만 원씩 수상택시 이용 쿠폰을 샀다.”

20억원대 부동산 현금화 작업 세월호 사건 이후 중단

6월 8일 경기 안성시 소재 금수원에 집결한 구원파 신도들이 정부와 검찰의 유병언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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