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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 능한 리더가 조직 망가뜨려

‘야신(野神)’ 김성근의 지도자論

  • 이영미 │스포츠 칼럼니스트 riveroflym22@naver.com

처세 능한 리더가 조직 망가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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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태 전 감독이 LG에서 물러난 후 구단에선 또다시 김성근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 왜 수락하지 않았나(결국 LG는 양상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똑같은 이유다. 원더스도 시즌 중인데, 지금 당장 팀을 옮기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나. 내가 이 팀을 떠나면 원더스 코치들부터 선수들은 다 어떻게 되는 건가. 프로에선 감독 한 명 움직이는 게 별다른 영향을 안 미치지만, 원더스의 경우엔 내가 있고 없고에 따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시즌 후라면 몰라도 시즌 중에는 불가능했다.”

▼ 올 시즌을 마치면 고양 원더스와도 재계약이 끝난다. 내년 시즌에는 김성근 감독을 프로에서 볼 수 있는 건가(프로야구에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감독이 3명 있다. KIA 선동열, SK 이만수, 그리고 한화 김응용 감독이다).

“그거야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아직까지 어디서도 연락 온 데가 없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위기 속에 있고, 그 위기에서 벗어나야지만, 한국 야구가 더 발전한다고 믿는다. 이런 현실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다. 이젠 ‘때’가 된 것도 같고…. 그런데 당기는 데가 없네(웃음).”

“내가 죽어야 나의 야구도 사라져”



▼ 원더스와 재계약할 가능성도 있나.

“그건 허민 구단주만 알고 있다. 정 갈 데 없으면 고양시청에 사회인 야구팀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서 선수로 뛰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는 중이다(웃음).”

김성근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선수단과 미팅 중에 한 얘기를 기자에게 전했다. 고양 원더스에 왜 5명의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우리가 가치 있는 존재가 되려면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패하면 아무도 우리한테 관심을 안 준다. 이겨야지만 선수를 수급하기 위해 프로팀 관계자들이 우리 팀 경기를 보러 온다. 그래서 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21명의 선수가 빠진 팀에서 당장 성적을 내려면 그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 선수들이 존재해야 내가 너희들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원더스의 선수들이 모두 프로에 진출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그런 꿈을 심어주고 현실로 이뤄질 수 있게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가면서 3번째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김성근=진정한 승부사’란 등식을 거론하자, 정작 당사자는 승부사가 아니라고 손을 내젓는다.

“난 승부사라고 할 수 없지. 특히 고양 원더스에선. 이 어렵고 사연 많은 선수들이 야구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는 게 내 소임이라 승부사의 그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나한테 야구는 전부나 마찬가지다. 야구 때문에 가족도 멀리하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야구장에 살며 선수들과 동고동락한다. 살아 있는 한 난 야구를 하고 있을 것이고, 내가 죽어야 나의 야구도 사라진다. 그런 사람이 진정한 승부사인가?(웃음)”

맞다. 김성근 감독은 진정한 승부사이고, 리더였다. 과연 그를 프로 팀에서 보게 될 날이 올까. 그는 이미 그쪽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었다.

신동아 201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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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스포츠 칼럼니스트 riveroflym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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