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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교육 이념 전쟁

‘진보’ 혁신학교 vs ‘보수’ 자사고

학생 수 줄이고 예산 늘렸지만 교육성과 의문(혁신학교)
교육과정 다양화 아닌 입시 위주 교육 변질(자사고)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진보’ 혁신학교 vs ‘보수’ 자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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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혁신학교 vs ‘보수’ 자사고
난이도를 조절해 쉽게 출제한다고 해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큰 게 현실이어서 보다 객관적 비교를 위해 강북 지역에서 서로 인접한 혁신고와 일반고, 자사고를 표본으로 삼았다. 이곳 혁신고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그 학군에선 비교적 입지가 좋은 학교다. 저소득층 자녀의 비율을 알 수 있는 급식지원자 비율도 혁신고가 27%로 일반고(33%)보다 낮았다. 자사고는 12%였다.

그런데도 에서 보는 것과 같이 혁신고의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는 인근 일반고에 비해 전체적으로 떨어진다. 또한 중학교 때 실력과 비교한 학업성취 향상도도 일반고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했듯이 고교 교육의 목적이 대학 진학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에서 고교를 평가할 때 대학진학률을 빼놓을 수 없다. 진보교육 진영에서조차 혁신고의 장점으로 입시에서 교육부가 확대를 적극 권장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할 정도다.

혁신학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업도 체험, 실습 위주로 구성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대부분의 혁신고가 대학 진학 목적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교에 텃밭을 만들어 학생이 직접 농사를 짓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송현섭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연구사는 “혁신고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주요 평가요소인 비교과 영역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토론과 발표 위주의 수업을 통해 주제에 대한 사고력도 키울 수 있어 일부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평가하는 면접에서 유리하다”며 “같은 실력의 자사고 학생보다는 내신에서 유리하고, 같은 내신의 일반고 학생보다는 학생부전형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혁신고가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하다면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학이 서울대다.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수시 일반전형 등 전체 모집의 82.6%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에 1명 이상 합격시킨 고등학교는 전국 1500여 개 학교 중 864개였다. 하지만 입시전문매체 베리타스알파 발표에 따르면 졸업생을 배출한 18개 혁신학교에서 단 2명만이 합격했다.

수능시험 성적도 혁신고가 일반고보다 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4학년 정시모집에서 진학닷컴에 모의 지원한 재학생 10만7082명 중 혁신고 학생과 일반고 학생의 수능 백분위 평균을 비교한 결과다. 인문계열에서 일반고는 평균 62.8점이었던 반면 혁신고는 56.9점에 그쳤다. 자연계도 일반고 60.6점, 혁신고 57.5점이었다.

18개 혁신고에서 서울대 2명 합격

‘진보’ 혁신학교 vs ‘보수’ 자사고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실이 A혁신고, B일반고, C자사고의 고3 대학진학 현황을 확인한 결과도 주목할만하다(). 각 학교에서 제출한 자료라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격차가 컸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같은 최상위권 대학 진학자가 2명(A혁신고), 5명(B일반고), 45명(C자사고)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 주요 10개 대학 합격자에서도 A혁신고 6명, B일반고 16명, C자사고 94명으로 차이가 있었다. 수도권 주요 20개 대학 진학자를 비교해도 A혁신고 6.9%, B일반고 10.2%, C자사고 44%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혁신고가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했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하긴 힘들지만 대학 진학에 관한 한 혁신고의 교육방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고에서 자사고로 옮겨 졸업한 박모 군은 “일반학교에선 상위권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데 혁신고는 그런 게 없었다”며 “대학을 가기 위해선 사교육에 더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진보 인터넷 매체에서 혁신고를 나와 대학에 진학한 4명을 모아 좌담한 기사를 올렸는데, 여기에서도 4명 모두 사교육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좌담에 참석한 학생들조차 이렇게 말했다. “공부 잘하는 친구는 공부를 잘하는 대로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모두를 끌고 가려다보니 무리가 따르는 점도 있다.” “동의한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모두가 똑같은 교육을 받는 게 아니다.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이 중요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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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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