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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갚는 천사’ 아라우부대 180일 기록

“참전 용사께 대하여 경례!” “고마워요, 한국”(6·25 참전 노병)

  • 타클로반=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은혜 갚는 천사’ 아라우부대 180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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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을 앓는데, 운 좋게도 태풍 때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집에 있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병원에 비바람이 들이닥쳐 의료장비가 다 망가졌다. 한국 NGO가 의료기기와 약품을 지원해줬다. 또한 한국군이 도로를 정비하고 경찰서, 소방서를 재건했다. 이웃들이 하나같이 ‘코리아 넘버원’이라고 말한다.”

레이테 주 어린이들은 국군을 보면 좋아 어쩔 줄 모른다. ‘기브 미 초콜릿(give me chocolate)’ ‘기브 미 캔디(give me candy)’를 외친다. 국군은 사탕, 초코파이를 어린이에게 나눠준다.

6월 23일 오전 11시 톨로사 시 오퐁초등학교. 아라우부대원들이 학교를 방문하자 교사와 전교생이 반가운 얼굴로 운동장에 몰려 나왔다. 군인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즐거워했다.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이 학교는 아라우부대가 필리핀에 와서 처음으로 재건한 학교다. 1월 24일 준공했다.

오퐁초등학교 주변에서는 아라우부대 급수차가 주민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부대원을 발견한 주민들은 하나같이 손을 흔들거나 엄지를 치켜 올렸다. 한 주택 울타리에는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우리는 당신의 친절을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라고 한글로 적은 푯말이 세워져 있다.

6월 25일 오전 11시 부락초등학교에서는 아라우부대가 마련한 무상급식이 진행됐다. 파병 6일째인 1월 2일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이날은 쌀밥과 돼지고기를 곁들인 몽구스(필리핀 음식) 250인분을 마련했다. 식단은 레이테 주의 시장들과 의논해 결정한다. 컵라면이나 토스트를 낼 때도 있다.



조만득 원사가 줄 서 있는 아이들에게 “손 먼저 씻고 와”라고 말하면서 미소 짓는다. 병사들이 아이들이 집에서 가져온 그릇에 밥과 반찬을 가득 담아준다. 유니세프가 제공한 천막에서 배를 채우는 아이들의 표정이 귀엽다.

‘은혜 갚는 천사’ 아라우부대 180일 기록

6월 26일 필리핀 레이테 주 톨로사 시의 한 주택에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우리는 당신의 친절을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라고 한글로 적은 푯말이 붙어 있다.

작전명 ‘아라우 엔젤’

“초기엔 주로 이재민촌에서 무료급식을 했다. 한 아이가 한 끼에 여섯 번씩 찾아오기도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저녁식사까지 챙겨간 것이다. 도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이재민촌 주변에 값싼 식당이 들어섰다. 장사하는 주민에게 폐가 될까 싶어 요즘엔 초등학교 중심으로 무료급식을 한다”고 조만득 원사는 말했다.

레이테 주 어린이에게 국군은 무너진 학교를 다시 세워주고, 병을 치료해주며, 먹을 것을 나눠주는 ‘천사’다. 아라우부대는 필리핀에서의 작전 명칭을 ‘아라우 엔젤’이라고 지었다.

필리핀은 400년 넘게 식민지배(스페인 360년, 미국 50년)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군에 점령당했다. 수빅만(灣)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한 때는 1992년. 외국군 주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철원 필리핀합동지원단장(아라우부대장·대령)의 설명이다.

“미군 철군 이후 국군이 외국군으로서 필리핀에 처음 주둔한 것이다. 필리핀인은 자존심이 강하다. 도움 주는 사람이 을(乙), 도움 받는 사람이 갑(甲)이라는 관점에서 활동한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도우러 온 것이 아니라 6·25전쟁 때 희생에 보답하러 왔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주둔지를 마련하기 전인 1월 3일 ‘아라우 엔젤’ 작전을 곧바로 시작했다. 외국군이 와서 지원은 게을리하고 주둔지나 짓는다는 얘기를 들어서는 안 됐기 때문이다. 병사들이 해군 함정에서 생활하면서 파병 한 달도 안 된 1월 24일 오퐁초교 완공식을 했다.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2월 방문해 한국말로 ‘고맙습니다’라고 하더라. 필리핀의 친구, 은혜를 갚는 벗이란 평가를 듣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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