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르포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대한민국 최전방 GOP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3/4
작은 배려, 큰 호응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군대 식사(위)의 질은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병사들도 양껏,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을 고려할 때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 눈에는 미흡해 보인다. 아래는 한 중간 규모 기업의 구내식당 식사.

오후 ○○시, 전반야 경계근무조가 투입된다. 2인이 짝을 이뤄 초소를 이동하면서 밀어내기 식으로 근무한다. 밀어내기 근무 중 대기초소에 도착하면 30분가량 휴식하고 다음 초소로 이동한다.

◇◇소초의 대기초소에서 김동훈 병장과 이성현 일병이 팥빙수를 먹는다. 선반에는 컵라면이 쌓여 있다.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 컵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김동훈 병장은 “고되지 않으냐”는 질문에 “허벅지 근육이 단단해졌다”면서 웃었다. 여건 개선 사항 설문조사 때 병사들이 팥빙수를 보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부대 운영비로 쇄빙기를 구입했다. 배낭형 아이스박스를 구입해 간부들이 순찰 돌 때 얼음을 공급한다. 외진 곳에 위치한 대기초소에는 냉장고를 설치했다. 팥빙수 보급은 작은 배려였지만 병사들의 호응이 생각보다 훨씬 컸다. 이성현 일병은 “졸음을 쫓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계근무는 인간보다는 기계와 비슷한 양상으로 1년 365일 돌아간다. 고립돼 있으며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을 견뎌내기 버거워하는 병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천리중대에서도 “계단만 보면 죽어버리고 싶다”고 호소한 병사가 있었다고 한다. 이 병사는 임무를 바꾼 후 군 생활에 적응했다.

육군은 임 병장 사건 이후 복무 부적응자 처리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심병사 관리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병사는 식별-관리-처리에 6~8주가 소요되던 것을 1~2주로 단축해 식별 즉시 사단급에서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 후 군사령부에서 전역을 심사하는 것으로 단순화했다.



관심병사 명칭도 ‘사랑이 필요한 병사’로 바꾸기로 했다. 또 A, B, C의 등급명은 ‘믿음’ ‘배려’ ‘용기’로 바꿔 낙인 찍기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하기로 했다. 인성 검사의 신뢰성을 높일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의 인성 검사는 대인관계 등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육군은 우수한 병력을 GP, GOP에 배치하고자 2015년부터 보상 휴가를 10일에서 24일로 늘리고, 특수지 근무수당을 하사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한다.

‘사람과의 관계’ 호소

8월 5일 오전 8시, 최용훈 대위(목사)가 ◇◇소초를 찾았다. 종교 상담을 해주는 게 그의 일이다. 최전방 소초를 오르내리느라 등산용 폴을 구입했다. 1개 소초에 일주일에 1회 들른다. 연애상담, 진로상담을 주로 한다고 했다.

“GOP에서는 훈련이 고되다, 작전이 힘들다는 호소는 거의 없다. 고립된 곳이다보니 사람과의 관계 문제를 호소하는 예가 많다.”

입대 7개월 차인 이성현 일병은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는다. 이 일병은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져 심란하다. 박준호 일병은 “체격이 좋아졌고, 후임도 들어왔다. 소대장님이 잘해준다”고 최용훈 대위에게 말했다.

◇◇소초가 속한 GOP대대의 상급부대인 ▽▽연대 간부들도 연대장의 지시로 GOP를 순찰하면서 계급이 낮은 병사를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듣는다.

8월 9일 의정부시에서 만난 병사들의 설명은 이 부대의 경우와 달랐다. 한 병사는 “지휘관의 병영 폭력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사도 “간부들이 고참병의 후임병 ‘군기 잡기’를 묵인,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휘관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것이다.

육군은 연대급까지 배치 예정이던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GOP대대급까지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격오지 근무 기피로 우수한 상담관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돼 GOP대대에 근무하는 상담관에게는 격오지 근무수당을 신설해 지급하기로 했다.

오전 9시 30분, ·#52059;·#52059;·#52059;조 근무를 마치고 취침했다가 기상한 병사들이 방공호 앞에서 농구를 한다. 풋살, 농구가 병사들의 오락이다. 구보할 공간이 마땅하지 않아 줄넘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병사도 있다. 주말에는 사이버지식정보망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업로드는 막혔지만 다운로드는 가능하다. 김준혁 하사(분대장)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전역한 병사들과도 소통한다”고 말했다. 병사들은 ◇◇소초 복도에 설치된 전화기도 자유롭게 사용했다.

첨단장비로 DMZ 감시

GOP 경계근무 형태가 사람에만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상적인 사람도 감내하기 쉽지 않다” “단순 임무가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육군은 2006년부터 15년 동안 1717억 원을 들여 ‘병력’ 위주의 경계 체제를 ‘병력+편제장비+과학화 경계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중거리감시카메라 외에 철책에 광망센서를 부착하고 근거리감시카메라를 추가 도입한다. 육군은 경계 근무 인원 수요가 40%가량 줄고 1인당 경계근무 시간도 9.1시간에서 5.8시간으로 줄 것으로 예측한다.

◇◇소초에 설치된 중거리감시카메라는 북한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비무장지대 너머의 북한군은 현재 영농 활동이 한창이다. 부식을 자급자족하기 때문이다. 북한군 초소에서 병사들이 판초 우의를 덮고 자는 것까지 관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카메라는 GOP 병사들의 근무 태도도 감시한다. “GOP 병사가 적군을 경계하는 게 아니라 간부의 순찰을 경계한다”는 일각의 비판은 옛말이다.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8월 4일 ◇◇소초 병사들이 소초장에게 근무 투입 신고를 한다.



3/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목록 닫기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댓글 창 닫기

2020/03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