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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성매매특별법 10년…어둠의 거래는 계속된다

대담 - 성매매, 범죄인가 노동인가

“몸 사고파는 건 인권 침해”
“몸 아닌 ‘성적 서비스’ 파는 것”

  • 패널 : 강월구 사미숙 사회·정리 : 김진수

대담 - 성매매, 범죄인가 노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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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성매매, 범죄인가 노동인가
사미숙 인신매매와 성매매의 관련성은 어느 기관에서 뭘 토대로 통계를 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지지’의 자료에 따르면, 인신매매와 성매매는 큰 관련성이 없어요. ‘지지’는 2005년부터 경기 평택시의 쌈리 집창촌 여성들과 연대해왔는데 특별법 제정 당시 그곳 성노동자들이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라는 조합을 만들었어요. 국내 초유의 일이었죠. 그래서 성산업인(업주)들과 노사협약을 맺고, 스스로 노동조건을 정했어요. 이를 토대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가입을 신청했는데, 거부당했죠. 하지만 민성노련은 일반의 편견과 달리 업주가 성노동자를 감시하고 억압하는 관계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업주와 성노동자가 협상할 수도 있는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그만큼 성노동자들에게도 조직적인 힘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임파워링(empowering)해서 억압적 구조를 깨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몸과 성을 판다는 건 반(反)성매매를 외치는 이들의 표현일 뿐, 정작 성노동자들은 몸을 판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몸을 팔았다면 몸이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신체를 이용하는 모든 육체노동자는 그럼 몸을 파는 것 아닌가요? 성노동자는 성적 서비스를 파는 겁니다. 그리고 성 상품화 문제는 성매매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녜요.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어요. 결혼 시장에서 여성의 섹시함을 따지는 건 성 상품화 아닙니까. 유독 성매매만 타깃이 되는 건 직접적인 성교가 이뤄지기 때문이겠죠. 저는 그런 성도덕의 이중성이 되레 문제라고 봐요. 일부일처제 이성(異性) 결혼제도 테두리 안의 성만 깨끗하고 그밖의 것은 추하다고 낙인찍는 성적 엄숙주의 말이죠.

강월구 성매매 여성의 일에 대해 더럽다, 추하다고 생각진 않아요. 다만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하게 됐을 때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에 문제라는 거죠.

합법화와 비범죄화

사회 그렇다면 출장마사지, 전화방, 오피방, 키스방, 귀청소방 등 각종 신·변종 업소를 통해 소규모로 이뤄지는 성매매와 유사 성행위, 즉 집창촌 밖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강월구 초지일관 강조하고 싶은 건 특별법이 제대로 집행돼야 한다는 겁니다. 경찰인력을 얼마나 투입하느냐에 따라 단속 건수가 항상 달라질 수 있고, 법 집행 또한 느슨하다보니 신·변종 업태가 더 활발히 등장하는 것이므로 무엇보다 법 집행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 방안이 있을 텐데, 일례로 현행법상 성매매는 불법이므로 그에 따른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데, 그것도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성매매가 지속적으로 벌어진 건물의 소유주에게 해당 사실도 수시로 통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인 만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범람하는 성매매 관련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차단 작업을 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합니다.

사미숙 신·변종이란 용어 자체가 나쁜 건 아니죠. 다만 이 말에 이미 낙인이 찍혀 있다고 봐요. IT 발달에 따라 많은 산업 분야에서 업종, 업소가 변화하는데 언론은 꼭 성산업 분야에만 신·변종이란 표현을 씁니다. 저는 성매매가 일상으로 파고들기 때문에라도 하루빨리 비범죄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집창촌보다 개별적이고 고립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매매가 성노동자에겐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죠. 성구매 남성에게 어떤 일을 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어요. 이미 자신이 범죄자이기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할 수 없죠.

그 때문에 성노동자가 원하는 건 국가가 엄격히 통제, 관리하는 독일식의 규제적인 성매매 합법화가 아니라 뉴질랜드식의 성매매 비범죄화입니다. 독일식 규제주의(관련법은 존재하되, 그 법 테두리 안에서 일정 부분 성매매를 허용하는 제한된 금지주의)를 택하면 합법화돼도 신상 기록이 남기 때문에 스스로 자영업자가 되길 원하는 거예요.

지난해 대만이 성매매를 합법화했는데, 그곳 성노동자들이 원래 대만 정부에 요구했던 건 2~3명이 한 집에서 기거하며 자영업을 하는 거였어요. 그래야 정보 공유 및 안전 문제가 해결되니까. 그렇게 나름의 생존방식을 찾았음에도 대만 정부는 결국 특별구역을 지정함으로써 독일 방식을 따랐어요.

스웨덴 모델을 보는 시선

사회 일각에선 ‘제한적 공창제’를 허용하자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몇몇 국가에선 공창제를 실시하는데요.

사미숙 그게 독일식 규제주의죠. 저는 반대합니다. 전면적인 성매매 합법화가 이뤄져야죠. 독일 성노동자들에 따르면, 행정당국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관련 정책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해요. 또한 일정한 테두리 내에서 성매매를 하라면 거기서 배제되는 자발적 성노동자도 생기고 국가가 특별히 관리를 하는 만큼 계속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어요. 국가가 통제하고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정책인 만큼, 성노동자로선 환영할 수 없는 거죠.

강월구 제한적 공창제는 여성단체에서도 반대합니다. 물론 ‘지지’ 측과 이유는 다르지만. 제아무리 안전장치를 잘 갖춘다고 하더라도 성을 돈 주고 산다는 행위 자체가 폭력적인 것이므로 성매매 여성이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기 힘들다고 봐요. 공창제는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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