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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폴리페서, 텔레페서, 커미션페서…

  • 김정인 | 춘천교육대학교 교수 redpeng66@daum.net

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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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학문 연구가 제대로 될 리 없고 재미가 날 리도 없다. 차라리 교수직을 그만두고 정치의 장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낫다. 자신의 지식과 견해를 정치에서 펼치고 정치 프로로서 책임도 진다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그러나 이들은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친다. 정치를 하든 학문을 하든 무엇 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정치 쪽에서 잘 안되면 다시 교수노릇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 이전엔 주로 보수 성향 교수들이 보수 정권과 야합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후엔 진보 성향 교수들이 진보 정권에 발을 담그거나 편향적 목소리를 내는 것도 문제가 됐다. ‘정권의 홍위병’ 논란이 또 교수 사회를 병들게 했다. 다른 일군의 교수들은 이도저도 아닌 채 학점을 남발하고 적당주의, 온정주의, 보신주의로 일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대충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교수의 지위나 누리며 살자는 쪽이다.

어용교수의 전성기가 박정희 정부 시기였다면, 폴리페서의 전성기는 노무현 정부 시기였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른바 ‘코드’가 맞는 교수들이 정부 내 부처와 위원회에 적극 기용됐다. 교수신문은 “노무현 정부를 ‘교수 참여 정부’라고 표현해도 그리 지나치지 않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독재 권력이 사라지고 민주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독재 미화라는 꼬리표를 단 어용교수란 말은 사라졌지만, 그 어용적 행태는 폴리페서란 이름으로 반복됐고, 교수의 정치 참여를 둘러싼 폴리페서 논쟁을 낳았다.

‘교수신문’이 2013년 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폴리페서 논쟁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교수들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교수의 무분별한 정치 참여’를 꼽았다. 지식인으로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73.6%가 정치권력과 자본을 꼽았다. 폴리페서 행태와 대학 자율성이 상충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지금도 녹록하지 않다.

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한 대학의 강의실.

적폐를 관행이라 우겨도 침묵



2014년 7월을 달군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 인사 청문회 파동은 정치와 학문에 양다리를 걸친 무책임한 어용교수, 즉 폴리페서의 존재를 새삼 확인해줬다.

이 청문회가 진행될 때 우리나라 대학교수들은 어떠했는가. 장관 후보자는 마땅히 청산 대상이 돼야 할 교수 사회의 적폐를 관행이라 우겼다. 대학교수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도 가만히 있기만 했다. 이들은 교수 사회의 부조리를 없앨 의향이 없다. 또 현실이 어떠하든 거기에 투항하고 순응해 기득권을 지키고자 한다. 이것이 이 시대 교수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교수들에게도 권리만 있던 옛 시절이 더 좋았다. 권력발(發) 대학 개혁 후 교수는 계약임용제와 성과연봉제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교수 철밥통 시대가 끝났고 빈익빈부익부 시대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교수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갑 중의 갑이다.

그간 황우석 사태를 비롯해 각종 논문 의혹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그때마다 교수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교수 사회는 이를 성찰할 겨를이 없다. 경쟁 문화에 적응하기에 급급했다. 여기저기서 ‘교수는 자영업자’라는 한탄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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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 춘천교육대학교 교수 redpeng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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