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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폴리페서, 텔레페서, 커미션페서…

  • 김정인 | 춘천교육대학교 교수 redpeng66@daum.net

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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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1981년 학내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대학생들.

성과가 돈과 정교수 직위로 환산되는 낯선 경쟁 문화 속에서 오히려 ‘적폐의 관행화’가 이뤄졌다. 남의 논문 표절, 자기 논문 표절, 제자 공 가로채기는 물론이고 부끄럽게도 성추행, 임용비리, 횡령 같은 범죄조차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관행이 돼버렸다. 교수들은 부도덕한 ‘관행’에 힘입어 업적 쌓기에 몰두하는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다. 소통을 전제로 한 학문공동체란 말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교수의 자정능력 부재 속에 수십 년간의 적폐와 경쟁 문화가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 부와 권력과 명성을 좇는 일이 당연시됐다. 권력을 좇는 폴리페서에 이어 돈을 좇는 커미션페서(기업 사외이사 등 각종 영리활동을 통해 부수입을 많이 올리는 교수·commission과 professor의 합성어), 명성을 좇는 텔레페서(television과 professor의 합성어)가 양산된다.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 인사 파동에서 드러난 적폐가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수 사회라는 집단의 문제라는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교수 사회는 다른 문제로도 흔들린다. 1월 교육부는 대학 구조 개혁안을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를 전제한 것이기에 대학과 교수 사회가 받는 압박은 유례없는 것이었다. 대학마다 교육부가 제시한 평가기준을 충족하고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극단의 상황에 몰린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런 일들로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진 교수들은 4월 세월호 참사로 또다시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일부 교수들은 참회문을 내놓았다. 성균관대 문과대학 교수들은 ‘우리는 스승이 아니었다’라는 선언문에서 “이미 사회 곳곳에서 침몰의 징후가 보이는 비리와 모순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승진, 성과급 따기, 연구비 수주 등에만 집착하며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도 공동성명에서 “지성의 전당이어야 하고 인재 양성의 산실이어야 하는 대학의 교수로서 과연 얼마나 제자리를 지켜왔는지 되짚어본다”라고 했다.



다행히도 요즘 들어 교수 사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진다. 6월 교수들은 대학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연구하고 올바른 해법을 마련하고자 한국대학학회를 창립했다. 희망의 조짐이 보이는 건 반가운 일이다.

反개혁 ‘슈퍼 甲’ 대한민국 대학교수
김정인

1966년 서울 출생

서울대 역사교육과 학사, 국사학과 석·박사

춘천교육대 사회과교육과 부교수

저서 : ‘1960년대 근대화 정책과 대학’(논문)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대사’(공저)


하지만 부조리는 대학 안에 너무 많이 쌓여 있다. 대학 밖에서의 자극과 압박보다는 교수 사회의 자정 노력이 더욱 시급한 이유다. 그러나 교수들에게 스스로를 개혁하고 대학을 바꿀 동력이 남아 있을까. 솔직히 암담하다.

신동아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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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 춘천교육대학교 교수 redpeng6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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