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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당일 朴 대통령 동선(動線) 놓고 김기춘(비서실장)-이정현(홍보수석) 대립

청와대 관계자가 전하는 세월호 秘스토리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침몰 당일 朴 대통령 동선(動線) 놓고 김기춘(비서실장)-이정현(홍보수석)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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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대통령 수사해본들…”

박 대통령이 사고 당일 대책본부에서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일부에선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제대로 보고받았는지 의문이다. 딴 일에 신경 쓴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통령은 당일 오후 3시 30분이 돼서야 비서실 서면보고로 ‘구조인원이 166명뿐인 대형 참사’라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책본부를 찾은 것이다. 이 무렵 대통령에게 올라온 보고서들은 주로 생존자-피해자 ‘집계’에 관한 내용들이었다(※이날 박 대통령에게 올라온 22차례 보고서의 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엔 ‘CC-TV 확인 같은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정확한 집계가 가능하다’ 식의 보고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당일 청와대 측이 해경에 사고해역 영상정보를 계속 요구했으나 확보하지 못한 점을 보여주는 녹취록이 국회에서 공개된 바 있다). 대통령은 국가기관이 올리는 공식 보고를 보고 판단하는데, 사고 당일 늦게까지 그 보고들이 그리 종합적이지도 정확하지도 않았다. 큰 숫자도 계속 틀리는데 말 다했지…. 아이들에게 ‘그냥 앉아 있으라’고 방송했다고는 상상도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갖고 마치 큰 의혹이 있는 양 한다. 사고 정보를 충분히 알게 된 지금의 시각으로 당시 상황을 재단해선 안 된다.”

이 관계자는 “사고 당일 해경이 배가 가라앉기 전에 헌신적으로 구조활동을 벌였다면, 또 집계만 정확히 했다면, 정부를 향한 비난은 상당히 줄었을 것이다. 그런 아쉬움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가족 측에 수사권·기소권을 주는 문제와 7시간 미스터리를 엮어 “대통령과 청와대를 수사한다고 해서 나올 게 뭐가 있나. 대통령은 수시로 보고받았고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으며 대책본부를 방문했다. 사실과 다르게 보고가 올라오는 건 대통령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최대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 기조는 수사권·기소권 문제는 국회가 입법으로 결정할 일로 대통령이 이 일로 유가족 측을 면담하는 것은 힘들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철옹성 안에 계신 분”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참사 당일 7시간 동선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하자 일부 언론과 네티즌은 박 대통령의 일정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정을 비교했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대별 일정을 세세히 공개하는 점, 박 대통령보다 훨씬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이들은 “청와대 공개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겐 아무런 공식 일정이 없는 날도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일정이 많다고 꼭 좋은 게 아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한국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보다 결정해야 할 게 더 많다. 거긴 분권이 잘돼 있지만 우린 대통령이 일일이 결재해야 한다. 또 대통령에겐 참고해야 할 수많은 보고서가 올라온다. 대통령은 결정을 앞두고 혼자서 깊이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일정이 많으면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주변에 대해 잘 아는 여권 한 관계자의 설명은 좀 다르다.

“의원들은 동료 의원과 연락이 잘 안 되면 짜증을 낸다. 하지만 과거 박근혜 의원에 대해선 이런 일로 전혀 불평하지 않았다. ‘당연히 연락이 안 되는 분’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제왕적 총재’라는 이회창조차, 심지어 대세론이 한창일 때도 두드리면 열렸다. 측근 그룹인 함덕회를 통해 이회창의 사생활 정보가 줄줄 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유력 대선주자일 때도, 여성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철옹성 안에 계신 분’으로 통했다. 일과 생활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외부인은 전혀 모른다. 물론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일을 잘해서 정권을 창출하긴 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런 스타일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월호 선체 인양 문제는 조만간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조심스럽게 대비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돌발 사건이 발생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9월 4일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계에 도달한 후에는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렵다. (…) 수색의 대안으로서 인양을 고려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기술적 검토를 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처음으로 인양 검토를 시사한 것이다.

김 차관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내부에서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차관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꺼낸 건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수색상황에 비춰보면 남은 실종자들은 조류에 떠내려가지 않고 배 안에 있을 확률이 높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수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종자를 더 찾지 못하면 어느 순간 배를 인양해 실종자를 찾아낼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63빌딩이 해저에 누운 셈이라고 보면 된다. 거기에 물이 차 있고 흙이 계속 들어온다. 엄청 무겁다. 인양에 1000억~2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배를 끌어올려본 경험이 없다. 실제 작업에 들어가면 얼마나 많은 국가예산이 투입될지 모른다. 유족이 요구하면 인양해야겠지만 스웨덴과 미국 하와이 사례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1994년 발트 해에서 대형 여객선 에스토니아 호가 침몰해 852명이 희생됐다. 스웨덴 정부는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한 끝에 실종자 수색과 인양을 모두 포기했다. 1941년 일본군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공습으로 전함 USS 애리조나 호가 침몰하자 미국 정부는 이 배를 물속에 그대로 둔 채 그 위의 해상에 추모관을 설립했다.

여권 관계자는 “20만 원 기초연금, 영유아 보육지원금 등 복지예산 확대로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담뱃값과 지방세 인상도 이와 맞물린다. 이런 청와대로선 막상 세월호 인양 시점이 다가오자 이 일에 막대한 금액의 국고를 쏟아 부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으니 ‘유가족 의견에 따르겠다’며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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