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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대한민국 건설의 최전선을 가다

‘땅 다지고 구멍 뚫기’세계 최강 전문건설업 신화 일궜다

동아지질 이정우 대표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땅 다지고 구멍 뚫기’세계 최강 전문건설업 신화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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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은 국민복지 기여 산업

▼ 해외 사업을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문제다. 해외공사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단기간에 키울 수 없다. 보통 3, 4년은 가르쳐야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다. 그런데 기껏 쓸 만하게 키워놓으면 대기업에서 쏙쏙 빼간다. 힘들게 키운 인재를 빼앗기는 내 기분이 어떻겠나. 우리가 대기업보다 월급을 더 줄 수 없으니까 뺏길 수밖에 없다. 인간적으로만 풀기엔 쉽지 않다. 청와대에서 마련한 기업인 모임에 참석해 직접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전문건설업계의 해외 진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정부 때 내가 해외 파견 기능 인력에 대해 세금감면 한도를 높여달라고 요구해서 어느 정도 올리긴 했지만 더 올려야 한다. 보증제도도 문제다. 4000억 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면 선급금 보증 400억, 계약보증 200억, 하자보증 200억 등 800억 원을 보증받아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우리 회사도 어려운데 다른 전문건설업체는 얼마나 어렵겠나. 능력이 있으면 작은 회사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다른 전문건설업체들에 조언한다면.

“자기만의 기술을 갖고 해외로 나가야지 그러지 않으면 실패한다. 기술이 있으면 자연히 해외 현지에서 자기들과 손잡자 하는 건설업체가 생긴다. 그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 대표는 전문건설인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아무나 건설업을 하고 있다. 적어도 왜 건설업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건설인이 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어떤 기업도 발전할 수 없다. 현실은 어떤가. 국민에게 건설업은 자기네끼리 담합해서 국민 세금을 도둑질하는 사람들, 돈만 떼먹는 사람들이란 인식이 높다. 반성해야 한다.”

그는 “건설업체가 없으면 우리 사회는 지탱이 안 된다. 건설도 복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하철을 연장하고, 도심 침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건설 사업은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건설인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며 건설인들의 의식 변화를 촉구했다.

다양한 사회사업 전개

▼ 43년 동안 경영을 하면서 가장 큰 위기가 있었다면.

“1997년 외환위기 때 원도급사 2곳이 동시에 문을 닫는 바람에 당시로서는 큰 금액인 60억 원을 부도 맞았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였지만 경영인으로서 새로 눈을 뜬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20%를 반납했다. 그렇게 아낀 돈이 6억 원이나 됐다. 또한 직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던지 그해 순수익이 60억 원이 넘었다. 그 고마움을 어떻게 보답할까 생각하다 주식을 상장할 때 직원들이 반납했던 월급을 전부 액면가로 나눠줬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이 한때 2만 원도 넘었으니까. 당시 주식을 받은 직원들은 다 준재벌이 됐다.(웃음)”

그는 직원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 다니며 박사학위 받고 기술사 시험에 합격한 직원이 많은 이유다. 대학교수가 된 직원도 있다고 한다. 해외 현지 직원을 위해 국내 초청 교육연수도 한다. 올해도 베트남 지사에서 근무하는 2명을 초청해 연수시킬 예정이다. 노동부가 조사한 통계에서 이직률이 가장 낮은 회사로 나타난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대표는 지난해 창립한 (사)미래건설포럼 상임공동대표를 맡았다. 회원이 3000명이 넘는 부산지역 최대 건설인 모임이다.

“단순한 건설인 친목 모임이 아니라 건축, 환경,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부산의 지역 발전을 고민하는 모임이다. 건설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시민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고, 부산 지역을 보다 아름답고 편리하고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도 한다. 시민과 호흡을 함께하는 기업이 되자는 운동을 전개해갈 생각이다.”

또한 그는 지적장애우를 위한 복지재단 ‘동지’와 노인복지재단 ‘경헌복지재단’을 설립 운영한다. “직원들도 월급에서 1만 원에서 3만 원씩 기부하는 등 동참해 더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사회사업을 하나 더 하고 싶은 게 있다. 정말 똑똑한 아이를 후원하는 일이다. 천재 한 명을 잘 키우면 우리 국민 10만, 100만 명이 먹고살 수 있는 걸 만든다지 않는가.”

‘인간존중’을 추구하는 그의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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