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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인정, 칭찬, 신뢰하고 의심, 비교, 기 싸움 말라

위기의 ‘중2병’ 종합처방전

  • 이진아 | 브랜드-유 리더십센터 소장 www.buleadership.com ‘중2병 엄마는 불안하고 아이는 억울하다’ 저자

인정, 칭찬, 신뢰하고 의심, 비교, 기 싸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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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6 공부 스트레스

대한민국에서 성적 문제에서 자유로운 청소년은 없다. 좋든 나쁘든 누구나 최대의 관심사는 성적이다. 부모는 ‘공부엔 관심 없고 다른 일에만 신경 쓴다’고 나무라지만 과연 그럴까.

모든 일의 우선순위를 성적에 두는 아이도 있고, 핑계를 찾아 유학이나 자퇴를 요구하는 아이도 있다. 공부는 안 해도 성적에 대해선 짜증내기도 하고, 매번 시험을 망치면서도 ‘중학교 3학년 때, 고등학교 때 잘하면 된다’고 자위하는 스타일도 많다. 영어, 수학만 잘하면 된다고 말하면서 정작 해당 과목 성적이 안 좋아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 아이도 있다.

부모는 성적에 가장 큰 관심을 갖지만 중2병에 걸린 아이들은 뜻밖에도 성적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다. 아이들에게 공부와 성적은 걱정거리임엔 틀림없지만, 그냥 일상일 뿐이다. 다시 말해 새로울 일 없는 즐겁지 않은 삶이란 뜻이다. 이러니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중요한 건 성적이 좋은지 나쁜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행복한지, 행복할 수 있는지다. 부모 스타일이 아니라 아이들 스타일에 맞게 공부하고 자신을 책임질 기회를 주자.



유형 7 진로 고민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큰 관심을 갖는다. 그저 먹고사는 문제에 얽매인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사회와 부모가 꿈을 가져야 한다고 외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고민한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고민이고,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도 고민이다. 꿈을 가진 친구를 부러워하고, 꿈은 단지 꿈일 뿐이라고 현실과 타협하기도 한다. 무작정 연예인이 되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라도 자기 미래와 진로에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일이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이들을 지지해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과 진로 워크숍을 하거나 상담을 할 때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대부분 ‘다른 애들은 꿈이 있는데, 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부모도 동일하다. 나는 단숨에 그들의 고민을 사라지게 해준다. 그저 한마디 말로 말이다. 이렇게 말해준다. ‘지금 꿈 없어도 괜찮아. 어차피 꿈 가진 애들도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훨씬 큰데 뭐. 딱 한 가지 꿈만 꾸다가 그게 안 될 때 걔네들의 실망감이 얼마나 크겠니? 근데 넌 실망할 일이 없잖아’라고 말이다.

이 대답에 황당해하며 그들이 묻는다. ‘그럼 꿈이 없어도 돼요? 그럼 전 나중에 커서 뭐해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점쟁이야? 단지 내가 아는 건 그런 걸 고민할 시간에 너 자신에 대해 고민하라는 거다. 네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하는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어떤 때 가장 즐거운지, 무엇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런 것들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저절로 꿈이 생길 거야.’

사실 열다섯, 열여섯 살인 그들에게 꿈이 있다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 취직을 한 서른 살 제자도 찾아와 ‘교수님, 전 꿈이 없어요’ 하는데 말이다.

아이들에게 꿈꾸라고 강요하지 말고 꿈꿀 시간과 자유를 좀 주자. 꿈이란 건 잘 때 꾸는 것 아닌가. 아이들 맘이 자는 것처럼 평화롭고 자유롭게 되도록 시간과 여유를 허락하자. 그래야만 꿈을 가질 수 있다.

유형 8 가정불화

문제 부모, 문제 가정은 있어도 문제 아이는 없다는 말이 있듯 대부분의 청소년 문제는 가정 문제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보금자리이고 안식처라야 하지만, 아이들에게 가정은 타임머신을 타고 간 조선시대이거나 잔소리의 온상이다. 이들에게 부모는 가식덩어리거나 부끄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말하는 가정불화란 아빠가 술 마시고 들어와서 집을 다 때려 부수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일상적인 부부싸움, 자녀들 사이의 비교, 형제간 갈등과 같이 우리 삶에 늘 따라붙는 일상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그걸 가정불화라고 한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매우 놀라웠던 건 대화를 시도하는 아빠를 싫어한다는 점이었다. 이유인즉슨, 아빠들의 대화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 훈계’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마음과 달리 아빠들은 대화할 줄 모른다. 대화를 어려워한다. 특히 아들과는 더 그렇다. 아이들의 말을 들으려하기보다는 더 좋은 얘기를 해주고 싶어 안달이다.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고장 난 라디오 같다’고 했다. 한 말을 자꾸 되풀이하는 일방통행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를 믿지 않으면서 ‘○○야, 엄마는 너를 믿는데 혹시 나쁜 짓 하지는 않지?’라고 하는 엄마들을 무식하고 재수 없다고 얘기했다. 가식적이라고 일갈했다. 부모는 단지 아이들 특성에 따라 자녀를 다르게 대한 것뿐인데 아이들은 차별을 느낀다. 이것이 그들에겐 벌로 느껴진다. 결국 그들을 속상하게 한 부모를 직접 벌주고 싶어 하는데, 그게 바로 반항이고 가출이고 일탈이다. ‘부모가 나를 힘들게 했으니 나도 부모를 힘들게 하는 거다. 이렇게 복수하는 거다’라고 입을 맞춘다. 놀랍지만 사실이다.

아이들이 걱정된다면 이제 그만 걱정을 접고 우리 가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녀를 대하는 나의 태도와 대화 방식은 어떤지, 그들의 말을 들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아이들 문제는 그다음이다. 가정 문제가 해결되면 아이들은 분명히 치유된다.

유형 9 게임·스마트폰 집착

아마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고 싫어하는 유형일 것이다. 게임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고, 휴대전화는 신체의 일부다. 학교에 지각하더라도 집에 놓고 온 휴대전화를 가지러 가야 직성이 풀린다. 남학생들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게임 생각만 하거나, 밤새 게임하느라고 학교에서 자기 일쑤다. PC방이 집보다 더 익숙하기도 하다.

많은 중2병 환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에 빠져 현실세계로 돌아올 줄 모른다. 밤 12시가 넘어 카톡과 문자를 주고받는 건 다반사다. 가끔 아침에 몰래 휴대전화를 훔쳐보면 새벽 4시에 카톡 문자가 와 있기도 하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이럴 때 우리는 아이들을 향해 뭐라고 해야 하는가.

아이들에겐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아이들은 게임과 문자 자체보다 그것을 통한 자기들만의 세계에 속해 있다는 자부심이 중요하다. 혹시 아이들의 카톡 내용을 본 적이 있는지. ‘ㅋ, ㅋㅋ, ㅎ, ㅎㅎ, 헐, 대박, 쩐다’가 대부분이라 화가 나거나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지. 우리에겐 이상한 나라의 문자이지만 그들에겐 이게 소통이다. 안타깝게도 그들 세계의 언어를 인정해줘야만 그들 세계로 입장하는 걸 허락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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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 | 브랜드-유 리더십센터 소장 www.buleadership.com ‘중2병 엄마는 불안하고 아이는 억울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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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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