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살리기
남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는 주문을 자주 했다. 그런 그에게는 늘 ‘소장 개혁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광역단체장이 된 지금, 그는 과거 자신의 발언을 얼마나 실천에 옮길까.
▼ 연정과 협치가 잘 이뤄지려면 도의회, 특히 야당 의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남경필 지사는 즉답 대신 점퍼 호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제 휴대전화에 도의회 의원들 전화번호가 모두 저장돼 있어요. 의원들도 제 전화번호를 모두 알고요. 저녁에 약주 한잔 하고 제게 전화하는 의원이 많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더 자주 전화를 해요.”
▼ 연정과 협치가 시너지를 내려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텐데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경기도에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돼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지식 기반 일자리와 문화관광 분야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 일자리 창출 외에 경기도가 당면한 다른 현안으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도민들이 제게 남북 격차 해소와 교통 문제를 많이 호소합니다. 경기 북부가 크게 낙후한 것은 도로와 철도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올해부터 북부 쪽 인프라를 까는 데 많은 예산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경제는 심리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하죠. 그래서 북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징적 조처로 경제투자실도 북부에 두고, 일주일에 하루는 제가 직접 북부청사에서 집무할 계획입니다.”
▼ 선거 때 내건 공약은 잘 이행하고 있습니까.
“공약 이행 추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가고 있어요.”
▼ ‘따복마을(따뜻하고 복된 마을 만들기)’ 공약이 특히 기억에 납니다.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우리 사회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입니다. 지금보다 육아와 보육시설이 부족했던 과거에 예닐곱씩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었던 것은 마을 공동체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죠. 엄마들의 자치활동으로 공동체가 활성화한 수원의 한 아파트를 가 봤더니 셋째를 낳은 가정이 많더라고요. 공동체 복원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 이론과 실제가 다르듯, 공약과 현실은 좀 다르지 않던가요.
“그런 면이 있어요. 선거 때는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면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것으로 봤는데, 마을공동체 사회운동을 하는 분들을 만나보니 ‘관 주도로 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민간이 주도할 테니 관은 지원을 하라고요. 선거 때 따복마을 6000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사업을 내실화해서 지역 특성에 맞게 맞춤형 지원을 하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빅파이 프로젝트
따복마을과 함께 남 지사는 도민과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빅파이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한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공공 데이터를 개방해서 누구나 빅데이터를 활용토록 하는 것입니다. 데이터는 원석과도 같아요. 원석을 잘 가공하면 값진 보석이 되듯, 데이터도 마찬가집니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은 곧 권력을 나누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요. 독점하지 않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경기도가 보유한 데이터 가운데 사회적 이견이 없는 것부터 공개해 나갈 겁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터를 어디까지 공개할 것이냐에 대한 규범을 만드는 논쟁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데이터는 쌓여 가는데, 공개 범위와 활용에 대한 규범이 아직 세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거든요. IT 적응력이 가장 빠른 경기도에서 빅데이터 공개와 활용에 대한 세계표준을 만들어나갈 겁니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32.4%를 생산하는 대한민국의 맏형과도 같은 지역이다. 인구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1년 예산도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제일 많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 축소판 같은 경기도정에 연정과 협치로 통합의 정치를 뿌리내려,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경기도가 한국은 물론 세계의 모범, 전범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연정과 협치, 소통과 상생으로 경기도정을 변화시키고 혁신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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