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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의 여기는 청와대

휴가도 혼자, 명절도 혼자 보고픈 조카도 안 만나

박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

  • 동정민 │채널A 청와대 출입기자 ditto@donga.com

휴가도 혼자, 명절도 혼자 보고픈 조카도 안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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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환, 김현철, 홍삼트리오

휴가도 혼자, 명절도 혼자 보고픈 조카도 안 만나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낸 경남 거제 저도에서 찍은 사진.

박 대통령은 두 동생 외에도 친척이 많다. 5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제와 사촌, 이복남매를 포함해 1남 3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난 육영수 여사의 형제와 사촌 등이 있다. 1979년 이전 청와대에 있을 때는 이들이 수시로 청와대로 들어와 함께 식사를 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온 이후에도 이들 중 일부와는 계속 연락하며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고모와 삼촌 중에는 친소 관계가 경우에 따라 조금 달랐다. 박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박무희 씨의 손자 2명은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죽이고 자살한 것. 이들은 대통령과 전혀 교류가 없던 이들이라고 한다. 반면 가수 은지원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누나인 박귀희 씨의 친손자로 대선 과정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박 대통령의 한 지인은 “외가 쪽은 다들 결혼도 잘했고, 원래 집안에 돈도 좀 있어서 괜찮았는데 친가 쪽은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이 많았다. 아버지 기일에도 오지 않던 사람들이 박 대통령이 유력한 정치인으로 떠오르자 하나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역대 대통령 가족을 떠올리면 좋지 않은 기억이 많다. 형이나 아버지의 권세를 활용해 전횡을 저지르거나 비리로 재임 중 구속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때는 동생 전경환 씨가 구설에 많이 올랐다. 새마을운동협회 중앙본부 회장을 지낸 전씨는 결국 노태우 정부 때 구속되기도 했다.



윤여준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영부인인 이순자 여사에게 ‘전 회장이 시중에서 말이 많다고 전달하며 그대로 두시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이 여사가 화를 내더라. 당시 장남 전재국 씨에게도 ‘당신 삼촌이 심각한 문제인데, 아버지가 임기를 편하게 못 채울 수 있다’고 말하자 재국 씨는 ‘아버지는 삼촌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회고했다. 김운용 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전경환 씨가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으려고 문화체육부 장관을 앞세워 나를 쫓아내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휴가도 혼자, 명절도 혼자 보고픈 조카도 안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인 9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청와대 경내에서 찍은 사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도 정권 당시 실세였다. 현철 씨는 아버지의 대선 당선에 기여한 뒤 1996년 15대 총선 때 여론조사와 선거 전략을 주도하며 정치에 깊숙하게 개입했다. 그러나 정권 말기인 1997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홍일·홍업·홍걸 세 아들의 이른바 ‘홍삼 게이트’로 아픔을 겪었다. 차남 홍업 씨는 이용호 게이트, 홍걸 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되는 등 세 아들 가운데 두 명이 권력형 비리로 대통령 재임 시절 구속됐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가 대통령 재임 시절 인사개입설로 구설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이 노씨에게 인사 청탁한 것에 대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형을 두둔했고 자존심이 상한 남 사장은 자살했다.

역대 대통령은 명절에 자식과 손자·손녀와 함께 청남대나 진해 해군기지, 저도 등지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가족을 아끼고 사랑했던 대통령들은 역설적이게도 가족들의 스캔들에 직격탄을 맞고 레임덕에 시달렸다. 역대 대통령 모두 친인척 스캔들로 힘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생들과 철저하게 거리를 뒀다. 지난해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 지만·근령 씨는 대통령과 관련된 행사에 일절 나타나지 않는다.

“인사 관여 불가능”

그럼에도 지난해 청와대는 한 주간지가 “박지만 씨가 ‘최태민 목사의 전 사위 정윤회 씨가 자신을 미행한다’고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항의를 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이후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언론 보도 이후 박지만 씨와 박 대통령의 오랜 보좌진 3인방(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갈등설이 흘러나왔다. 한바탕 난리를 치른 끝에 사실이 아닌 쪽으로 굳어졌지만 권력 암투라는 흥미로운 소재 속에 세간의 입방아는 커졌다.

게다가 군 관련 인사가 있을 때마다 육사 출신의 지만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들은 지만 씨가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들 말한다. 지만 씨는 한선교·윤상현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등 정치인 친구가 많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만 씨가 평소 정치인을 만나는 것조차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취임 후 한 지인이 지만 씨에게 인사를 부탁하자 “내가 누나한테 이야기하면, 될 것도 아예 안 될 텐데…”라며 거절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지만 씨는 조용히 사업에 전념하고 부인 서향희 씨도 올해 둘째 아들을 낳은 뒤 집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령 씨는 박 대통령을 비방했다가 무고 혐의로 구속된 남편 신씨가 출소한 이후 그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사찰을 돌아다니며 강연도 하고 박정희·육영수 탄신제 등을 지내왔다고 한다. 신씨는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공화당과 같은 이름의 당을 만들어 총재를 맡았다.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가 40일간 단식한 이후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며 단식 이벤트를 벌이는 등 정치적 활동을 계속한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실 내 특별감찰반이 담당한다. 당연히 지만, 근령 씨 등 직계 가족이 집중 관리대상이다. 청와대는 상당히 강도 높은 관리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만, 근령 씨도 사적으로는 “너무 감찰을 세게 하는 것 아니냐. 특별감찰관까지 생기면 진짜 힘들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서향희 씨는 올해 1월 31일 설 연휴에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첫째를 나은 지 9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전화로 지만 씨 내외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전화통화에서 “조만간 한 번 가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이번 추석 연휴를 관저에서 보낸 것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박 대통령은 둘째 조카를 엄청나게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참고 있다. 만약에 추석 명절에 박 대통령이 지만 씨 부부를 관저로 불러 둘째 조카를 만났다고 치자. 그러잖아도 뚜렷한 근거도 없이 ‘만만회’다 뭐다 이야기가 많은데 말도 안 되는 의혹이 제기되지 않겠나.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도 매지 마라’는 속담처럼 그런 불씨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을 뿐이다.”

신동아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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