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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

미사일 탑재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는 핵추진 잠수함을!

‘방산(防産)한류’ 주역 대우조선해양

  • 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미사일 탑재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는 핵추진 잠수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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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갑’이 얇아 일본처럼 할 처지가 아니었는데도 김대중 정부는 그 논리를 도입해 현대에 잠수함 건조 기회를 줬다. 그리고 정가보다 20% 싸게 만드는 효과도 거뒀다며 만족해 했다. 그런 현대가 “더 이상 적자 건조는 못하겠다”고 나온 것이다. 수습에 나선 정부는 나머지 6척을 대우와 현대가 번갈아가며 정가에 가깝게 건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두 회사에 ‘KSS-3’ 또는 ‘장보고-3’으로 불리는 손원일급 다음의 잠수함을 공동 설계하게 했다.

그사이 대우는 2300t급인 DSME-2300을 설계해 세계시장을 두들기고 있었기에 3300t인 KSS-3 설계를 주도했다. 설계 경험이 없는 현대는 보조 역할을 했다. 정부는 1차 손원일 사업에서 배제됐음에도 강력한 추동력으로 세계 시장을 뚫은 대우를 인정해 KSS-3 1, 2번함 건조를 대우에 맡겼다. 최근 상세 설계를 끝낸 대우는 올해 말 한국 해군이 운용할 최초의 국산 잠수함 건조에 들어간다.

KSS-3의 가장 큰 특징은 잠대지(潛對地) 순항미사일을 쏘는 수직발사대 탑재다. 가장 유명한 순항미사일은 토마호크인데, 한국은 이와 유사한 ‘현무-3’를 개발했다. 잠수함용으로 개조한 현무-3 ○발을 쏘는 시설을 이 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KSS-3가 실전 배치되면 어느 나라도 한국을 쉽게 건드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공격하면, KSS-3가 그 나라 근해로 접근해 물속에서 미사일을 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관계자들은 KSS-3의 비닉성(秘匿性)을 더 높여야 한다며 핵추진을 거론한다. 핵추진 잠수함은 사람이 견뎌내기만 하면 작전수명 기간인 30년 동안 계속 잠항할 수도 있다. 부상(浮上)하지 않는 잠수함은 탐지하기 어려운데, 미사일까지 쏜다고 하면 상대는 큰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소형 원자로 ‘스마트’를 설계해놓았다. 이를 토대로 잠수함에 싣는 더 작은 원자로를 개발해 후기형 KSS-3에 탑재하자는 논의가 밀도 있게 진행 중이다.

호주와 말레이시아의 실패



계단을 올라가듯 1200→1800→3300t 식으로 잠수함 덩치를 키우며 국산화에 성공한 한국의 선택은 옳았다. 이는 호주 등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이 손원일급 건조에 나서기 직전 호주는 잠수함과 군함 건조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웨덴의 코콤스 사에 적잖은 돈을 주고 3000t 잠수함 콜린스의 설계도를 가져와 조립 건조에 들어갔다. 연속으로 6척을 건조하며 기술 자립을 이루기로 한 것이다. 부품을 만들 협력업체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그런데 완성된 콜린스는 큰 소음을 내는 등 기대한 성능을 내지 못했다. 그 탓에 후속사업인 군함 건조 등이 이어지지 못했다. 호주 정치권에서는 콜린스에 대한 투자의 적절성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호주 해군은 불만스러워하면서 콜린스를 운용한다.

말레이시아도 한번에 도약하려 했다. 해군력을 강화하려 프랑스에서 3000t급인 스콜피온 잠수함 2척을 직도입한 것. 그리고 큰돈을 들여 잠수함 운용술을 배워왔는데, 말레이시아 해군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프랑스 해군의 잠수함 장교를 고문관으로 태워 잠수함을 운용하게 됐다.

그러나 한국은 조선산업이 발전한 덕분에 목표한 대로 잠수함을 제작했다. 지금은 더 크고 좋은 잠수함을 국산화하려 한다. 해군은 단 한 번의 교육을 받고 장보고급을 운영했고, ‘퍼펙트 장보고’란 신화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잠수함 분야에서 한국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대상은 일본이다. 일본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기에 작은 잠수함을 건조한 후 무장과 장비를 보강하면서 조금씩 큰 잠수함을 건조해왔다. 일본은 잠수함을 수출한 적이 없기에 그 능력을 아는 나라가 없다. 미군도 잘 모르는 편이다. 이 잠수함으로 일본은 도련(島鍊)정책에 따라 태평양으로 나오는 중국 잠수함을 추적하고, 그 정보를 미 해군에 통보한다.

北, 탄도미사일 잠수함 확보?

중국은 핵보유국이라 핵무기를 싣는 전략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주력했다. 이 잠수함들은 덩치가 큰 데다 소음이 크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또 핵무기는 결정적인 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으므로 평상시 작은 위협에는 무용지물이다. 그 때문에 중국은 잠대지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면서도 소리가 작은 KSS-3와 같은 디젤 잠수함 건조로 돌아섰다.

상어급, 연어급 등 작은 잠수정을 건조해오던 북한도 잠대지 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확보하려는 분명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 4국은 상대의 실력은 알지 못한 채 ‘그날’에 대비해 자기 실력을 다듬고 있는 것이다. 이 경쟁에 한국이 뒤지지 않을 수 있었던 데는 손원일급 건조에서 버림받았음에도 잠수함 국산화에 이어 수출까지 해내며 참여의 기회를 만들어낸 대우조선의 공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이 만든 ‘방산 한류’의 기류를 증폭해 가야 한다.

신동아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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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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