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달라이라마 눈맞춤에 병마는 씻은 듯 사라지고…

티베트와 결혼한 한국 여인의 다람살라 5년

  • 가연숙 │‘달라이라마 마음의 고향을 찾아’ 저자, 인터넷 ‘가교(www.gayo.org)’ 운영

달라이라마 눈맞춤에 병마는 씻은 듯 사라지고…

3/4
“내가 항공료를 지원할 테니 티베트 민주주의 망명정부 수립 기념식에 함께 갑시다.”

2010년 8월 한국인법회가 열린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친견했을 때 달라이라마로부터 깜짝 제안을 받았다. 기자로서의 자부심이 일어난 순간으로 기억된다. 한국의 격동사와 유사한 경험을 한 티베트의 현대사를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불교계 기자로서 미약한 환경에 처한 탓에 막상 한국에는 티베트 망명정부 수립 50주년 행사를 크게 알리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큰 후회로 남는다.

9월 1일 오전 델리 공항에서 벵갈로르행 에어인디아 편에 오르자 달라이라마께서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다. 그 자리에서 오른쪽 무릎을 꿇고 달라이라마의 손에 경의를 표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비행기로 남인도 세라 사원으로 향했고 유럽연합(EU)의 내빈들이 초청된 기념식에서 주옥같은 사진을 촬영하는 영광을 누렸다.

“김치를 매일 맛보겠네요”

달라이라마가 자진해 정치적 지도자 직무에서 은퇴하고 민주주의 방식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3대 총리 시롭상상게 박사가 민주정부 총리직에 임명된 2011년 8월 8일. 티베트 망명정부가 반세기 역사를 딛고 민주주의로 도약하는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했다. 이날의 체험 역시 오랜 시간 내 몸과 마음을 전율케 하는 감동으로 회상될 것이다.



2010년 말 중동에서 시작된 민주화운동은 인권과 자유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실제인가를 방증했다. 재스민 혁명은 정권 교체를 수반하며 곳곳으로 확산됐고 마침내 중국으로까지 불씨가 번지며 지금 홍콩을 달구고 있는 우산혁명에 이르렀다. 일련의 민중봉기는 독재정권하에 만연한 부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였다.

그러나 여기 독재, 강압과는 반대가 되는 인물이 있으니, 국민 모두가 “떠나지 말아달아. 부디 우리 곁에서 숭고한 지도자로 머물러달라”며 말려도, 굳이 본인은 더 이상 머물러선 안 된다고 사양하며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내려놓은 이가 바로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다. 머무르고 떠남의 때를 잘 아는 지도자는 드물다. 간덴포당이라고 하는 티베트 정교(政敎)일치의 역사 370년은 오늘 14대 달라이라마에 이르러 완전한 민주주의 정부를 향한 개혁을 위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첫 해외 취재로 2010년 4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된 마음과생명연구소 주관 ‘이타주의 경제학’ 포럼에 참석했을 때, 달라이라마는 가던 길을 멈추고 물으셨다. “일본에서 왔소?” 긴장한 탓에 “아닙니다. 한국에서 온 기자입니다”라고만 답하고 말았다. 달라이라마는 의아해하며 한참을 생각하고는 “그렇군요”라고 답하고 가던 길을 가셨다.

한국에도 티베트사무소가 있지만 현재까지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동북아시아를 총괄하는 대표부는 일본 시부야에 있고 달라이라마는 1970년대 이후로 매년 일본을 방문한다. 최근 7월에야 한국에서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우려해 지금까지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이 성사되지 못했고 전망도 불투명한 현실이다. 몽골 방문을 위해 한국 항공편을 수속해야 했지만 이마저 거절당한 일도 있다.

달라이라마 눈맞춤에 병마는 씻은 듯 사라지고…

달라이라마의 법회를 취재중인 필자.



3/4
가연숙 │‘달라이라마 마음의 고향을 찾아’ 저자, 인터넷 ‘가교(www.gayo.org)’ 운영
목록 닫기

달라이라마 눈맞춤에 병마는 씻은 듯 사라지고…

댓글 창 닫기

2021/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