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동정민 기자의 여기는 청와대

어디서 어느 정상 만나든 “통일 지지 성명 부탁해요!”

朴대통령 외교행보 맥락 읽기

  • 동정민 │채널A 청와대 출입기자 ditto@donga.com

어디서 어느 정상 만나든 “통일 지지 성명 부탁해요!”

3/3
더 암울한 것은 내년 가을 총선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18년까지로 박 대통령보다 더 길어진다. 박 대통령이 자칫 한일 정상회담 한 번 못하고 임기를 마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나 안보, 사회 문화 등의 분야에서 한일 간 교류는 계속돼야 하지만 위안부 문제 해결 없이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박 대통령의 생각은 확고하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은 일본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한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 중 가장 험난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혐한(嫌韓) 기류가 거세지고, 우리 국민의 반일 감정도 그에 못지않게 커졌다. 일본 우익 ‘산케이신문’ 기사로 촉발된 갈등은 이런 양국 간 불신이 쌓인 결과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한일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재점화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은 한국보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 △일본은 한국, 중국과 멀어지는 것에 대비해 북한과 손을 잡을 것이다 △북한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돈줄이 끊기자 중국에 자원을 팔아넘기고 있고, 중국은 돈이 될 만한 북한 사업을 모두 끌어들이고 있다.

절반의 성공

이런 가설들은 남북관계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제공한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으면 북한이 미국, 일본, 중국과 가까워지고 한국은 소외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하지 않고서 미·중·일과 가까워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보상 악순환 고리를 끊고 싶어한다.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 본토에도 위협이 된다. 일본은 그런 미국의 반대에도 북한을 선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별로 없다.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하는 중국도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어기며 북한에 대규모 현금을 지원하거나 투자할 수 없다는 게 대통령 참모들의 판단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개성공단 국제화, 영유아 모자보건 지원, 비료 지원, 산림과 하천 공동 관리 등 많은 대북제안을 했다. 5·24조치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이 반길 만한 것들만 골랐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고,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어느 나라도 북한과 적극 손잡기 어렵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미들파워(중견국) 외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부산부터 북한,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등을 연결해 잇는 제2의 실크로드 프로젝트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는 이 프로젝트에 상당히 적극적이지만 결국 북한의 참여가 핵심이다.

미들파워 외교는 우리의 외교 위상이 경제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됐다.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고 저개발 국가에 새마을운동을 전수하는 등의 노력을 쏟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등을 놓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이해가 대립될 때 중재 역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큰 힘이 된다.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외교의 중요성을 체감한 박 대통령은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하고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등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일본 아베 총리는 더 막 나가고, 미국과 중국의 G2 경쟁이 심화하면서 박 대통령의 남은 3년 외교 환경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신동아 2014년 11월호

3/3
동정민 │채널A 청와대 출입기자 ditto@donga.com
목록 닫기

어디서 어느 정상 만나든 “통일 지지 성명 부탁해요!”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