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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가방’을 뒤지겠다고? ‘창조경제’ 위협하는 검열의 유혹

사이버 망명

  •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생각의 가방’을 뒤지겠다고? ‘창조경제’ 위협하는 검열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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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퍼스트 시대

세상의 변화는 무섭다. 미래학자 피터 힌센은 그의 책 ‘뉴 노멀’에서 지금까지의 변화는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혁명의 정점에서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시대에 진입한다는 말이다. ‘뉴욕타임스’ 전 편집국장 질 에이브럼슨은 “마감을 끝내고 한숨짓는 사이 세상은 벌써 저만치 달아난다”고 이 시대의 속도를 은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는 “디지털 퍼스트(디지털 우선 정책)의 숙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모바일 퍼스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탄한다.

지금 세계는 달라진 환경 아래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 위한 뜨거운 논쟁을 벌인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틈만 나면 “사생활은 죽었다(privacy is dead)”고 말한다. 사생활이 실제로 죽었다는 것이 아니라 사생활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의와 이를 보호할 새로운 차원의 법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과거의 법과 미래의 산업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핵심 화두이기도 하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다양한 논점이 형성되지만 최소한의 합의는 있다. 이런 변화의 과정이 민주주의의 축소가 아닌 민주주의의 확대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정보화하면서 거대 국가의 빅브라더 세상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양립시키려는 노력은 더욱 뜨겁다.

피터 힌센에 따르면 이제 인터넷 이후의 세대인 ‘디지털 원주민’이 사회에 뛰어들었다.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이주한 디지털 이민자와의 가치 충돌이 빈번해질 것임을 경고하는 수사다. 디지털 원주민에겐 특히 사이버상의 대화가 매우 본질적인 것일 수 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버추얼 네임(인터넷 아이디)’을 사용하며 어쩌면 그것이 ‘리얼 네임(진짜 이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지금은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글로 표현한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핵심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전 시대에는 거리에서 가방을 뒤졌듯이 이른바 ‘막걸리 보안법’이라는 말도 있었다. 술집에서 한 이야기 때문에 잡혀가는 일이 종종 벌어졌기 때문이다.

헌법적 가치에 도전

사람들이 남긴 이야기는 디지털 흔적이 된다.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심각한 명예훼손은 사후적으로 검증해 위법 여부를 가리면 될 일이다. 검찰의 모니터링 방침은 사전 검열에 해당한다. 이는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가정하는 행위이고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도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한국 특파원을 지낸 대니얼 튜더가 한 칼럼을 통해 한 제안은 이런 점에서 시사적이다. “어떤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는 조건 중 하나는 ‘국민’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대통령을 비판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그는 “만약 올랑드 대통령(프랑스)이 모욕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1유로씩 받아낸다면 그는 프랑스의 국가부채를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비판에 대한 한국의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돼 하나의 현상이 된 사이버 망명 사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나아가 표현의 자유와 디지털 경제의 상관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신동아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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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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