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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반도 통일? ‘홍익인간’에 답이 있다”

평화운동가 문현진의 ‘코리안 드림’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한반도 통일? ‘홍익인간’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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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 ‘홍익인간’에 답이 있다”

그는 “인류 역사의 풍경을 만든 것은 꿈꾸는 사람” 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자라면서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더 갖게 됐다. 내가 자랄 땐 동양 사람은 모두 중국인으로 생각할 때다. 집안의 내력과 한국 역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조국의 분단은 나와 분리할 수 없는 현실이다. ‘코리안’이라는 나의 답변에는 언제나 ‘어느 코리안인가?’가 따라붙는다. 나 또한 어떻게 답변할지 난감하다. 나는 남한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은 모두 북한 출신 아닌가.”

그는 책에서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썼다.

“아버지는 한반도 통일을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핵심적 토대로 봤다. 1991년 김일성 주석과 극적인 만남을 통해 북한의 문을 여는 길을 개척하셨다.”

그가 주도해 개최한 ‘2014 지구촌 평화 실현을 위한 지도자 대회’(9.29~30)에는 국내 통일 관련 단체를 거의 망라한 400여 곳이 참여했다. 통일부, 국회 통일미래포럼, 평화문제연구소가 후원했다. 그는 통일운동이 정부 주도에서 국민의 직접 참여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중의 힘이 역사를 바꾼다. 한민족의 역사는 우리가 만든다”는 것이다.

“사회 전반의 광범위한 협력구조는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기반이다. 분단된 민족을 하나로 통합하려면 핵심적인 정치, 경제 사안을 조율한 터 위에 거대한 사회 문화적 전환을 불러와야 한다. 성공적인 통일을 달성하려면 폭넓은 대중운동이 요구된다.”



그는 한국 전통의 대가족 제도의 효용을 강조한다. 개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코리안 드림은 홍익인간의 이념이 한국의 가족주의와 맺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 역사 속에서 발전해온 대가족 제도만큼 전적으로 헌신적 사랑을 추구한 제도를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어떤 종교든 보편 원칙 같아”

그는 충(忠) 효(孝) 열(烈)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 효, 열은 아주 놀라운 개념이다. 뛰어난 사람들만 보여준 미덕이 아니라 필부필녀가 실천한 것이다. 근대화가 시작되기 전 우리는 고결한 민족이었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홍익인간 철학에 대해 ‘위기 때 성인이 나타나는 게 보통인데, 이 나라는 성인들이 세운 곳’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충, 효, 열의 미덕은 우리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 지난 일이지만, 미군과 결혼한 한국 여성의 미국인 시부모들이 며느리의 행동에 굉장한 감동을 받곤 했다. 충, 효, 열은 우리가 어때야 하는지를 규정한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유산이다.”

그가 설파하는 비전은 ‘하나님 아래 한 가족(One Family under God)’이다. ‘한 하늘 아래 하나 된 세상’이라는 몽골의 꿈, 천부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낸 아메리칸 드림과 마찬가지로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을 이뤄내자는 것이다.

홍익인간이란 보편적 가치가 있었기에 외래 종교 수용에 거부감이 없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종교 전통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신문화를 더욱 폭넓게 발전시켰다고 그는 설명 했다. 그의 비전은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에도 닿아 있다.

“최제우는 단군의 천지인 사상을 기반으로 ‘사람이 곧 하늘이고 하늘의 마음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인내천 사상을 펼쳤다. 홍익인간의 세계,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인간으로서 존엄한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그런 이상적 세계를 지상에 실현할 것을 촉구했다.”

-불교는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동학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설파한다. 기독교, 이슬람교 등 일신교는 믿음을 통해 구원받는다. 이렇듯 다른데,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이 되겠나.

“그 질문에 대해 책을 한 권 쓸 수 있다. 내가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 어떤 종교이든 갖고 있는 보편적 가치와 원칙은 거의 똑같다. 종교는 창시자의 메시지를 해석하면서 점차 이를 제도화한 것이다. 교권이 생기면 그 틀 안에 갇히게 된다. 종교의 틀에서 벗어나 평화라는 실질적 선을 실천해야 한다.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이란 비전은 종교지도자에게 평화를 만들어내는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교단의 이익이 아니라 종교의 근본 가르침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이상주의자(idealist)냐고 물으려다 말았다. 그가 미리 자답(自答)해서다.

“냉소적인 이들은 ‘몽상가’라고 말할 것이지만, 인류 역사의 풍경을 만든 것은 꿈꾸는 사람이다.”

미국 최고 학부와 대학원에서 수학하며 민주주의 가치와 서양의 합리성을 몸으로 익힌 그가 홍익인간이라는 이상을 바탕 삼아 남북통일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기여하는지 지켜봐야겠다.

신동아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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