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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

내부고발자 쫓아내고 교육청 돈으로 재벌 행세

무소불위 사학권력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내부고발자 쫓아내고 교육청 돈으로 재벌 행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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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정년 교장

서울 양천구 K고 교장은 국내 초·중·고교 교장 중 최고령이다. 새해 78세가 된다. 교육공무원법에는 교장 임기가 62세로 규정됐지만 사립학교법에는 교장 임기에 대한 강제 규정이 없다. 4년 중임으로 제한되긴 하지만 설립자 본인이 교장이거나 ‘교육청 승인’을 받은 경우 나이 제한 없이 교장을 할 수 있다.

많은 사학이 ‘후자’ 조건을 이용해 ‘고령의 교장’을 자유롭게 고용한다. 2013년 유은혜 의원은 “법정 정년을 넘은 사립학교 교장은 전국에 99명이다. 그중 6명은 40년째 교장직을 수행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교육청, 관료계에서 퇴직한 후 사립학교 교장으로 옮겨가는 ‘올드 보이’가 많아졌다.

각 시·도 교육청은 별도 예산을 편성해 사립학교 교원 인건비를 보조 지원하지만 정년이 지난 사립학교 교장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도 교육청 대부분이 재단에 재정결함보조금 명목으로 일정액을 지원한다.

세금만으로는 100% 충당할 수 없는 ‘고령의 교장’ 임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사학에서는 교육비 빼돌리기도 서슴지 않는다. 2012년 한 사학재단이 지원받은 방과후 학교 운영비 예산 중 일부를 빼돌린 사실이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다. 당시 이 비용은 70대 교장의 임금 보조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 법정부담금 납부 안해

사학재단은 교직원의 국민연금·건강보험·재해보상보험·고용보험 등 학교 운영을 위해 법적으로 일부 부담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사학재단 법정부담금 납부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2013년 서울 시내 사학재단 134곳의 법정부담금 평균 부담률은 29%. 100% 납부한 곳은 26곳(19%)밖에 없고 7곳은 한 푼도 안 냈다. 법정부담금 납부 비율이 낮은 이유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사립재단이 납부하지 않은 법정부담금은 교육청 재정결함보조금 명목으로 충당된다.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교육청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사학 살림을 꾸리는 실제 운영비 중 재단에서 부담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정진후 의원이 2014년 9월 공개한 ‘전국 945개 사립학교 지난해 법인전입금·회계자료’에 따르면, 사립고 학교운영비 중 재단이 부담한 전입금 비율은 평균 1.7%에 그쳤다. 반면 교육청 지원금 비율이 52.8%, 학부모 부담금 비율이 37.8%에 달했다. 다음은 한 사립학교 교사의 말이다.

“우리 이사장이 한 해 내는 법정전입금이 500만 원도 안 되더라. 나도 1년에 500만 원은 낼 수 있다.

그 사람, 타고 다니는 외제차만 3대다. 부동산 재산도 상당하다. 의무도 지키지 않으면서 설립자의 자손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것도 아닌 돈을 펑펑 쓰고 다닌다. 코흘리개들 돈 받아 로열패밀리 행세를 하는 이사장이 너무 아니꼽다.”

★ 비리 제보자 해고·탄압

2012년 서울 성북구 동구마케팅고 국어교사 안종훈 씨는 서울시교육청에 학원 내부 비리를 제보했다. 이에 교육청은 동구마케팅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인사·회계·시설 분야에서 모두 17개 비위를 찾아내 관련자 12명을 징계했다.

1년 반 뒤인 2014년 9월, 안씨는 학교로부터 갑작스러운 ‘파면’ 통보를 받았다. 파면 사유는 학생 등교지도 불이행, 학급운영계획서 기록 거부 등 7가지였다. 안씨는 “내부고발자로 지목된 후부터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정상적인 교육지도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육청에 대한 불만이 컸다.

“교육청에서 학교에 내 신분을 노출한 것 같다. 사학비리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내부고발이 아니고서는 밝혀지기 어렵다. 고발자를 보호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안타깝다.”

안씨는 2014년 12월 한국투명성기구의 ‘투명사회상’을 수상했고 호루라기재단은 ‘올해의 내부고발자’로 선정했다.

영훈국제중 부정 입학을 처음 알린 학부모 홍진희 씨는 “양심고백 이후 영훈고에 다니던 딸은 쫓겨나듯 경남의 한 고등학교로 전학 갔다. 비리 척결을 바라고 용기를 냈지만 정작 바뀐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2014년 여름 내내 서울 종로구 내수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하루 한 시간 피켓 시위를 했다. 그는 “양심고백 이후 사업에도 신경을 많이 못 쓴다”고 말했다.

2014년 7월 홍씨와 김형태 전 서울시 교육의원, 김문수 서울시의회 의원 등 90여 명이 모여 ‘사학을 바로 세우려는 시민 모임(사바모)’를 창립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홍씨는 “사학비리를 척결하고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사의 잘못, 학교의 비리는 다음 세대를 망치는 일입니다. 비리 사학에서 교사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보고 자란 학생들에게 어떻게 윤리와 도덕을 지키길 바랄 수 있겠습니까.”

신동아 201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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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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