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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미생에서 완생으로? 2015년판 노동의 새벽

“3월 대타협 불발? 꿈에도 생각 못할 일”

|Interview| ‘도전장’ 던진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 강지남 기자│layra@donga.com

“3월 대타협 불발? 꿈에도 생각 못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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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중구조야!’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노사정 대타협은 2015년 상반기까지가 골든타임이며 이 시기를 놓치면 모두가 공멸할 것”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는 국가 어젠다의 가장 윗부분에 올려놔도 좋다” 등의 발언을 했다. 평생 노동경제학을 연구해온 학자의 위기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에 빗대 “‘문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야, 이 헛똑똑이들아’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조직적인 논리에선 굉장히 똑똑합니다. 그런데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약해요. 각 주체의 연대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사회구조의 기본이 부식된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노동부 장관에 취임했을 때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그때부터 유럽의 유연안정화(flexicurity) 정책을 참고해 한국적인 경로로 한국적인 유연안정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유럽의 유연안정화 정책이란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유럽고용전략(European Employment Strategy)으로 채택한 것으로, 기업에 해고와 채용의 유연성을 갖게 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게 하는 한편, 노동자에게는 사회안전망과 직업훈련 등을 통해 소득과 고용의 안전성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사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이미 꽤 늦었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계속 심화했고, 대기업과 공공부문 경직성은 더 심해졌습니다. 노조 동의가 없으면 현장에서 경영권 행사를 못할 지경이고요. 하지만 늦었다고만 생각하면 희망이 없죠. 전국적인 단위의 선거가 없는 지금이 늦었지만 적기이고,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추진하기 힘들 거예요. 대선 때가 되면 ‘중간’이 사라지니까요. 유연안정성도 ‘유연’이냐 ‘안정’이냐 하는 대립과 충돌로 나타날 뿐이죠. 이런 걸 생각하면 이번 상반기가 그야말로 골든타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 과거 노사정 합의가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는’ 식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된다면 진정한 구조개혁에 이르지 못할 텐데요.

“굉장히 중요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저는 그걸 ‘정태적(靜態的) 균형’이라고 불러요. 정태적 균형으로는 우리 경제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역동적 균형, 다이내믹 밸런스를 찾아가야 해요. 일대일로 주고받는 게 아니라 사안에 따라서는 노사정 중 하나가 포기할 것도 있고, 함께 획득할 것도 있고, 때로는 사용자가 상당 부분 양보하고, 노동계가 기존 관행으로부터 달라져야 할 부분도 있겠지요. 노사정이 이번에 합의한 원칙을 항상 되새긴다면 역동적 균형을 이뤄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이번 노사정 대표로 참여하는 분들의 의지는 어떤 것 같습니까.

“처음 논의를 시작할 때는 각자 속한 조직 관점에서 접근한 게 사실이에요. 주춤거리기도 하고, 시간을 끌려고도 했고요. 하지만 과거처럼 당장 눈앞의 이해득실만 따져서는 안 될 시점이라는 것에 대해서 노사정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12·23 기본합의를 했기 때문에 책임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패키지 딜’로 본합의 추진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당면과제로 떠오른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 있다. 따라서 자본과 노동이 담당해야 할 기능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자본과 노동이 대립적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날 때”라며 “자본과 노동, 기업과 근로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결합할 것인가 하는 것이 오늘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는 경제발전단계를 요소를 투입해 생산을 늘리는 단계, 혁신의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산관리 단계로 나눕니다. 저는 여기에 사회적 협력의 단계를 추가해야 한다고 봐요. 자본과 노동이 상생하는 관계 성립이 앞으로 경제사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선거 때마다 대립 구도로 몰고 가는 정치적 지형도 달라져야 하고요.”

▼ 노무현 정부 때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노사정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어느 쪽이 더 어려운가요.

“제가 2006년 노동부 장관을 맡았으니 대략 외환위기 10년 후입니다. 그때 이미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었어요. 그때 개혁을 많이 했어야 했는데…. 오랜 기간에 걸쳐 비정규직 보호법을 입안했는데, 편법적으로만 활용되다보니 오히려 문제는 심화했습니다. 이번에 4년 연장 발상까지 나온 게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거죠.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전면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이 더 커지고 복잡해졌습니다. 현재 시점이 더 어렵네요.”

김 위원장은 “노사정이 각기 제출한 안을 전문가그룹이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패키지 딜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면 2월부터 특위에서 노사정 간 본격적인 절충 협의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3월 대타협이 불발한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 끝으로 노사정, 그리고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배타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조직의 기본 속성이지만, 현시점에서는 배타적 이익 추구가 공멸로 이어질 것입니다. 노사는 리더십을 발휘해 공동체적 관점에서 임해주길 바랍니다. 정부는 조급증을 버리면 좋겠고요. 조급하다보면 정부도 편법을 동원하게 되고, 거기서 역효과가 나기 마련입니다. 제가 연말연초 집안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중구조’라는 말이 어렵대요.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우리가 열심히 홍보해야겠지만, 이게 왜 이렇게 중요한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또 노사정이 싸우지만 말고 반드시 대타협을 이뤄내라고 압력을 가해주셨으면 합니다.”

신동아 201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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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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