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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 70돌 <신동아-미래硏 연중기획 / 국가미래전략을 묻는다>

“우린 몽골<대원제국>과도 싸운 나라 동아시아 고슴도치 돼야”

‘선진통일강국論’ 기수 박세일

  • 대담·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장 정리·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우린 몽골<대원제국>과도 싸운 나라 동아시아 고슴도치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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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좌파 진영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인 양 부각하는 양상이 관찰됩니다. 1882년 임오군란이 벌어지고 1894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퇴할 때까지 군벌 위안스카이(袁世凱)가 한반도에서 갖은 횡포를 부렸습니다. 조선의 상당수 지식인은 주적을 위안스카이로 여겼으나 대한제국은 일본에 침탈당합니다. 당시의 오판은 국제정세에 무지했던 탓이라 하겠습니다. 패권의 발톱을 드러낸 중국과 우경화하는 일본 틈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요.

“한일관계, 한미관계를 제멋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앞서 말했듯 한미동맹에 기초한 미군이 아시아에서 상당 기간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한 일본을 한반도 통일 과정에 끌어들여야 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강(自强)’입니다. 스스로 강해야 합니다. 우리가 강대국과 비슷한 수준의 국방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자주국방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고슴도치가 돼야 해요. 큰 나라라도 발길질 잘못했다간 큰일 난다고 여길 만큼 자강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대원제국(몽골)과도 싸운 나라예요. 고려가 항전한 대원제국은 당시로선 현재의 미국과 중국을 합친 정도의 강대국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안보동맹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한미동맹을 기초로 안보동맹을 다변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균세(均勢)’ 전략도 중요합니다. 동아시아 각 세력이 균형을 이루게끔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잠재적 패권국가를 균형동맹(balancing coalition)으로 엮어내야 해요. 다자 간, 양자 간 협력을 통해 한 나라가 커지는 것을 견제해야 합니다.

소프트파워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치 외교, 대의명분 외교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통일 대한민국이 동아시아 비핵화의 평화 중심 국가를 지향한다’ 같은 어젠다를 내놓는 게 가치 외교 전략입니다. 동북아 경제공동체, 안보협력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번영의 핵심 구실을 하겠다고 밝히는 겁니다.



하나 더 언급하면, 약소국 의식을 버려야 해요. ‘통일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고 다녀서는 안됩니다.‘통일하겠다’고 밝히고 ‘통일이 당신네 나라에도 이득’이라고 주변 강국을 설득해야 합니다. 생각을 바꿔야 해요. 대국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중장기적 국가 전략을 마련할 국가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연해 말하고 싶습니다.”

▼ 일부 좌파 지식인은 냉전 시기 핀란드 식의 중립화 모델을 제안합니다. 핀란드가 소련과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와의 관계에서 중립적 정책에 기초한 실리 외교를 펼친 것을 예로 들면서 한국도 G2인 미국과 중국 틈에서 중립 모델을 만드는 게 현명하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모델을 한국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핀란드화 모델(finlandization)은 1960년대 서독에서 생겨난 말로 냉전 시기 소련과 핀란드의 관계를 빗댄 표현. 한 나라가 자주 독립을 유지하면서 대외 정책에서 이웃한 대국을 건드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냉전 시기 미국의 대외 정책 전문가들은 일본과 서유럽 일부 국가가 핀란드화해 반(反)소련 정책을 취하지 않는 것을 우려했다.-편집자)

“중립화 주장은 몽상”

“중립화 통일론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주장하는 분들의 마음은 이해하나 몽상에 가까워요. 중립화하려면 동맹을 포기해야 합니다. 앞서 강조했듯 우리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터라 미국과의 동맹은 생존의 필수조건이에요.

1904년 1월 고종이 중립화 선언을 합니다. 그런데 누구도 이 선언에 신경을 안 썼어요. 그해 우리 뜻과는 무관하게 러일전쟁이 발발합니다. 1890년대 후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독립정신’이라는 책을 서술하는데요. 그 책에 ‘중립화를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독립’이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혜안을 가졌던 듯합니다.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역학관계에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패권국가가 되려는 의지를 가진 나라는 한반도를 장악해야만 해요. 우리가 중립화를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안 돼요, 그게.”

▼ 선진통일강국을 건설하라면 주체세력이 형성돼야 합니다.

“선진통일강국 건설은 우리 시대의 과제입니다. 산업화, 민주화 시대에는 역사적, 정치적 주체가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선진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이끌어갈 주체가 없습니다. 정당에서 찾아야 하는데, 한국의 정당은 이념, 철학, 역사관, 세계관을 가진 집단이 아닙니다.”

▼ 이해관계 중심으로 뭉쳐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선거사무소 결합체라고 하겠습니다. 선거 전략에는 능하지만 국가 전략을 수립하는 정당은 없습니다. 현재의 정당 구조 형태로는 주체세력을 꾸릴 수 없습니다. 방법은 둘 중 하나죠. 기존 정당을 혁신해 선진통일강국을 여는 세력으로 만들거나 미래 전략을 가진 제3의 정당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후자는 이론적으론 간단하지만 지금과 같은 소선거구제와 지역정당 구조에서는 제3당의 등장이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그렇다면 기존 정당 혁신 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길을 찾아야 합니다.”

▼ 선진통일강국을 건설하려면 중국의 부상(浮上)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견인차 구실을 할 주체세력이 형성돼야 합니다. 또한 한국의 집권당이 중국 공산당, 일본 여당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야 합니다. 중국 공산당은 8000만 명 넘는 당원을 가졌습니다. 당원들은 정강산당학교에서 혁명정신과 전통을 익힙니다. 선전당학교는 세계화와 시장경제를 가르치고요. 베이징당학교는 정치·사상교육을 합니다. 이렇듯 수준 높은 간부 양성 시스템이 구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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