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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북한

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동북 3성의 북한 노동자들

  • 김승재 YTN 기자 | sjkim@ytn.co.kr

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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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투먼의 북한 인력 전용 기숙사 겸 식당.

급여 중 57% 뜯겨

올해 초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북한 인력의 급여 구조에 대해 필자는 최신 정보를 입수했다. 초창기에 비해 개인 몫이 더 증가하는 등 변화가 생겼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월 1400위안 정도다. 월요일~토요일 아침 7시 반부터 밤 9시까지 일하는 조건이다. 월급 가운데 65달러, 즉 400위안 정도는 북한 당국으로 보내진다. 또 인력관리회사인 능라도가 400위안을 가져가고, 나머지 600위안 정도가 개인 몫이다. 개인 몫 600위안 가운데 보통 적게는 50위안에서 많게는 200위안을 한 달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고국으로 송금한다.

능라도 소속 관리자들은 중국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고 승용차도 지급받는 등 꽤 유복하게 생활한다. 이들은 월 평균 두세 차례 평양을 다녀오는데, 왕복 여비와 상부에 바칠 갖가지 선물값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정상적 비용 처리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기에 능라도 관리자들의 착복이 만연해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능라도와 중국 회사 간 북한 인력 관련 계약서는 한 종류가 아닌 여러 종류다. 한번은 베이징에 있는 합영투자위원회 측 인사들이 능라도 관리자들의 임금 착복 실태를 확인하려고 훈춘에 있는 능라도 사무실을 급습했는데, 꼭꼭 잠가둔 금고 문을 여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집단 식중독에 걸린 북한 근로자들이 입원한 투먼의 병원.

투먼과 훈춘의 북한 인력 고용 회사는 통상 3개월치의 북한 근로자 월급을 중국 은행에 예치해둔다. 300명을 고용한 회사라면 1인당 1400위안 기준으로 3개월치 120만여 위안(약 2억1600여만 원)이다. 통상 100만 위안 넘는 돈을 항상 은행에 예치해뒀다고 보면 된다. 평양에서 급전이 필요할 경우 중국 은행에 예치해둔 목돈을 우선 송금한다. 예를 들어 120만 위안의 목돈이 은행에 있다면 이 돈을 전부 평양으로 송금하는 일이 1년에 두세 차례 발생한다.

북한 근로자들도 모두 중국 은행 통장이 하나씩 있다. 월급이 나오면 개별 근로자 통장에 얼마를 남기고 고향으로 얼마를 부칠 것인지를 매월 결정한다. 대부분 고향으로 송금하지만 때로는 자기 몫 월급을 전액 자신의 통장에 남겨주길 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는 반드시 사유서를 써야 한다. 이처럼 본인의 생활비로 다 남기는 것은 보통 여성 근로자들이 금붙이 장신구 등을 살 경우다. 북한에서는 금 장신구의 디자인이 엉망이기 때문에 북한 여성 근로자들은 중국에서 금으로 된 반지나 목걸이, 팔찌 등을 보면 사족을 못 쓰고 구입한다고 한다.



“한국 제품 사용 말라”

지난해 말 북한 당국은 해외에 진출한 북한 인력의 정신교육 강화에 나섰다. 근로자들에게 기숙사 방의 한쪽 면을 완전히 비우고 김씨 왕조의 절대권력 3인, 즉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초상화를 걸어두라고 지시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11월 중국에 있는 북한 인력 공장들에 이러한 지시를 일제히 내렸다. 초상화는 김일성, 김정일 사진이 각각 한 장, 김정일과 김정은이 함께 있는 사진 한 장 등 모두 석 장이다.

북한 인력의 기숙사 방은 보통 6인실 또는 8인실로 꾸며져 있고 창문을 제외한 나머지 벽면에는 침대 또는 가재도구가 놓여 있다. 지난해 11월 북한 당국의 지시로 기숙사에서 방 재배치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8인실의 경우에는 한쪽 면을 비우고 초상화를 배치하기 위해 6인실로 침대를 줄여야 했다. 이로 인해 기숙사 방을 더 확충해야 했다. 공장 사무실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숙사 방의 초상화보다 가로, 세로가 각각 3㎝ 정도 큰 규격으로 세 종류의 초상화를 사무실 벽에 비치하도록 지시했다. 해외에서 일하며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근로자들의 정신상태를 다잡아 절대권력에 대한 충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중순 유엔 인권위원회는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정권 책임자 처벌까지 권고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 채택 직후 북한 정부는 북한 인력이 일하는 중국 공장에 일제히 지령이 담긴 팩스를 보냈다. 유엔 인권위 결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부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팩스 송신 이후 곧바로 북한 근로자들이 소집됐고 집단 정신교육이 실시됐다.

북한 당국의 사상 단속은 한국산 사용금지령으로 이어졌다. 중국에 진출한 북한 근로자들은 생활용품으로 한국산 제품을 가장 선호했다. 이들이 사용하는 각종 세제와 샴푸, 비누가 대개 한국산이다. 특히 섬유유연제 ‘샤프란’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북한 인력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냄새에 민감하다보니 향이 좋은 이 제품을 선호했다. 샤프란은 이들에게는 꽤 비싼 제품임에도 너나 할 것 없이 사용했다. 간식으로는 역시 초코파이가 인기였다. 먹는 것이 부실하고 노동강도가 높다보니 위장병과 감기에 자주 걸렸리고, 그래서 약도 가능하면 한국산 약을 구하려고 애썼다.

북한 당국은 자기네 인력이 이렇듯 한국산을 즐겨 찾는 것을 알고 한국산 제품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북한 중국 국경을 통과할 때도 짐을 검색해 일일이 라벨을 확인하며 한국산인지를 따졌다. 또한 여성 근로자의 경우 살이 비치는 망사 옷이나 다리에 달라붙는 바지도 입지 말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지시에도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몰래몰래 한국 제품을 애용한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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