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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복합리조트가 온다!

‘최고 테마파크·컨벤션센터 건설’ 허가 조건으로 내걸라

카지노 빗장 연 싱가포르에서 배울 것

  • 싱가포르=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최고 테마파크·컨벤션센터 건설’ 허가 조건으로 내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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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테마파크·컨벤션센터 건설’ 허가 조건으로 내걸라

싱가포르 RWS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돈만 벌려는 곳 탈락시켜

‘최고 테마파크·컨벤션센터 건설’ 허가 조건으로 내걸라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영종도와 송도를 ‘한국판 싱가포르 프로젝트’의 거점으로 지목했다. 영종도는 비행 범위 1시간 30분 내에 배후 인구 13억5000만 명을 가졌다는 이점이 있다. 카지노 자본들이 내국인 출입 허용을 전제로 영종도에 군침을 흘리는 까닭이다.

다수 전문가는 복합리조트 사업 신청이 영종도에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월 30일까지 복합리조트 조성과 관련한 콘셉트 제안(RFC)과 사업계획서(RFP)를 받는다. RFC, RFP는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 허가 과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사업 희망자로부터 토지비용 외 최소 1조 원의 순수 투자금을 유치하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복합리조트 투자금 중 비(非)카지노(Non-Gaming) 부문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있기 어렵다. 외국 카지노 자본의 배를 불려주는 식으로 사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총 건축면적의 5%를 넘을 수 없으며 호텔, 놀이 및 쇼핑 시설, 레저스포츠, 헬스·의료, 문화·예술 시설을 포함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또한 국내 대기업이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RFC, RFP 과정에서 카지노로 돈만 벌려는 의도를 가진 기업을 탈락시키고 관광명소 및 인프라 구축에 나설 의지를 가진 곳을 선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비카지노 부문의 투자 규모, 콘셉트를 ‘매우 까다롭고’ ‘아주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투자액이 아니라 복합리조트를 어떻게 꾸릴지에 강조점을 찍고 업체를 선정했다.



내국인 출입 부작용

수요 예측도 적절해야 한다. 제주도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은 난립으로 인해 적자경영 상태다.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의 매출(1조3700억 원, 2003년)이 16개 외국인 카지노 전체 매출(1조2700억 원)보다 큰 것이 현실이다.

2025년까지 수도권에 6곳가량의 복합리조트 건설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계산이지만 2개 정도가 적합하다는 학계 보고서도 있다. 외국 자본 카지노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 허용을 요구할 소지가 크다. 허가권을 팔고 뜨는 ‘먹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 내국인 출입 허용은 긍정적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다는 견해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도박중독치유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이 6만 명에 육박한다. 내국인에게 카지노를 개방한다면 영종도의 복합리조트는 퀭한 눈빛을 한 사람들이 즐비한 강원랜드와 비슷한 곳이 될 수도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내국인 출입 허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잖게 발생했다.

싱가포르 시민은 입장료 혹은 연회비를 내야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료는 100싱가포르달러(약 8만8000원), 연회비는 2000싱가포르달러. 개인 파산자, 정부 보조금 수령자, 6개월 이상 임대료를 내지 못한 임차인은 카지노 출입을 막는다. 복합리조트 개장 이전부터 싱가포르에서는 복권, 경마, 사교 클럽에서의 도박 문화가 확산된 터라 입장료, 연회비 부과는 카지노 수요 억제 효과가 크지 않았다. 복합리조트 전체 방문자의 70%가 내국인이다보니 취약 계층의 카지노 중독을 부추길 소지가 큰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의 성공 사례가 웅변하듯 마이스(MICE, 회의·인센티브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복합리조트 건설은 자본을 유치해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마이스 산업을 키울 방편이다. 윤리국가로 불린 싱가포르가 카지노를 허(許)했듯 도덕적인 잣대로만 카지노를 들여다볼 일만도 아니다.

다만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분주한 정부가 복합리조트를 두고 조바심을 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지노만 연다고 요우커가 물밀듯 오는 게 아니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테마파크와 컨벤션 센터를 요구한 후 카지노 수입만 노린 곳이 떨어져 나가기를 기다렸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별칭이 붙은 사업에서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거의 예외 없이 구린내가 났다. 피해야 할 일이다.

신동아 201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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