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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9시 등교, 혁신학교…“시너지는 멀고 논란은 가깝다”

‘진보 교육감’ 13인의 취임 1년

  •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자사고, 9시 등교, 혁신학교…“시너지는 멀고 논란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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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9시 등교, 혁신학교…“시너지는 멀고 논란은 가깝다”
“철학 없이 양적 확대 치중”

혁신학교는 2009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주목받았다. 토론과 활동 중심의 수업을 통해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올 3월 기준으로 혁신학교는 총 816개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운영된 혁신학교는 583개교. 1년 사이에 무려 233개교나 늘어났다.

혁신학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지원받은 예산으로 시설을 개선하거나 일회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시교육청이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에 따르면, C초교는 여교사 휴게실 전기온돌 설치비로 400여만 원을, E초등학교는 진공청소기 구입에 360여만 원을 사용했다.

경기 Y중 교사는 “재정 지원과 실적 욕심 때문에 학교 관리자와 담당교사가 혁신학교를 활용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혁신학교에 대한 철학이 없는 데다, 내실화를 꾀하지 않은 채 양적 확대에 치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혁신학교가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혁신학교와 일반 학교 간의 양극화 현상이다. 혁신학교가 운영지원비 명목으로 지원받는 예산은 연간 4000만~1억4000만 원. 예를 들어 학생수 900명 규모의 일반 학교가 연간 3억 원의 기본운영비를 받는다면, 같은 규모의 혁신학교는 기본운영비 3억 원에 혁신학교 운영지원비가 추가돼 최대 4억4000만 원을 지원받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혁신학교는 “일반 학교에 지원돼야 할 예산이 혁신학교로 간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도한 예산 지원으로 교육 양극화를 조장하고, 교육 현장에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서울 S중학교 부장교사는 “일부 혁신학교는 주어진 예산을 써야 하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한다”며 “지나친 예산 지원은 오히려 혁신학교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혁신학교가 진보 교육감들을 대표하는 정책이라면 학생인권조례는 진보 교육감들을 상징하는 브랜드다. 그만큼 학생인권조례가 진보 교육감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뜻이다. 학생인권조례에는 체벌 금지, 두발 자유화, 차별 금지, 강제 보충·자율학습 금지 등이 담겼다.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지역은 서울, 경기, 광주, 전북이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는 박한 평가를 받는다. 서울 D고 3학년 학생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긍정적 변화를 불러온 것은 사실이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두발 자유화나 체벌 금지 수준에 그칠 뿐 학생들의 인권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질적 변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票) 안 되는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가 진보 교육감들의 대표 정책임에도 4곳에서만 제정됐다는 사실은 진보 교육감들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학생인권조례가 진보 교육감들의 간판 정책인데도 실제로 정책으로 추진되는 지역은 많지 않은 것. 이에 대한 인권운동가의 분석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육 현장에서 환영을 받으려면 학생 인권이 교권을 침해한다는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진보 교육감은 이를 부담스러워한다. 학생인권조례가 이들의 당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학생인권조례가 진보 진영에 의해 도입된 만큼 진보 교육감들은 정책 도입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진보 교육감 13명이 등장한 지 이제 1년. 교육계 판세를 주도할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커졌다. 그런 만큼 이뤄낸 성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게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지방 교육재정의 위기, 교육감 직선제 폐지 등은 진보 교육감들이 부지런히 솔루션을 찾아나가야 할 사안들이다. 이제 주어진 시간은 3년이다.

신동아 201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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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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