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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국정원 도·감청&해킹 전쟁

“대북·해외활동도 ‘정권 안보’ 연계 국내 파트-경찰 수사기능 통합해야”

국정원 前 고위간부의 ‘국정원 정치공작’ 비판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대북·해외활동도 ‘정권 안보’ 연계 국내 파트-경찰 수사기능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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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가안보국(NSA) 전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자신이 몸담았던 기관의 전방위적 감시 행태를 폭로한 후 미국 정치권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과 한국 정치권이 민간인 해킹 의혹에 대응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커 보인다.

“스노든이 NSA의 행위를 폭로하면서 세계적으로 파장이 일었다. 오바마 정부는 6개월에 걸쳐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 및 프라이버시 문제를 어떻게 균형 잡힌 형태로 풀어낼지 다각적으로 검토한 후 NSA 개혁안을 발표했다. 공화당, 민주당은 물론이고 대다수 국민이 큰 이견 없이 개혁안을 수용했다.

한국의 상황을 보자. 국정원은 개인의 자유 침해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아랑곳없이 무조건 믿어달라고만 한다. 야당은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라는 명칭에서 확인되듯 국가 안보에 대한 고려가 빈약한 상태에서 개인의 자유, 프라이버시 침해와 관련한 의혹을 최대한 부풀리느라 바쁘다.

오바마의 NSA 개혁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관련해 NSA가 해야 할 일을 국민에게 역설하면서도 개인의 자유,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밝히고, 이 같은 우려를 수용하면서 백악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이 옛 소련이나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와 다른 미국 체제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정략적 정쟁을 넘어선 구체적 처방과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6월 2일 미국 의회는 NSA의 불특정 다수 개인에 대한 무차별 통신정보 수집을 불허하는 ‘미국 자유법(USA Freedom Act)’을 통과시켰다. 자유법은 NSA 사찰 활동의 근거가 됐던 ‘애국법(Patriot Act)’의 대체 법안이다. 2013년 6월 스노든의 NSA 무차별 사찰 폭로 이후 2년 만에 법적 정비를 마친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민간인 해킹 의혹과 관련해 꾸린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활동은 어떻게 봤나.

“두 갈래로 지적하고 싶다. 첫째, 현재의 야당은 국가 안보에 대한 인식이 약하다. 해킹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가 안보와 사이버 전쟁 대비 등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을 지적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과잉 행동은 신뢰를 떨어뜨린다. 국정원이 정권안보기구 행태를 표출했다고 해서 활동 대부분을 불법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지나치다. 정권안보기관으로서의 병폐와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집어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야당의 임무다.”

▼ 국정원이 정권안보기관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 탓이라고 앞서 답했다. 구조적 문제는 구조를 바꿔야 해결되지 않나.

“그렇다. 국가안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해외 및 북한 파트와 국내 파트를 분리하는 것을 포함한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국정원·검찰·정치권 상생案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안보기관 및 사정기관의 선진화와 발전적 재정립이 가능하려면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 정권안보기구로서의 성격이 강한 국정원뿐 아니라 검찰 또한 과도한 권력집중 및 정치화의 병폐를 갖고 있다. 정치권력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자유롭게끔 해외 및 북한을 담당하는 국가정보기관과 국가중앙수사기관으로 안보·사정기관을 재정립해야 한다.

국정원의 국내 분야는 경찰의 수사 기능과 합쳐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비슷한 형태의 중앙수사국(KFBI)으로 통합하는 게 옳다. 경찰은 치안 서비스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고 수사 기능만 분리해 KFBI에 합류한다. 검찰은 수사 기능을 KFBI에 넘기고 미국식 공소유지 전담기구로 재편한다. 지방자치단체에 이관된 경찰 기능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방식으로 안보·사정기관을 재정립하면 국정원은 해외 및 북한을 담당하는 독립 정보기구가 된다. 국내 정보수집과 수사를 하는 KFBI는 미국처럼 법무부 장관의 지휘와 의회의 감시를 받게 한다. 이렇게 재정립하면 안보기관, 사정기관이 대통령 개인의 정치기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국가정보기관(해외 및 북한 담당)은 국내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조건에서 해외 및 북한 관련 정보 수집과 분석 및 전략 수립, 공작업무에 전념하게 돼 국가 안보와 통일을 위한 핵심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 국정원과 검찰이 권력을 내놓는 개혁에 동의하겠나. 대통령도 대선 후보 때는 국정원, 검찰 개혁을 외치다 집권하면 생각이 바뀌게 마련이다.

“국가안보기관과 사정기관의 재정립안은 국정원과 검찰, 정치권 3자 모두 상생할 방안이다. 특정 기관에 타격을 주는 게 아니다. 국정원 국내 파트와 해외 및 북한 파트의 분리는 정치 개입 논란을 없애고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정권안보기관이 아닌 명실상부한 국가안보기관으로 거듭날 기회다. 검찰도 과도한 정치권력화 탓에 주기적으로 정치적 ·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를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법률 전문가 집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치권도 정보기관, 사정기관의 정치적 칼날이 언제든 자신을 향할 수 있다는 합리적 · 이성적 인식을 한다면 여야 공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이 같은 인식을 토대로 미래지향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

신동아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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