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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업무용車’ 탈루 ‘무늬만 세제개혁’ 미봉

도로 위에 세금이 줄줄 샌다!

  • 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nate.com

‘무늬만 업무용車’ 탈루 ‘무늬만 세제개혁’ 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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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2700만 원까지 인정

캐나다는 업무용 차량 구입 가격 중 3만 캐나다달러(약 2700만 원)까지만 경비 처리를 허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비용은 경비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 호주도 차량 가격이 5만7466호주달러(약 5000만 원) 미만인 업무용 차량에 대해서만 자동차값 전액을 경비로 인정한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적절한 가격대의 업무용 차량을 구입하면 전액 경비 처리해주지만 고가의 승용차를 구입할 때는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이다.

캐나다식 세법을 국내에 적용해 3000만 원까지만 경비 처리해주고 초과 금액에 대해 세금을 징수하면 연간 9266억 원, 5년간 4조6328억 원에 대해 추가로 세금을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과 금액에 최고세율을 적용하면 차량 가격에 대한 세금 부과만으로 연간 3058억 원, 5년간 1조5288억 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업무용 차량의 경비 처리를 제한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운행일지 작성을 강제하는 것은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 미국 등이 공통적으로 도입한 방식이다. 총 운행거리에서 업무상 운행거리를 비율로 따져, 그 비율만큼만 경비로 처리해주는 것.

호주에서는 업무용 차량의 구입비와 유지비를 경비로 처리하려면 표준공제, 자동차 가격의 12%, 실제 경비의 3분의 1, 운행일지 방식 등 4가지 방식 중 1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경비 처리 명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100% 경비 처리는 불가능하다.



독일은 업무용 차량 구입비를 동종 업체의 평균적인 업무용 차량 가격과 비교해 경비로 처리해준다. 특정 기업이 동종 업계의 차량구입비 평균을 웃도는 가격의 업무용 차량을 구입했다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경비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자동차는 사업자의 사적인 사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장비로 취급된다. 미국 연방국세청은 과다한 공제 신청으로 매년 300억 달러 넘는 세금 탈루가 발생한다고 판단하고, 소득 공제와 관련한 감사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업무용 차량 경비는 연방국세청 감사관들이 홈오피스(재택근무 사무실) 비용과 함께 가장 꼼꼼히 살펴보는 항목으로 알려졌다.

‘무늬만 업무용車’ 탈루 ‘무늬만 세제개혁’ 미봉
영국도 호주, 캐나다처럼 구매 비용에 따라 경비 처리 한도액(1만2000파운드 이상 차량)을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9년부터는 가격 제한 대신 이산화탄소 배출량(95g/㎞ 초과 차량)을 기준으로 경비 처리를 제한하고 있다. 싱가포르처럼 업무용 사용 여부를 불문하고 사업자의 승용차 구입·유지와 과련된 모든 비용을 경비로 처리할 수 없는 나라도 있다.

국내에서도 현행 세법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개정안 발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2007년 이계안 당시 의원이 업무용 차량의 감가상각비를 3000만 원 기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2013년에는 민홍철 의원이 업무용 차량의 자동차 배기량과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경비 처리를 규정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7월에는 김동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업무용 차량의 감가상각비 손금 산입을 3000만 원으로 제한하는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구입·리스·렌트한 승용차에 대한 비용·처리 한도를 3000만 원으로 하되 영업용 및 친환경 자동차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전액 비용 처리함으로써 법인차량의 편법 구매를 막고 공평 과세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업무용 자산 취득에 대한 손금 산입 제도를 악용해 법인 명의로 고가의 승용차를 구입하고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마치 절세의 수단인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법인의 업무용 차량에 대해 차값은 물론 유지비까지 전액 비용 처리해주는 과도한 세제 혜택에서 기인한 것이다.”(김동철 의원)

각계의 잇단 요구와 질타에도 정부가 내놓은 이번 세법 개정안은 개혁을 주장해온 이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실효성 없는 세법 개정안으로 인해 행정력이 낭비되고 탈세가 지속될 소지가 커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신동아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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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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