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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주간동아 공동기획 | 이제는 ‘도시재생’ 시대!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

삼박자로 춤춘다 조치원이 달라졌다

  •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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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공이 흥을 부른다”

신흥1리 마을회관에 자리한 외딴말박물관의 내외부.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동네 박물관이다. [지호영 기자]

신흥1리 마을회관에 자리한 외딴말박물관의 내외부.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동네 박물관이다. [지호영 기자]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은 ‘역전 도시’다. 1905년 일제가 경부선 철도를 놓고 조치원역을 개설하면서 도시가 형성됐다. 1930년대 러일전쟁 때 경부선을 통한 물자 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조치원은 경부선의 중간 거점 역할을 하며 번성했다. 그러나 광복 후 조치원은 인근 대전, 천안과 달리 국가적 차원의 개발 대상에서 꾸준하게 제외된다. 2010년 조치원역에서 불과 4km 떨어진 오송역에 KTX가 들어오면서 타격을 입었고,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또 한 번 위기를 겪는다. 상당수 인구와 상권이 정부청사와 신규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선 신도심 쪽으로 옮겨간 까닭이다. 

세종시가 민선 2기 이춘희 시장의 진두지휘 하에 도시재생사업에 나선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세종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2~2010년) 조치원의 인구는 25.2% 감소했고, 사업체는 10.9% 줄었다. 2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은 무려 67.2% 증가했다. 세종시 도시재생사업명은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2025년까지 총 사업비 1조 4500여 억 원을 들여 세종시의 모태라 할 조치원을 인구 1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젊고 활기찬 도시로 되살리는 것이 목표다. 

이 사업은 2014년 10월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비전 선포식’을 열고 본격 개시됐다. 사업에 돌입한 지 3년 여가 지난 현재 조치원은 도시재생을 꾀하는 전국 지자체들의 주요한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조치원의 도시재생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이 지역에 전에 없던 대단한 볼거리가 생겼다거나, 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조치원의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자발성’과 ‘협력’ ‘신뢰’ 등 무형의 성과가 조치원 도시재생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막상 와보니 별것 없지요?(웃음)”(장덕순 왕성길 경관협정추진위원회 총무) 

조치원의 중심가로 중 하나인 왕성길(새내로 12길). 지난해 말 이 거리는 행정안전부 주관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사업’에 최우수 지구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명성’과 달리 왕성길은 여느 상업지구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고깃집, 노래방, 휴대폰가게, 커피전문점 등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 하나 색다른 점은 일정 간격을 두고 각 점포 앞에 커다란 화분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겨울이라 화분에 핀 꽃은 볼 수 없었지만, 여름철엔 화사하겠다 싶었다. 이 거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장덕순 총무는 “처음엔 화분 갖다놓는다고 뭐가 얼마나 달라지겠냐는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러한 경관 가꾸기에 참여하는 상인이 늘어 대상 거리가 50m에서 300m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왕성길은 지금은 노래방으로 바뀐 왕성극장을 중심으로 한때 조치원의 ‘젊음의 거리’로 불릴 정도로 번성했다. 그러나 조치원의 중심 상권이 새로 생긴 아파트단지 인근으로 옮겨가고, 왕성길엔 어지러운 전기선과 불법 주차된 차량이 넘쳐나면서 상권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빈 점포도 속출했다. 이에 왕성길 상인들은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화분을 갖다놓고, 매주 한 번씩 다 함께 거리를 청소했다. 공예품을 파는 ‘와글와글 목요마켓’도 연다. 경관을 해치는 일명 ‘풍선 간판’을 없애고, 불법 설치된 인형 뽑기 시설물도 철거했다. 모두 이 지역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한 일이다. 장 총무는 “행안부에서 받은 예산 등을 가지고 앞으로는 전선을 지하에 묻고 CCTV 및 조명 등을 신규로 설치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세종시 도시재생센터에서 도시재생문화해설사 교육을 받는 조치원 주민들. 이들은 앞으로 조치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조치원 도시재생 현장을 안내, 설명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호영 기자]

세종시 도시재생센터에서 도시재생문화해설사 교육을 받는 조치원 주민들. 이들은 앞으로 조치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조치원 도시재생 현장을 안내, 설명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호영 기자]

이러한 성과는 왕성길 상인들끼리만 이뤄낸 것은 아니다. 행정과 전문가가 이들을 적극 지원한다. 세종시는 도시재생사업을 전담하는 부처로 균형발전국 산하 청춘조치원과를 개설했다. 청춘조치원과는 아예 조치원 현장에 상주한다. 세종시청은 신도심 쪽에 있지만, 이 부처 소속 23명의 직원은 조치원읍 내 옛 연기구청인 세종시 조치원청사에서 일한다. 

별도의 세종시 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센터)는 행정, 전문가, 주민을 연결하는 중간 조직 기능을 하며 주민들을 교육하는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한다. 또 주민 100인으로 구성된 조치원발전위원회와 사업별 주민협의체가 있고, 때로는 시장이 주재하는 회의가 정례적으로 열린다. 세종시 관계자는 “행정은 주도하지 않고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지금까지 주민들이 주축이 돼 논의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은 안건이 143개나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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