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新지방시대 리더

“수도의 중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힌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수도의 중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힌다”

3/4
“수도의 중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힌다”

정동야행 행사장을 둘러보는 최창식 중구청장.

▼ 그런 일자리 창출 노력이 경주되고 있으나 중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령화지수가 가장 높다.

“그게 참 고민이다. 노령화지수(65세 이상 인구를 유년층 인구(0~14세)로 나눈 비율)가 164%인데, 심각한 문제다.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주요인을 살펴보니 역시 열악한 교육 여건이었다. 자녀를 공부 못하는 학교에 보내고 싶은 부모는 없지 않나. 그래서 명문학교와 중구 인재육성사업에 기대를 건다.”

▼ 명문학교 사업?

“관내 초중고 4곳을 시범학교로 선정해 전국 최고 수준의 방과후 수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곧 나타났다. 지난 3년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10.4%에서 4.6%로 감소했고, 중구 중학생들의 평균 이상 학업성취도 비율은 12.4% 상승했다. 물론 노인이 많은 자치구인 만큼 우리에게는 ‘실버 대책’도 중요하다.”

▼ 어떤 실버 대책을 갖고 있나.



“포인트는 2가지다. 풍요로운 여가와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로당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청소 공공근로 같은 일은 지양하고,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같은 봉사하는 일자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경로당 문화도 바꿨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경로당은 노인들을 오히려 사회와 단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측면도 있다. 경로당을 주민 공동 공간으로 개방해 취미활동, 평생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일부는 노인대학과 노인복지관으로 바꾸고 있다.”

기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으로 화두를 돌렸다.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철거 예정인 이 고가도로를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공중정원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는 11월부터 고가를 통제해 공원화 사업을 강행할 태세다. 반면 최 구청장은 여러 차례 ‘공원화 사업은 안 된다’고 반발했다. 두 시간여 인터뷰 동안 구정(區政)에 대해 해박한 입담을 자랑하던 최 구청장이 딱 한 번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댄 것도 이 질문을 했을 때다.

“서울역 고가 공원은 흉물 될 것”

“수도의 중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힌다”

최창식 중구청장이 독거노인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해도 고가를 철거하겠다던 박 시장이 지난해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보행도로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역 고가는 조망도 나쁘고, 인근에 서점이나 도서관도 없다. 여름과 겨울에는 날씨 때문에 걷는 사람도 없을 거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사업을 강행한다면 대체도로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 서울역 고가는 교차로를 넘나드는 고가가 아니라 중요한 교통축이다. 45년간 이용하던 차도가 폐쇄되면 공덕·아현·청파동 쪽과 남대문시장 등 도심 지역은 단절될 수밖에 없고, 지역경제 타격과 상권 침체도 피할 수 없다. 주민들과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않았다. 공원화라기보다는 새로운 다리를 설치하는 것이다.”

▼ 새로운 다리를 설치한다니….

“그동안은 서울역 고가를 철거한 뒤 서울 관문이자 사적(284호)인 서울역 경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런데 공원으로 만들려면 수명이 다한 고가도로 상판을 완전히 재시공하고, 교각도 전면 보강하는 등 사실상 신설에 준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고가도로에 시민이 오를 수 있도록 최대 25개의 접근교량을 설치해야 한다. 이건 신규 프로젝트다. 당초 도심 재생사업의 기본 개념을 저버리고, 4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새로운 도시 흉물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거다. 노숙자들이 모여들고, 고공 시위 장소가 되고…. 나는 (박 시장과) 당이 달라서가 아니라 서울을 사랑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 박 시장은 왜 생각이 바뀌었을까. 최 구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서울시 공무원 후배들도 반대했을 것 아닌가.

“박 시장 주변의 외부 사람이 건의했겠지. 도시 사업은 시장이나 주변 사람이 한쪽 말만 듣고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때도 외부 사람을 많이 데리고 (서울시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쪽 사람들 말만 듣지 않았다. 자신의 의중을 말하지 않고 공무원들과 토론을 시켜 한참 동안 들은 뒤에 결정했다. 공무원들은 시장이 말하면 찍소리를 못한다.”

▼ 청계천 복원사업 하면서 삼일고가를 철거할 때도 대체도로를 만들었나.

“5.6km에 이르는 삼일고가는 공기(工期)를 한 달 줄인 60일 만에 철거했고, 철거에 앞서 반포대교 북단~용비교 북단으로 이어지는 두무개길을 앞당겨 개통했다. 그에 앞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 설득했고. 당시 청계천 사업은 모두 안 될 거라고 했다. 중앙정부도 비협조적이었다. 제대로 하려면 평화시장까지 다 들어내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했지만 도시 구조 틀은 유지하는 범위에서 부분 복원으로 해법을 찾아갔다. 박 시장에게도 이런 식의 ‘해법 찾기’가 필요하다.”

3/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수도의 중심에 역사와 문화를 입힌다”

댓글 창 닫기

2022/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