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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층 사무실의 느린 사색 인간 대신 욕망하는 인공지능

미래학자가 예측한 ‘2045년, 4가지 미래’

  • 박성원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부연구위원 spark@stepi.re.kr

700층 사무실의 느린 사색 인간 대신 욕망하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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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사회 프로젝트

2015년과 비교해 2045년 한국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과의 협력이다. 남한의 쇄신당은 북한의 노동당과 손을 잡고 한반도 전체를 에너지 고갈과 환경파괴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거대한 ‘보존사회’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로 했다. 과거 개발과 소비를 명목으로 파괴한 삼림, 자연환경, 지역 문화, 어종 등을 선별해 보존하기로 했다. 또 각 지역별로 자원을 더 적게 사용하면서도 일의 효율은 비슷하거나 높이는 최고의 방법을 도출하고, 이를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의 고체 폐기물 및 특수 폐기물은 엄격하게 분리 수거되며 농업에선 유전자 변형물질 사용이 금지됐다.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된다.

교육 부문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한정된 자원과 일자리 때문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많은 대학이 문을 닫은 탓도 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진학을 포기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아 일찍 사회로 나가는 학생이 증가했다. 대학원은 소수의 뛰어난 학생만 받아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문제를 획기적으로 풀어내는 과학기술을 연구하도록 훈련한다.

귀농 인구의 증가로 도심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예술 분야의 개인들이 적은 유지비용으로 도시에 거주할 수 있도록 시 정부는 ‘저렴주택(affordable housing)’을 제공한다. 이 주택들을 관리하는 기관은 각 지역 비영리기구들이다. 지하방이나 옥탑방, 최저주거기준이 미달된 주택 등은 지역 정부가 주거복지지구로 지정, 해당 지구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했다.

◇ 네 번째 미래



2045년 한국 사회를 표현하는 키워드는 포스트 휴먼, 인공자연, 화성 인류, 무한 풍부, 새로운 소외 등이다. 2045년 인구 센서스 조사에서 새롭게 추가된 항목이 눈에 띈다. 조사 대상자의 신원을 묻는 질문에 유전자 변형 인간, 트랜스 휴먼, 인공지능 로봇, 아바타 등이 추가됐다.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에도 가상현실, 해저, 화성(Mars), 인공위성 등이 추가됐다. 점차 다양해진 사회 구성원과 이들의 특성을 반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과학기술이 이끌어가는 사회가 형성된 것은 인공지능과 우주공학의 발전 덕분이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 모든 것을 연결하는 인터넷, 뇌과학 등은 인공지능 분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기계들은 셀 수도 없는 양의 데이터를 흡수하면서 스스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2040년 기계는 사람과 소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들과 잘 지낸다면 인류 문명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더 큰 힘을 얻었다. 일부가 우려하던 것처럼 인공지능의 인류 생존 위협은 아직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 발전에 의한 의사결정과 이에 대한 책임성 문제에 대한 논란은 심각하다. 비록 기계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더라도 그 결과의 책임은 인간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균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머신으로 생산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자 인간이 갖춰야 할 능력은 예전과 달라졌다. 이 시대에 인재는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인간밖에 할 수 없는 영역과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영역 사이의 균형을 잘 관리해나가는 능력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학교는 Mars-K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화성 거주에 필요한 훈련을 받는다. 화성에서 생존하며 우주를 탐구하고, 다양한 포스트휴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공부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언어, 역사, 수학, 지리 등을 배우지 않는다. 교실, 선생, 학생, 교과서, 참고서는 학교에서 사라졌고 배움자, 인공지능 게임, 심리반응적 물질로 구성된 초공간 건물 등이 있을 뿐이다.

700층 사무실의 느린 사색 인간 대신 욕망하는 인공지능
박성원

1971년 서울 출생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 석·박사(미래학 전공)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 미래창조과학부 X프로젝트 추진위원, 세계미래학연맹(WFSF) 및 미래연구전문가협회(APF) 정회원

저서 : ‘미래는 나의 힘’




인공자연이 익숙한 시대에 남북한이 물리적으로 분단돼 있다는 사실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이미 남북한의 대중은 가상 공동체에서 활발하게 만나고 있으며 이곳에서 정치적 지도자를 선출한다. 가상 공동체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공공정책을 결정한다. 경제는 나노공학과 핵제어 기술의 발달로 무한 풍부의 시대를 맞고 있으며 노벨경제학상이 폐지됐다는 소식이 단신 뉴스로 소개됐다. 에너지 고갈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으며, 우주는 에너지의 보고로 재인식되고 있다.

인류는 이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꿈인 우주로 나아갔다. 한국인이 이만큼 원대한 꿈을 꾸던 시대는 없었다.

신동아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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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부연구위원 spark@step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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