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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지역에서 전국 확대 ‘국민 공감’ 사회공헌기업으로!

카지노 기업 강원랜드의 ‘숨은 봉사’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폐광지역에서 전국 확대 ‘국민 공감’ 사회공헌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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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지역에서 전국 확대 ‘국민 공감’ 사회공헌기업으로!

올해 강원도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휩쓴 사북초등학교 유도부 학생들의 매서운 기술.(위) 강원랜드 유도사랑봉사대는 10년째 사북초 유도부를 후원한다. 맨 뒷줄 왼쪽부터 배수인 코치, 김득주 교장, 강원랜드 카지노 안전팀 정훈희 대리.(아래)

선발되면 철저한 사전교육을 받는다. 올해 선발된 고교생들은 여름방학 기간에 17일간 교육을 받았는데 이 중 2박3일간은 합숙집체교육이었다. 학생들은 조별로 학습과 토론을 거쳐 연구주제를 선정한다. 올해 주제는 ‘유럽에서 미래를 그리다’. 이를 기준으로 8개조가 조별 주제를 정했다. 다음 순서는 조별 주제에 맞게 현지 방문기관과 인터뷰 대상자 등을 섭외하는 것이다. 현지 방문 일정, 숙박 등 모든 계획과 실행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돌아오면 리포트를 작성하고 발표회를 연다.

삼척시 도계읍에 있는 도계전산정보고등학교. 전교생 65명인 이 작은 학교에는 회계경영과, 금융정보과, 경영정보과, 정보처리과 4개 학과가 있다. 오후 4시, 학교가 텅텅 비었기에 까닭을 물으니 전교생이 봉사활동 하러 읍내에 나갔다고 한다. 30분쯤 지난 후 동덕천에서 쓰레기를 줍고 돌아온 김혜원, 이은서 학생과 마주 앉았다. 둘 다 2학년이다.

혜원 양은 지난해, 은서 양은 올해 하이원 원정대원으로 선발돼 뭇 학생의 부러움을 샀다. 이들은 처음 가본 나라에서 외국인에게 길을 묻거나 지도를 더듬으며 길을 찾고 버스와 기차를 탔다. 때로 고달프고 힘들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는 기쁨과 보람이 넘치는 여정이었다.

장애우 돌봄 시설의 청년들

폐광지역에서 전국 확대 ‘국민 공감’ 사회공헌기업으로!

강원랜드가 후원하는 하이원 원정대에 선발돼 유럽 연수를 다녀온 김혜원(왼쪽), 이은서 학생. 도계전산정보고등학교 2학년이다.

활달하고 야무진 혜원 양은 말이 청산유수이고 감성이 풍부했다. 예를 들면, 원정대에 선발됐을 때의 심정을 “영화의 한 편 같던 나라를 나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라고, 유럽 방문 소감을 “환상이 딱 맞아떨어졌다. 돌이 깔린 도로를 걸을 때마다 신기했다”라고 표현하는 식이었다.



그는 지난해 1학년임에도 조장을 맡았다. 연구주제는 화훼산업과 유기농. 독일과 네덜란드의 화훼농가, 바이오 파크 등을 탐방했다. 문화체험도 했다. 네덜란드에서 고흐 그림을 못 봤더라면, 원정대 여정이 덜 감동스러웠을지 모른다.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책으로만 접하던 천재화가의 그림은 17세 소녀의 감성을 깊이 자극했다.

은서 양은 혜원 양과 대비될 정도로 차분한 성격이다. 미사여구 없이 할 말만 한다. 그는 지난해 원정대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아픔을 딛고 올해 다시 도전해 선발됐다. 연구주제는 자원순환 사회. 쓰레기 재활용 시설을 많이 둘러보다보니 자주 옷에 냄새가 배었다. 네덜란드 오가월드에서 음식물의 화학적 처리과정을 살펴본 후에는 온몸과 옷은 물론 신발에까지 악취가 배어 주변에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그는 “떠나기 전엔 계획한 대로 잘 될지 많이 걱정했으나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 하는 현지인들의 친절 덕분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연수 결과에 만족해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꼭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힘들기도 하지만 얻는 게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강원랜드의 모든 직원은 의무적으로 이런저런 봉사활동에 참가한다. 사회봉사단 산하에 다양한 봉사팀이 있는데, 각자의 업무와 취미에 따라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직원 한 사람당 봉사 할당량은 1년에 21시간. 활동 결과가 팀 평가에 반영되기도 하는데, 사회공헌팀 관계자에 따르면 할당량보다 많은 시간을 바치는 자발적 봉사자가 많다고 한다. 임원은 1년에 4회 이상 대외 봉사활동에 참가해야 한다. 지난해 임직원 총 봉사시간은 6만8000시간이었다.

봉사는 소통의 場

카지노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폐광지역 주민에게 봉사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강원랜드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난해 함승희 대표가 부임한 뒤 더욱 활발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 대표의 경우 가뭄이 한창이던 6월 정선과 태백 지역 농촌에 가서 물을 뿌리고 풀을 뽑는 봉사활동을 했다.

오후 6시, 태백시 시골에 있는 한 교회. 뒤편에 조그마한 별채가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순례자의 집으로 부른다. 젊은 남녀 20여 명이 장애인을 수발한다. 이들은 식사 시중을 마친 후 설거지에 쓰레기 수거, 마당 청소까지 한다. 강원랜드 칩스관리팀 소속 직원들이다. 가식적으로 비치지 않는 그들의 밝은 표정에 취재진 마음도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순례자의 집은 장애우 돌봄 시설로, 자신도 장애우인 엄기소 목사가 운영한다. 고교 교사 출신인 엄 목사는 교통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쳐 걷지를 못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이곳에 기거하는 장애우 10여 명은 하나같이 기초생활수급자다. 엄 목사는 외부 지원을 받아 이들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한다. 그렇게 한 지 벌써 15년째다. 그는 강원랜드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이 찾아온 지 3년 됐다. 쌀과 반찬, 과일을 갖다주고, 각종 생활용품을 제공한다. 와서 밥도 차려주고 청소도 한다. 큰 시설에는 봉사하려는 단체가 많아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같이 작은 시설은 빛이 안 나니 별로 안 찾는다. 오더라도 한두 번에 그친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 팀만 계속 온다.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동행한 최갑종 사회공헌팀 차장에 따르면 봉사활동은 직원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근무지를 벗어나 이런저런 대화를 자유롭게 나누면서 서로 더 잘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팀워크도 다져진다고 한다. 강원랜드 직원의 모든 봉사활동은 업무 후나 휴무 시간에 이뤄지는 게 원칙이다. 칩스관리팀은 한 달에 한 번 이곳에 와 서너 시간씩 봉사하고 돌아간다.

강원랜드의 사회공헌 활동은 카지노 개장 2년 후인 2002년 시작됐다. 처음엔 단발성 지역행사에 그쳤으나 2008년 사회공헌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주요 ‘사업’으로 격상했다. 이때부터 봉사활동의 체계가 갖춰졌다. 윤성희 사회공헌팀장에 따르면, 사업의 80%는 전문가집단인 외부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강원랜드 측에서 경비를 대고 협력업체가 실행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모 교육사업의 경우 ‘함께하는 교육연구소’라는 단체가 파트너다. 모든 사업은 공모로 진행하며 사회공헌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결정한다. 위원회는 내부 3명, 외부 6명 총 9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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