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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싶으면 일찌감치…이혼 재혼 삼혼도 속전속결

30~40대 ‘돌싱’ 급증, 결혼시장 新풍속도

  • 박은경 객원기자 | siren52@hanmail.net

‘아니다’ 싶으면 일찌감치…이혼 재혼 삼혼도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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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궁합’ 맞춰보는 까닭


재혼을 앞둔 자식만큼이나 쿨하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도 적지 않다. 공직자 출신의 70대 중반 김형석(가명) 씨는 첫 결혼에 실패하고 자녀도 없이 40대 중반이 된 아들이 재혼을 결심하자 “너하고 맞는 상대를 만나야 한다. 이혼 경험이 있어 서로 사정과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며느릿감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재혼 붐이 일면서 ‘통장 상견례’ ‘혼전계약서’ 같은 말도 자주 듣게 된다. 이에 대해 일선 커플매니저들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이혼하면서 위자료나 양육권, 양육비와 관련해 전 배우자에게 심하게 ‘덴’ 경험이 있는 사람은 혼전계약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결혼정보업체가 혼전계약서 작성에 개입하지는 않는다. 맞선 성공 후 교제 기간에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일이다.

요즘 30~40대 재혼 희망자들은 ‘뒷주머니 대마왕’이라 불릴 만큼 경제적 실리를 추구한다. 이전 결혼생활에서 경제의 중요성을 체감했기에 자신의 재력을 감추고 맞선에 나서는가 하면, 결혼 후에도 대부분 딴 주머니를 찬다.

“경제력이 있는 재혼 회원은 맞선 볼 때 대개 재산이나 연봉을 100% 오픈하지 않는다. 아파트 두 채가 있으면 한 채만 있다고 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는다. 연봉이 얼마냐고 물어도 적당히 줄여서 말한다. 상대가 재산을 보고 결혼하는 것도 싫고, 이혼 때 재산분할 때문에 속을 끓인 터라 또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홍유진 전무)

맞선 상대가 마음에 들 경우 결혼에 앞서 ‘속궁합 맞춰보기’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 부부관계를 겪어본 만큼 성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데다, 스트레스로 인한 무정자증 남성이 적지 않고, 섹스리스 부부가 흔해 성 관련 트러블 때문에 이혼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요인이다. 그저 즐기려는 의도도 없진 않으나 재혼 전에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크다.



재혼 커플의 결혼식, 신혼여행과 관련한 업종도 특수를 누린다. 재혼 결혼식 전문 웨딩컨설팅업체, 재혼부부를 겨냥한 허니문 상품을 출시한 여행업체도 있다. 30~40대 재혼 희망자는 두 부류가 있다. 결혼식을 생략하는 경우와 제대로 격식을 갖춰 예식을 올리는 경우다. 전자는 금전적 문제가 있거나 형식적인 절차가 싫어 혼인신고만 하는 경우이고, 후자는 제2의 인생을 보란 듯 당당하게 시작하겠다는 이들이다.


작게, 야외로, 특별히, 천천히


최근의 30~40대 재혼 결혼식 트렌드는 ‘작게, 야외로, 특별히, 천천히’로 요약할 수 있다. 하객 수를 초혼 때보다 크게 줄여 20~30명에서 최대 100명 이하로 하되, 식장은 호텔 소규모 연회장을 빌려 결혼식장처럼 꾸민 다음 품위 있고 격식 있게 치르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작은 결혼식’ 바람을 타고 정원 딸린 단독주택을 아담한 예식장으로 개조한 곳에서 가족과 가까운 친지, 절친한 친구 몇몇만 초대해 야외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도 많다. 주례와 사회자 없이 예비 신랑·신부가 직접 식을 주도하면서 혼인서약을 하거나 부모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기도 한다. 다음은 웨딩컨설팅업체 와이즈웨딩 손혜경 대표의 설명.

“30~40대 재혼 커플은 대개 초혼 커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들은 예식과 신혼여행을 격식을 갖춰 하되 거품을 빼고 실리적으로 접근한다. 값비싼 예단을 생략하고 간소한 커플링을 예물로 대신한다. 초혼과 달리 부모의 간섭이 없어 식장을 잡든 드레스를 고르든 모든 결정을 당사자들이 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결혼식 화동이나 들러리로 세우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7세 전후 아이는 화동, 그보다 나이가 많으면 엄마, 아빠와 같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혀 들러리를 서게 한다. 재혼을 결심한 순간 아이들에게 사실 그대로 알리는 젊은 부모가 많아 아이들도 결혼식 참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나투어는 지난 8월 초 재혼 부부를 위한 ‘풀문(Full Moon, 미니 웨딩+허니문)’ 패키지 상품 10여 개를 출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혼인 건수가 줄어들면서 허니문 시장도 위축된 데 비해 재혼 허니문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그래서 재혼 허니문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출시했는데, 의외로 초혼 커플 이용자도 많다”고 전했다.

재혼 커플을 대상으로 하는 풀문은 기존 허니문 상품에 비해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고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패키지 여행이지만 인원을 세 커플 이하로 하고, 단독 커플 여행도 가능하다. 항공기 비즈니스클래스 탑승, 리무진 픽업, 전문 가이드 동행, 둘만의 결혼식과 웨딩 촬영, 요트 세일링, 글램핑 체험, 와이너리 방문 등이 포함된다. 자녀를 동반할 경우 베이비시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차별화 옵션도 눈에 띈다. 양가 부모를 동반한 가족여행을 허니문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홍유진 전무는 젊은 재혼 희망자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요즘은 경제력, 스펙, 집안이 좋은 사람도 재혼, 삼혼을 많이 한다. 그중에는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적은 전문직, 혼자 작업에 몰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등 똑똑하긴 해도 관계 맺기에 서툴다보니 결혼생활에 실패하는 이가 적지 않다. 따라서 자신의 스타일을 좀 바꾸거나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 상대를 선택해야 다시 결혼에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신동아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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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객원기자 |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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