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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호 편의점 칼럼

최저수익보장제 진짜 ‘수입’ 보장?

위탁가맹 편의점 없애버릴 수도

  • 봉달호 편의점주 runtokorea@gmail.com

최저수익보장제 진짜 ‘수입’ 보장?

  • 약자를 위한다는 정책이 도리어 약자의 목을 비트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악마의 미소를 천사의 날개로 둔갑시켜 버린 모양이랄까.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최저수익보장제로 피해를 보는 이들 또한 약자가 될 것이다.
‘편의점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화지지’를 주제로 1월 18일 서울 강남구 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뉴시스]

‘편의점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화지지’를 주제로 1월 18일 서울 강남구 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편의점 업계에 ‘최저수익보장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원래 최저수익보장제는 무분별한 출점을 제한하고 점주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가 아니라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장하기 위해 개발해낸 영업 홍보 방법의 하나이고, 본질을 따져보면 점주들을 더욱 ‘쥐어짜려고’ 만든 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면 최소한 이 정도 수익은 보장해드려요”라면서 미끼로 쓰려고 만들어낸 제도, “죽지 않을 만큼은 만들어줄 테니까 가맹점을 계속 운영하라”고 고안한 제도를 자영업자 구제 정책으로 활용하겠다니, 악마의 미소를 천사의 날개로 둔갑시켜 버린 모양이랄까,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상당히 어리둥절했다. ‘과연 그 제도가 뭔지나 알고 거론하는 것일까’ ‘혹시 이름만 보고 좋은 제도라고 착각해서 막 갖다 붙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집권 여당의 주장은 사실관계부터 틀렸다. 민주당이 편의점 점주들을 불러놓고 실시한 간담회와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최저수익보장제를 “1980년대 일본 편의점 업계가 과다 출점으로 물의를 빚자 상생 차원에서 만들어낸 제도”라고 소개하던데, 일단 일본에서 처음 생긴 제도가 아니고, 1980년대 일본은 과다 출점이 그리 문제가 되지도 않았으며, 최저수익보장제는 과다 출점을 자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더욱 많이 ‘출점시키고자’ 도입한 제도에 가깝다.


악마를 천사로 둔갑시킨 민주당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하나하나 살펴보자. 최저수익보장제는 1960년대 미국의 세븐일레븐이 직영점 위주 확산 전략을 탈피해 본격적으로 가맹점주 모집에 나서면서 개발한 제도다. 

사람들은 편의점 프랜차이즈가 자영업자를 착취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으나 세상 많은 일이 그렇듯,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며 오늘의 시스템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부단히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이 코너를 통해 이미 소개했다시피,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얼음을 파는 회사’였다.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얼음 공장을 운영하던 사우스랜드라는 회사가 “이왕 가동하는 냉장창고에 식료품도 함께 준비해놓고 판매해보자”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일이 오늘의 편의점이 됐고, 그 회사가 중구난방식으로 가맹점을 운영하다 1946년 명칭과 로고를 통일하며 탄생한 브랜드가 세븐일레븐이다. 

지금이야 세계 곳곳에서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편의점이 오픈하고 있지만, 세븐일레븐이 100호점을 돌파한 것이 1953년의 일이다. 그만큼 편의점 탄생 초창기의 물류, 전산, 회계 시스템으로는 가맹점에 효율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관리 통제하면서 프랜차이즈다운 통일성을 유지할 방도가 뚜렷하지 않았던 것이다. 도로와 운송수단이 발달하고, 상품을 박스 단위가 아니라 낱개로 배송함으로써 가맹점의 재고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되고, 제조사마다 천차만별이던 포장의 규격이 차츰 통일되고, 본사와 가맹점을 전산으로 연결해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입출금 시스템을 통해 당일 매출을 바로 본사가 취합할 수 있게 되는 등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발달은 유통의 혁신, 기술의 발달과 궤를 같이한다. 

가맹점을 늘리고 관리하는 방식에도 여러 변곡점이 있었는데, 1963년 세븐일레븐이 스피디마트라는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인수할 때 발견한 제도가 바로 ‘매출이익 배분에 따른 로열티 배분’ 방식, 그리고 ‘최저수익보장’ 제도다. 민주당이 내놓은 방안은 이미 스피디마트에서 실시하고 있던, 편의점 프랜차이즈 확산의 날개와도 같은 영업 관리 방식이다.


본사는 손해 보지 않는다?

“편의점은 본사와 가맹점이 어떻게 수익을 나눠 갖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국내는 물론 세계 편의점 프랜차이저(프랜차이즈 체인의 본사) 대부분이 ‘매출이익에 따른 배분’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매출총액에서 매입총액을 제한 매출이익을 일정한 비율대로 나누는 것이다. 그 비율(배분율)은 어떻게 정하느냐. 한국에서는 주로 ‘건물 임대료’를 누가 내느냐에 따라 배분율이 달라진다. 가맹점주가 점포를 임차해 임대료를 내면 7(점주):3(본사), 본사에서 점포를 임차해 임대료를 전액 부담하면 4(점주):6(본사), 본사가 임차하긴 했으나 점주와 본사가 임대료를 반반씩 부담하면 배분율도 5:5, 이런 식으로 비율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이런 매출이익 배분 방식을 시큰둥하게(혹은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실험을 거듭한 끝에 ‘그나마 이게 제일 낫다’고 세계적으로 인정하게 된 방식이다. 

프랜차이저가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를 징수하는 방식은 크게 네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매출총액 배분 방식이다. ‘이익’에서 떼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총액’에서 떼어가는 방식으로, 본사의 입장에서는 간단명료하고 수익성이 탁월한 방법이라 초기 프랜차이즈는 이런 방법을 택했다. 지금도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입점 업체들에 수수료를 떼는 방식이 이와 유사한데, 워낙 착취적인 방식이라 편의점 프랜차이저 가운데 이를 실시하는 회사는 없다. 

그럼 매출총액 배분 방식과 매출이익 배분 방식은 무엇이 다른가. ‘그게 그거 아니냐’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매출총액 배분 방식하에서는 이익이 발생하든 말든 무조건 총액에서 일정 비율을 떼어가기 때문에, 본사가 가맹점의 이익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다. 매출액이 0원일 리는 없지 않은가. 완전히 ‘본사 불패’다. 하지만 매출이익 배분 방식을 취하게 되면, 본사도 그 ‘이익’에서 로열티를 가져가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흔히 하는 말로 ‘파이를 키워야’ 자신들이 가져갈 몫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어느 국회의원은 “매출이익 배분 방식으로는 본사가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 철수한 서클K나 로손, am/pm 같은 세계적 프랜차이저는 모두 바보란 말인가. 그리고 ‘손해 보지 않는 장사’에 뛰어들지 않고 구경만 하는 국내 대기업은 모두 마음 착한 키다리 아저씨라도 되는 걸까. 

매출이익 배분 방식에서 본사는 손해 보지 않는다고 짐작하는 것은 시장을 경쟁시장이 아니라 독점시장으로, 혹은 파편화된 단일시장으로만 보는 시각 때문일 것이다. 회사 생활이나 장사를 별로 안 해본 분들이 더러 이런 이론적 한계에 빠진다. 편의점 업계가 단일 회사 독점시장이라면 본사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별로 없겠지만, 여러 업체가 경쟁하게 되면 “우리는 수익률이 높은 프랜차이즈입니다”라고 홍보하기 위해 공급가격을 낮추는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망하는 회사도 생기는 것이고. 

매출이익 배분 방식은 가맹점주의 처지에서도 ‘노력’을 재촉하게 만든다. 어떻게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좋은 브랜드를 골라 창업하게 된다. 본사와 가맹점주가 서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다 보니 최선의 합의점과 결과가 저절로 도출되는, 지극히 시장경제적인 방식인 셈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획기적인 ‘발명’이다.


‘가맹점주 노동조합’이 가능한 일본

일본 세븐일레븐. [위키피디아]

일본 세븐일레븐. [위키피디아]

민주당이 한계에 이른 편의점 점주들을 구제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최저수익보장제’를 소개하자면 한국과 일본의 편의점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차제에 꼭 지적하고픈 것이 있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고 자영업자 고충의 초점이 주로 편의점에 집중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편의점을 맞대어 비교하는 정치인들의 발언과 뉴스 보도를 종종 접하곤 한다. “일본은 이렇다는데 우리는 이렇다”면서 말이다. 그중에는 물론 귀담아들을 내용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양국의 사정을 모르고 외양만 베껴 “우리도 이렇게 합시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엉터리 같은 이야기도 꽤 많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편의점은 근본부터 다르다. 한국은 점주가 점포를 임차하고 본사를 선택하는 ‘완전가맹’ 형태 편의점이 80%가량 차지하는 반면, 일본은 본사가 점포를 임차하고 제반 시설까지 갖추어 운영자를 모집하는 ‘위탁가맹’ 형태의 편의점이 90%에 이른다. 

일본 편의점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2009년 일본 세븐일레븐 점주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던 사례를 들어보면 간단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단체가 노동조합의 성격을 가질 수 있느냐,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를 놓고 법적인 논란이 있었다. 물론 세븐일레븐 본사는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했지만, 일본 법원은 그 단체를 노동조합이라고 판결했다. 만약 한국 편의점 점주들이 단체를 만들고 명칭을 ‘가맹점주 노동조합’이라고 했다면 과연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일본과는 다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본 편의점 프랜차이즈에서는 점주를 ‘오나’라고 한다. 소유주를 뜻하는 오너(owner)의 일본식 발음이다. 호칭으로는 그렇게 깍듯이 받들지만, 일본 편의점 점주들은 사실 소유주와는 거리가 멀고, 내용적으로는 계약직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그들을 비하하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일본 편의점 본사는 점주를 ‘직원’처럼 대하고 있다 볼 수 있는데, 그래서 여러 차례 면접과 경쟁을 통해 가맹점주를 선발하고, 가맹 희망자들이 개인적인 부채가 있는지 금융거래 현황까지 제출토록 한다. 일본 편의점이 10~15년 장기 계약을 맺는 것도(한국은 2~5년) 본사 입장에서는 이왕 선발한 ‘직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측면이라 볼 수 있고, 최저수익보장이라는 제도도 ‘직원’의 최저 생계비를 지원하는 차원이라 볼 수도 있다. 쿨하고 건조한 일본인들의 습성이 프랜차이즈 운영에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지원하는 돈

그럼 일본 편의점은 점주의 ‘최저 수익’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해줄까. 그것이 이 제도의 흥미로운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거의 모든 편의점이 상시 2인 근무를 유지해야 정상 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따라서 수입이 많은 반면 고정비용 지출도 많은 편인데, 임대료야 본사에서 낸다지만 인건비까지 내줄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매출이익을 정산하고 남은 금액을 활용해 순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오롯이 점주의 영업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런데 만약 가맹점주가 인건비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할까.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점주는 우선 근무 인원을 축소하려 들 것이다. 2명이 근무하는 편의점과 1명이 단독 근무하는 편의점의 접객, 진열, 위생 상태 차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래서 일본 편의점 본사에서는 어떻게든 상시 2인 근무 시스템을 유지하려 하고, 그만큼의 비용(24시간 상시 2인 근무 시스템에 소요되는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저 수익으로 보장해준다. 

만약 가맹점주가 임금을 체불했다고 하자. 물론 원칙상 가맹점주가 해결할 문제지만 본사로서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알바생들이 집단행동을 하거나 자칫 뉴스에라도 나오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의 비용을 점주에게 지원해준다고 볼 수도 있겠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일본 편의점 최저수익보장 제도의 성격은 이렇다. 본사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근본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을 계산해 쓰러지지는 않도록 수혈하는 비용이고,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빨리 불을 끄는 진화(鎭火) 비용인 셈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기업은 천사가 아니다. 세상에 손해 보는 장사를 하려는 기업이 어디 있겠나. 이것을 민주당은 점주에게 일정한 ‘수입’을 보장해주는 제도인 것처럼 둔갑시켜 버렸으니 일종의 해프닝이 아니라 할 수 없고, 요즘 인기 있는 영화 ‘극한직업’의 대사를 빌려 악의 없이 이렇게 웃어볼 수 있겠다. “지금까지 이런 정책은 없었다. 이것은 오해인가, 고의인가.”


편의점 점주에 대한 ‘희망 고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들이 2018년 7월 16일 서울 성북구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사무실에서 최저임금 인상 공동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들이 2018년 7월 16일 서울 성북구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사무실에서 최저임금 인상 공동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여기까지 설명하면 꼭 듣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도 일본처럼 위탁가맹 형태로 편의점을 재편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질문이고, 완전가맹 형태로 가맹점 확산에만 주력해온 한국의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성토하는 목소리다. 

앞서 소개한 대로 한국은 완전가맹 편의점이 다수를 이루고, 일본은 정반대로 위탁가맹이 절대 다수다. 이런 현상을 해석해보자면, 한국은 본사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점주의 자율적인 책임과 판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프랜차이즈가 발달했다고 볼 수 있고, 일본은 본사가 많은 리스크를 껴안는 대신 그만큼 점포를 통제하고 통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나는 쉽게 속단할 수 없다고 본다. 한국은 한국적 사업 풍토와 의식문화 수준에 맞게 프랜차이즈 확산이 이뤄져온 것이고, 일본은 일본 나름의 경제 문화 환경 속에 오늘의 시스템을 만든 결과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의 문제다. 

나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지금 힘든 것이 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영업자들은 내내 힘들었고, 그 구조적인 원인은 우리나라에 자영업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율이 미국은 6%, 일본과 독일 10%, 영국과 프랑스는 11~15% 수준인 반면 한국은 자그마치 25%에 달한다. 칠레,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완전가맹 형태로 형성된 프랜차이즈 시장을 일거에 위탁가맹으로 바꿀 수 없는 것처럼 한국의 산업구조를 외과 수술하듯 고칠 수는 없는 일이고, 이것도 어쩌면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일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든 ‘오늘의 현실’에서 차근차근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현재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전적으로 지난 2~3년간 최저임금 인상의 탓은 아니지만, 그렇잖아도 부글부글 끓던 용광로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정부에서도 내심 그 잘못을 인식하고 분주히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일개 점주로서 감히 세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목소리 큰’ 사람들의 손만 들어주다 묵묵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둘째 역사와 배경을 무시한 채 다른 나라의 외형만 베껴오는 정책을 조잡하게 만들어내서는 안 될 것이며, 셋째 세금을 쏟아붓는 방식은 어쩔 수 없다지만 기업의 목을 비틀어대는 방식은 지양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최저수익보장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 모르겠지만 그저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한계에 몰린 편의점 점주들에게 이것은 ‘희망 고문’을 당하는 격이다. 다양한 계약조건이 존재하는 편의점 시장에서 어떻게 최저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기 굉장히 어렵고, 다른 업종과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 또 정부가 바보가 아닌 만큼 기업도 바보가 아니다. 정부에서 무리하게 변경을 시도한다면 편의점 프랜차이저들은 자연히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아마도 위탁가맹을 없애고 직영과 완전가맹으로만 개편해나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것이 누구의 피해로 돌아갈지는 아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약자를 위한다는 정책이 도리어 약자의 목을 비트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지금이야말로 정파와 이해관계를 떠나 어떻게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지, 머리 맞대고 큰 그림을 그리며 사회적 양보와 합의를 이끌어가야 할 때인데…. 안타까운 일이 한둘이 아니다.




신동아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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