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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인터뷰④] “조국의 검찰개혁안, 정략의 썩은 냄새 진동”

文캠프 출신 법학자…“검찰 특수부 무력화는 국가적 재앙”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신평 인터뷰④] “조국의 검찰개혁안, 정략의 썩은 냄새 진동”

10월 14일 오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10월 14일 오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잠시 시곗바늘을 십수 년 전으로 돌려보자. 사법개혁 논의가 한창이던 2002~2005년, 조국 전 장관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 활동했다. 그에 앞선 소장은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 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었다. 한 원장은 이후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 위원으로 일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을 지낸 김선수 대법관도 당시 사개위에 참여했다. 조 전 장관의 전임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역시 그 당시 사개위원으로 활동했다. 신 변호사는 “그 사람들이 사법개혁을 다 그르쳤다”고 일갈했다. 그가 근거를 설명했다. 다소 길지만 신 변호사가 ‘조국 개혁안’에 반대하는 맥락이 잘 담겨 있다. 

“진보귀족들은 사법제도로 피해 입은 국민들의 목소리는 아예 못 들은 체했다. 그러면서 법조 기득권에게서 약간의 양보를 얻어내는 식으로 권력과 타협했다. 노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에 합의하고 난 후 사개위를 대법원 산하에 뒀다. 사개위가 건의한 내용을 토대로 후에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에서 입법안을 만들어가는 구도를 취했다. 사개위에서 심의한 안건은 대체로 대법원장이 부의한 안건이었다. 사개추위도 마찬가지다. 법원과 검찰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마련한 사법개혁 초안을 사개추위에 제출했다. 이와 같이 겹겹이로 안전판을 깐 상태에서 국민의 소리가 올라오는 것을 철저히 막았다. 이러니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사법개혁이 가능할 리 있었겠나. 그렇게 사법개혁을 그르친 사람 중 한 명이 조국이다. 그 역시 당시 참여연대 활동을 하면서 진보귀족의 사법개혁론을 대중에게 설파했다. 이제 와서 조국을 검찰개혁의 유일한 적임자라고 한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국의 검찰개혁안은 한마디로 합당하지도 않고 위험하며, (그 안에) 정략의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윤석열도 정권 입맛 맞춰 사법농단 수사”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에 민주당 서영교·유동수 의원과 전병헌 전 의원,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과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 등이 재판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유야무야됐다. 

“이미 묻혀버렸다. 재판청탁이라 쓰지 말고 재판왜곡이라 써달라. 힘 있는 사람이 개입하면 반드시 재판 결과의 왜곡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공동체의 민주적 질서를 심대하게 해치는 행위다. 전관예우의 폐해가 1이라면, 관선변호의 폐해는 10 혹은 100에 이른다. 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고, 말을 꺼낸다 한들 곧 수면 아래로 잠긴다. 내가 무려 30년 전에 그걸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표면화되지 않는다.” 

-사법농단 이슈가 정국을 뒤덮었을 때 여권에서 특별재판부 주장까지 나왔었다. 지금은 그런 목소리가 사그라졌다. 

“그 자체만으로 (여권이) 사법개혁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윤석열 총장도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재판왜곡에 대한 수사는 묻어버렸고, 사법농단 사건만 집어 정권 입맛에 맞는 수준으로 수사를 해서 (정권에) 갖다 바쳤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가 3분의 1이 지났다. 그간의 임기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 대법원장 역시 보통의 법조인들이 갖는 고식적인 사고체계에서 벗어난 사람이 아니다. 공정한 재판을 하는 데 있어 사법의 독립과 책임은 양대 지주와도 같다. 이것이 세계 법학의 트렌드다. 김 대법원장은 이런 트렌드와 동떨어진 채 사법의 독립 혹은 재판의 독립만 반복해 말하고 있다. 결국 모든 것을 우리에게 맡겨놓으라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사법 무흠결주의’라는 용어를 썼다. 판사의 권한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자신들이 국민보다 더 위에 있다는 인식의 발로라고 봐야 할까? 

“특권 의식이 ‘사법 무흠결주의’로 이어진다. 그 사람들 머릿속에는 국민이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왕 중에서도 제왕적인 대법원장’이라는 평을 들었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역시 제왕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나도 (주변에서) 여러 가지 말을 듣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대법원장은 아니다.” 

-임기가 아직 4년 남았는데, 법원 내부에서라도 자정 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나? 

“일어나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사법부의 온갖 치부가 드러나는 혼란기에도 관선변호에 대해 양심고백을 한 판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법원에 들어가는 순간 특권적 지위가 주어진다. 그걸 왜 그만두겠나. 판사 싫증나서 변호사 개업해도 사법부 체제에 순응하다 나오면 여러 전관예우 혜택도 누릴 수 있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왜 그걸 포기하겠나?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을 두고 ‘저 사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⑤ 신평 변호사 인터뷰서 계속)




신동아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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