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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 新東亞 macromill embrain ‘좌절세대’와 중산층

10명 중 7명 “중산층 진입불가” 여성 절반 “아이 안 낳겠다”

대한민국 20대 1200명 표본조사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10명 중 7명 “중산층 진입불가” 여성 절반 “아이 안 낳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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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력’ 16.8%  

10명 중 7명 “중산층 진입불가” 여성 절반 “아이 안 낳겠다”


중산층에 안착하는 데 필요한 조건으로는 ‘경제력, 사회적 배경 등 부모의 능력’을 꼽은 이가 57.1%에 달했다. ‘나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20대는 16.8%에 그쳤다. ‘내가 속한 조직(직장 등)’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17.7%, ‘운’을 꼽은 응답이 8.4%였다. 노력이나 직업보다 부모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65.3%)이 남성(48.8%)보다 높았다.
 
요즘 청년들 사이엔 ‘흙수저’ ‘금수저’ 같은 말이 일상어처럼 쓰인다. ‘수저론’은 부모의 재력에 따라 자녀 계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노오력(노력이 부족하다는 기성세대의 비판을 비꼬는 표현)’ 해도 ‘헬조선’에서는 ‘N포 세대(거의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세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자조가 팽배한 것은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중산층으로 살기 위해 부모가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여기는 것도 물었다. ①아무런 도움도 필요 없다 ②대학 학비 ③대학 학비+첫 주택 구입비 ④대학 학비+첫 주택 구입비+육아 보조 ⑤대학 학비+첫 주택 구입비+육아 보조+손자 교육비의 5개 항목으로 나눴다. ‘아무런 도움도 필요 없다’고 응답한 20대는 17.3%에 그쳤다. 대학 학비를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응답은 24.3%였다. ‘대학 학비+첫 주택 구입비’를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응답이 37.9%로 가장 많았다. ④와 ⑤는 각각 12.7%, 7.8%였다. ‘대학 학비+첫 주택 구입비’ 이상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응답한 이(③+④+⑤)가 58.4%에 달한 것이다.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 중산층 진입에 어려움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50.5%)와 ‘아니다’(49.5%)가 비슷했다. 다만 남자(46.5%)보다 여자(54.5%)가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또한 남녀 공히 자녀 양육 및 교육비가 중산층 진입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 이(81.3%)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자는 86%, 남자는 76.7%가 양육 및 교육비가 중산층 진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0명 중 7명 “중산층 진입불가” 여성 절반 “아이 안 낳겠다”


“중산층 진입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아이를 낳겠느냐”는 질문에는 42%가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기성세대의 관념에 비춰보면 42%라는 비율은 상당히 높은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46.9%)이 남성(36.5%)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여성 2명 중 1명이 아이를 낳으면 중산층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낳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현재의 50대는 경제성장기를 통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중산층에 진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41.5%), ‘매우 그렇다’(13%)가 54.5%, ‘그렇지 않다’(38.8%), ‘전혀 그렇지 않다’(6.7%)가 45.5%였다.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10명 중 7명 “중산층 진입불가” 여성 절반 “아이 안 낳겠다”


20대는 자신들이 가진 능력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20대가 50대보다 글로벌 시대에 더 경쟁력이 있다”고 여긴 청년(48.6%)은 절반에 못 미쳤다. 현재와 비교해 수월하게 높은 자리에 오른 50대가 교육받은 정도 등 경쟁력이 뛰어난 20대를 지휘하는 것이 오늘의 한국 사회라는 주장에는 동의하는 청년이 61.1%로 동의하지 않은 청년(38.9%)보다 많았다.

어려움을 참아내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 20대가 더 많았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38.4%로 가장 많았다. ‘그렇지 않다’(30.8%)를 포함하면 10명 중 7명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각각 25.5%, 5.3%에 그쳤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기성세대가 양보할 것이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 청년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전혀 그렇지 않다’ 13.3%, ‘그렇지 않다’ 40.3%, ‘그렇다’ 38.1%, ‘매우 그렇다’ 8.3%였다.

20대는 사회 불평등(43.3%)을 일자리(40.4%)만큼이나 중요한 한국 사회의 문제로 여겼다. 청년 일자리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12.4%)보다 부자 증세, 서민 감세(33.8%), 비정규직 차별 철폐(31.6%)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혁에 대해 20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산층의 정의는 나라별로, 연구자별로 다르다. 조르주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이 언급한 중산층(중간계급)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외국어 하나 정도는 구사할 것 ②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을 것 ③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을 것 ④손님 대접이 가능한 요리 실력을 지닐 것 ④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할 것 ⑤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할 것. 영국 옥스퍼드대가 제시한 기준은 이러하다. ①페어 플레이를 한다 ②주장과 신념을 갖고 있다 ③독선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④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한다 ⑤불의에 의연히 대처한다. 미국의 공립학교에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①자신의 주장에 떳떳하다 ②사회적 약자를 돕는다 ③부정과 불법에 저항한다 ④탁자 위에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비평 잡지가 있다.



중간계급의 교양

신동아-엠브레인 설문조사 결과 20대 2명 중 1명(50.8%)은 1개 이상(1개 42.2%, 2개 이상 8.6%)의 외국어를 중급 이상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 이상(1개 35.3%, 2개 이상 17.9%)의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청년도 절반(53.2%)이 넘었다. 중간계급으로서의 교양을 갖춘 이가 아버지 세대보다 더 많은 것이다. 정기적으로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1개 이상이라는 응답은 남자 54.7%, 여자 29.5%로 성별로 차이가 컸다. 정기적으로 구독하거나 구입해 읽는 경제·시사·문화·비평 잡지의 수는 ‘없다’가 70.3%에 달해 선진국 중간계급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퐁피두 전 대통령이 언급한 기준의 중산층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56.4)가 ‘그렇다(43.6%)’보다 많았다. 옥스퍼드대 기준의 중산층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68.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미국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준에 대한 질문에는 54.2%가 ‘그렇다’, 45.8%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20대 10명 중 8명(78.2%)이 “경제적 사안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에서 통용되는 중산층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하는 등의 선민(善民)의식 실천’(65.2%), ‘비평지를 읽고, 부정에 저항하며, 신념을 표현하는 등 시민사회 참여’(54.3%), 페어 플레이 등 공정한 경쟁의식 함양(53.2%), 외국어·악기·스포츠 등 교양(35.0%) 등이 중산층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동아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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